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감독 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트
출연 양자경, 스테파니 수, 키 호이 콴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진정한 대혼돈의 멀티버스, 이런 다중우주 또 없다
★★★☆
걸작과 괴작 사이, 열렬한 환호와 갸우뚱한 의문 사이 그 사이 어딘가. 이 영화의 세계관은 분명 모두와 폭넓게 통할 수 있는 종류는 아니다. 다만 올해 만날 수 있는 가장 독창적인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야단법석인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다 해서 알맹이가 허투루인 것도 아니다. 현실 세계와 밀접하게 접속하다 못해 거의 동일한 존재가 되어버린 인터넷 시대가 주는 막연한 불안, ‘여기보다 어딘가에'의 다중우주를 꿈꿀 수밖에 없는 혼돈의 현실은 이 영화의 상상력이 가닿는 진지한 요체다. 때론 무의미함의 연속인 삶을 돌파하는 가치로 사랑과 친절을 이야기하는 결론이 조금은 순진하게 들리기는 하지만, 결코 밉지 않다. 양자경의 필모그래피와 인생 전체가 활용된 듯한 영화라는 점에서도 은근히 뭉클하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이 우주에 어떻게 이런 영화가
★★★★☆
익숙할 대로 익숙한 히어로에 지겨운 멀티버스까지. 멀티버스를 구하는 히어로의 분투에 지친 관객이라도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서는 눈이 번쩍 뜨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멀티버스를 구할 히어로로 낙점된 평범한 중년 여성을 중심으로 가족영화와 액션, 멜로에 철학적 대화까지 영화는 다중의 테마를 다중의 장르로 구현한다. 종횡무진 이야기와 장르의 멀티버스를 누비다가도 결국 한 번뿐인 삶과 그 곁에 있는 이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순간에 영화의 심장이 있다. 수많은 우주에 존재하는 나의 기운을 모아 세상을 구할 힘을 얻은 주인공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가장 가까운 이의 손을 잡아주는 것. 이 우주 속의 하찮은 나도 할 수 있는 숭고한 행위가 위로가 된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감독 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트

출연 양자경, 스테파니 수, 키 호이 콴, 제이미 리 커티스

개봉 2022.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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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무가
감독 이한종
출연 박성웅, 양현민, 류경수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스트릿 무당 파이터
★★★☆
모두가 이구동성 호감을 보낼 영화는 아닐 것이다. 접신을 위한 비기가 담긴 전설의 ‘대무가’를 힙합으로 풀어낸 발상은 재기 발랄하지만 신선한 설정과는 별도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있고, 재개발에 얽힌 사연이 굿이라는 아이템과 종종 엇박을 내기도 한다. 그러나 하고자 하는 이야길 마지막까지 뻔뻔스럽게 밀고 나가는 대범함이 이 작품엔 있다. 원초적 개그가 아니라, 편집이나 음악 같은 테크닉으로 웃음을 쌓아나가는 리듬도 발군. 연출의 개성이 잘 잡히지 않는 공산품 같은 작품들 속에서 삐죽이 튀어나온 이 영화의 불균질한 매력이 반갑다.

대무가

감독 이한종

출연 박성웅, 양현민, 류경수, 정경호, 서지유

개봉 2022.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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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뭐 먹었어? - 극장판
감독 카즈히토 나카에
출연 니시지마 히데토시, 우치노 마사아키, 야마모토 코지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중년 게이 커플의 소소한 행복 
★★★
요시나가 후미의 동명 요리 만화가 드라마에 이어 영화로 만들어졌다. 12부작 드라마가 7권까지 에피소드를 다뤘다면, 이번 극장판은 8권의 교토 여행 에피소드부터 다룬다. 주인공 시로와 켄지 커플은 교토로 첫 동반 여행을 다녀오고, 변호사와 미용사가 직업인 두 사람의 일상은 늘 그렇듯 작은 소동과 이웃들, 따뜻한 가정 요리가 함께한다. 니시지마 히데토시와 우치노 마사아키의 알콩달콩 커플 연기가 웃음을 자아내고, 한 번쯤 도전하고 싶은 일본 가정식 요리가 식욕을 돋운다. 

어제 뭐 먹었어? - 극장판

감독 카즈히토 나카에

출연 니시지마 히데토시, 우치노 마사아키, 야마모토 코지, 이소무라 하야토, 마츠무라 호쿠토

개봉 2022.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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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 투 파라다이스
감독 올 파커
출연 줄리아 로버츠, 조지 클루니, 케이틀린 디버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발리에서 생긴 일 
★★★
로맨틱 코미디 명가 워킹타이틀이 제작하고 <맘마미아! 2> <베스트 엑소틱 메리골드 호텔> 시리즈의 올 파커 감독이 연출을 맡아 ‘로코’ 전문가들다운 실력을 보여준다. 로맨틱 코미디와 가족 영화를 아우르면서 휴양지 발리의 풍광이 낭만적인 분위기에 빠져들게 한다. 이혼한 부부로 출연한 줄리아 로버츠와 조지 클루니의 코믹 연기가 중년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한다면, 딸 역의 케이틀린 디버를 비롯해 신인 배우 막심 부티에, 넷플릭스 시리즈 <에밀리, 파리에 가다>로 주목받은 루카스 브라보 세 젊은 배우의 확실한 역할 분담이 극에 신선한 활기를 불어넣는다. 

티켓 투 파라다이스

감독 올 파커

출연 줄리아 로버츠, 조지 클루니, 케이틀린 디버, 막심 부티에, 루카스 브라보

개봉 2022.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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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이스 인 러브
감독 샬린 부르주아-타케트
출연 아니이스 드무스티에, 발레리아 브루니 테데스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자유롭게 사랑하라
★★★☆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주인공 아나이스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항상 바쁘게 움직이고, 자기 생각을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고, 무엇보다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다. 이토록 열정적인 캐릭터가 주는 에너지가 굉장하다. 에릭 로메르의 영화 세계를 여성 서사로 계승한 샬린 부르주아-타케트 감독의 주목할 만한 장편 데뷔작으로 주연배우 아나이스 드무스티어의 자유분방한 연기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아나이스 인 러브

감독 샬린 부르주아-타케트

출연 아나이스 드무스티에, 발레리아 브루니 테데스키

개봉 2022.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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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잇소리
감독 김정욱
출연 류화영, 박진우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층간 소음이 일으킨 무모한 시도 
★★
층간 소음에 시달리는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이 수상한 윗집 남자의 정체를 밝히면서 벌어지는 스릴러. 층간 소음이라는 시의적인 소재와 작가 지망생의 절박한 심경을 엮은 것까지는 좋으나 번번이 무리수를 두는 주인공의 행동은 마지막까지 용납되지 못한다. 윗집 남자 캐릭터도 기능적으로 묘사해 주요 인물들이 지녀야 할 설득력이 부족하다. 일상의 공포를 다룬 스릴러로 보기에도 허술한 전개와 개연성 부족으로 장르적 재미를 찾기가 어렵다. 

사잇소리

감독 김정욱

출연 류화영, 박진우

개봉 2022.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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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남자
감독 배창호
출연 이정재, 신은경, 이응경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질주하는 청춘의 초상
★★★☆
이른바 ‘신세대’ 문화가 부각되고 ‘오렌지족’이 강남의 밤거리와 록 카페에 서식하던 1990년대 청춘의 욕망에 대한 영화. 그런 점에서 이 영화의 ‘젊은 남자’ 이한(이정재)은, 배창호 감독이 <젊은 남자> 10년 전에 만든 <깊고 푸른 밤>(1984)의 백호빈(안성기)과 같다. 그들은 욕망으로 들끓는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는데, 백호빈이 아메리칸드림에 들떠 있다면 이한은 스타가 되고 싶다는 열망으로 가득 차 있다. 결국 그들은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결국 그렇게 파국을 맞는다. 배창호 감독이 자신의 프로덕션을 차리며 변신을 추구한 작품. 전작들에 비해 좀 더 감각적인 느낌이 있다. 이정재의 첫 영화. 이한 역할에 더 이상 적절한 캐스팅은 없어 보인다.

젊은 남자

감독 배창호

출연 이정재, 신은경, 이응경, 김보연, 전미선

개봉 1994.12.17. / 2022.10.12.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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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톰 보이
감독 숀 시트
출연 핀 리틀, 제이 코트니, 제프리 러쉬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고전이 일깨우는 자연과 교감하기
★★★
소년과 펠리컨의 우정을 다룬 영화. 호주의 국민 동화로 불리는 콜린 티엘의 1964년작 <스톰보이>가 원작으로 1976년에 이어 두 번째 영화화한 작품이다. 도시를 떠나 해안가 오두막에서 아버지와 단둘이 살게 된 소년이 원주민을 만나고 아기 펠리컨들을 키우면서 사냥꾼들에게 맞서는 이야기는 지극히 고전적이다.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영화는 호주의 광활한 대자연과 대배우 제프리 러쉬의 연기, 실제 펠리컨의 등장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동화를 현실에 재현한다.  

스톰보이

감독 숀 시트

출연 핀 리틀, 제이 코트니, 제프리 러쉬

개봉 2022.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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