쿠팡플레이 <유니콘>

JTBC 드라마 <괴물>에서 몰입감 높은 연기력으로 제57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한 연기의 신’, 신하균이 돌아왔다. 전작에서 과거 살인 용의자의 누명을 썼던 동식은 이제 어딘가 은은하게 돌아버린 K-스타트업 맥콤 CEO ‘스티브가 됐다.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트콤 <유니콘>이다. 무려 <위기일발 풍년빌라> 이후 12년 만의 시트콤 출연이라고. 스타트업 사원들의 고군분투기를 현실적이면서도 유쾌하게 풀어낸 <유니콘>은 유병재 작가가 각본을 써 화제를 모은 작품이기도 하다.

쿠팡플레이 <유니콘>

신하균이 연기한 스티브는 겉으론 쿨한 척하면서도 속은 그렇지 않은, 제멋대로 행동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남을 배려하는 캐릭터다. 능청스럽고 때론 귀여운 얼굴로 자연스러운 코믹 연기를 펼치는 신하균의 모습이 낯설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의 필모그래피를 유심히 살펴 온 팬이라면 그의 비주류 감성이 낯설지 않을 터. 코믹하면서도 광기 어리고, 때론 따스했던 그의 영화 속 캐릭터들을 선정해 보았다.


<지구를 지켜라!>

<지구를 지켜라!> │병구 역

장진 감독의 <기막힌 사내들>로 데뷔한 신하균은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북한 초소병 정우진 전사 역으로 주목 받으며 충무로의 라이징 스타가 됐다. 이어 두 감독들과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 <킬러들의 수다>, <복수는 나의 것>까지, 2000년대 초반 충무로에서 신하균은 머리색만큼이나(<복수는 나의 것>) 개성 강한 배우로 선명한 존재감을 새겨왔다. 그런 그의 초기 필모 중에서도 단연 베스트로 뽑히는 작품이 바로 <지구를 지켜라!>. 장준환 감독의 장편 데뷔작 <지구를 지켜라!>는 당시 흥행에 실패했지만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한국 영화계의 수작 중 하나다. 다소 난해하면서도 기괴한 이 영화를 수작의 반열에 올려놓은 건 바로 신하균이다.

<지구를 지켜라!>

줄거리는 이렇다. 외계인으로 인해 지구가 위험에 처할 것이라 믿는 병구(신하균)는 외계인을 처단한다는 명목하에 주변 인물들을 살해한다. 그러던 어느 날, 유제화학의 사장 만식(김윤식)을 외계인이라 생각해 납치하고 그를 아지트로 데려가 고문한다. 만식을 안드로메다의 왕자와 유일하게 소통할 수 있는 외계인이라 주장하는 병구는 만식을 추궁하고, 경찰들은 사라진 유제화학의 사장을 찾기 위해 추적을 시작한다. 나사 풀린 얼굴로 외계인의 존재 가설을 읊고, 강도 높은 고문을 자행하는 병구의 얼굴엔 광기가 가득하다. 미친 사이코부터 폭력에 점철된 애처로운 이의 얼굴까지, B급 정서에 걸맞은 날것 그대로의 신하균의 연기가 일품인 작품으로 지금까지도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지구를 지켜라!

감독 장준환

출연 신하균, 백윤식

개봉 2003.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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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들>

<도둑들> │이하철 역

그의 첫 천만 영화가 <극한직업> 아닌 <도둑들>이란 사실을 알고 있으셨는지. 물론, 특별출연이었지만 말이다. 그가 언제 등장하는지 궁금하다면 <도둑들>의 시작과 마지막을 유심히 살펴보면 된다. 신하균은 영화의 초반, 예니콜(전지현)과 뽀빠이(이정재) 패거리의 타깃이 된 미술관의 관장 이하철 역으로 출연했다. 타고난 사기꾼인 예니콜이 자신과 위장연애를 하고 있는지 모른 채 예니콜과 모녀 사이로 등장한 씹던 껌(김해숙)으로부터 점수를 따기 위해 진땀을 흘린다. 물론 그 역시 만만해 보이지만 물로 볼 캐릭터는 아니다. 영화의 마지막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말을 아끼겠다. “아방가르드 하셔라는 그의 대사처럼, 아방가르드하고 유머러스하게 영화를 열고 닫는 그의 연기를 보고 싶다면 <도둑들>을 다시 꺼내 보시길.

도둑들

감독 최동훈

출연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임달화, 김해숙, 오달수, 김수현, 이신제, 증국상

개봉 2012.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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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
<올레>

<올레> │중필 역

탁월한 일 처리, 남부럽지 않은 능력의 대기업 과장 중필(신하균)은 회사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먹여 살릴 처자식 없는 솔로라는 이유로 희망퇴직을 권고받은 것. 이 울분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던 그때, 대학 선배 부친의 부고 소식을 듣게 되고 조문을 위해 절친한 친구 은동(오만석), 수탁(박희순)과 함께 제주도로 향하게 된다. 신하균, 박희순, 오만석이 출연한 코미디 영화 <올레>는 제주도로 떠난 중년의 세 남자가 게스트하우스에 방문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퇴직을 만류해 보겠다는 상사의 말을 믿고 떠났으나, 결국 잘리고야 만 중필이 바닷가에서 욕설을 내뱉는 장면이 압권이다. 연예계 절친한 사이로 유명한 신하균과 박희순이 찰떡의 호흡을 자랑한다.

올레

감독 채두병

출연 신하균, 박희순, 오만석, 유다인

개봉 201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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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봉수 역 
<극한직업> │이무배 역

신하균과 이병헌 감독의 의리는 다수의 작품을 통해 이어져 왔다. 신하균이 주연을 맡은 이번 신작 <유니콘>의 경우, 이병헌 감독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은 작품이라는 점에서 3번째 호흡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두 사람의 첫 인연은 <바람 바람 바람>이었다. <스물> 이후 차기작으로 선보인 <바람 바람 바람>20년간 외도를 해온 석근(이성민)과 바람의 세계에 뒤늦게 입문하게 된 봉수(신하균)의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물이다. 신하균은 아내에게 잡혀 사는 소심하고 찌질한 남편이었지만 제니(이엘)와 묘한 기류를 형성하게 되며 능청스럽고 반전 매력을 선보이는 봉수 역을 맡았다. 이병헌 감독 표 말맛이 담긴 코믹스러움을 잘 살리는 게 신하균의 과제였다고. 그는 “(이병헌 감독님의)대사를 소화하려면 템포와 리듬을 잘 살려야 한다. 봉수의 매력을 잘 살려내기 위해 영화에 맞는 리듬을 찾아가려고 노력했다 밝혔다.

<극한직업>
<극한직업>

아쉽게도 <바람 바람 바람>의 성적은 참혹했다. '불륜'을 소재로 한 점과 개연성 부족 및 작위적인 유머 코드가 흥행 참패의 원인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쓴맛을 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기사회생에 성공하게 된다. 영화 <극한직업> 통해서다. 신하균은 이병헌 감독과의 우정으로 국제범죄조직의 두목 이무배 역에 특별 출연했다. 조직의 보스답지 않게 한껏 가벼운 언행을 보이지만 조직원의 실수 앞에선 순식간에 잔인하게 돌변하는 인물이다. 라이벌 조직의 보스 테드 창 역을 맡은 오정세와 유치한 티키타카로 큰 웃음을 유발하며 그와 함께 영화 내 최고의 신스틸러로 뽑혔다.

바람 바람 바람

감독 이병헌

출연 이성민, 신하균, 송지효, 이엘

개봉 2018.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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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감독 이병헌

출연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

개봉 2019.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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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특별한 형제>
<나의 특별한 형제>

<나의 특별한 형제> │세하 역

배우라면 표정만으로도 감정을 전달하고 극을 이끌 힘이 있어야 하는 법. 신하균의 연기력을 증명하는 작품들은 무수히 많지만, <나의 특별한 형제>는 조금 더 특별하다. 오롯이 그의 얼굴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신하균은 극 중 사고로 전신마비가 돼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지체장애인 세하를 연기했다. 영화는 혈연으로 맺어진 인연이 아닌 특별한 두 형제, 세하와 동구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코미디물이다. 큰 키와 수영에 적합한 신체, 재능을 모두 갖췄지만 지능은 어린아이에 머물러있는 동생 동구 역에는 이광수가 출연해 신하균과 유쾌하면서도 감동 어린 케미스트리를 뽐냈다.

<나의 특별한 형제>

<나의 특별한 형제>는 늘 연기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신하균에게 더 큰 도전과도 같았다고. 움직임 없이 오직 얼굴 표정과 대사만을 통해 감정을 섬세하게 관객들에게 전달해야 했기 때문. 신하균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연기라 어려웠다. 처음엔 가만히 있는 연기가 어렵지 않을 것 같기도 했다. 그런데 첫 촬영을 한 후 예상이 틀렸다는 걸 알게 됐다”라며 머릿속에서 움직임에 대해 생각해야 하고 대사도 워낙 많았을뿐더러 감정에도 신경 써야 했다. 적응하기가 꽤 어려웠다 토로했다. 특히 감정이 격해지는 장면에서는 감독의 디렉팅에 따라 숨을 크게 쉬지 않기 위해 폐의 움직임까지 제어하며 장기연기(?)를 선보였다고. 그의 호연에 쏟아진 평론가들의 극찬은 제39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남우주연상 노미네이트까지 이어졌으며, 신하균은 그 해 트로피와 함께 수상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나의 특별한 형제

감독 육상효

출연 신하균, 이광수, 이솜

개봉 2019.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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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객원기자 루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