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섭의 신작 <자백>

소지섭의 주연작 <자백>이 10월 26일 개봉했다. 소지섭의 멋짐이야 그냥 보이는 그대로 느껴지지만, 일부 관객들은 그의 멋짐이 내면에 있다고 믿을 것이다. 왜냐하면 본인의 회사를 통해 다양한 영화, 해외에서 수작이라고 평가받지만 흥행력은 다소 낮아 보이는 영화를 여러 편 수입해온 이력 때문이다. 소지섭과 그의 소속사 51k는 배급사 찬란과 함께 관객들에게 영화와의 만남을 주선했다. 이들이 들여온 영화 목록 중 특기할 만한 몇몇 영화를 소개한다.

소지섭과 소속사 51k는 공동 제공 형태로 영화를 선보이고 있다.

* 한국영화진흥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51k는 총 49편의 영화에 공동 제공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중 소지섭의 출연작 <오직 그대만>과 <회사원>을 제외한 47편은 다음과 같다. 

베르히만 아일랜드
쁘띠 마망
그린 나이트
원 세컨드
뉴 오더
트립 투 그리스
휴먼 보이스
끝없음에 관하여
주식회사 스페셜액터스
환상의 마로나
썸원 썸웨어
미드소마
해피 해피 레스토랑
행복의 단추를 채우는 완벽한 방법
틴 스피릿
고양이 여행 리포트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
철의 심장을 가진 남자
친애하는 우리 아이
파이널 포트레이트
더 스퀘어
햄스테드
유전
트립 투 스페인
판타스틱 우먼
두 개의 사랑
잇 컴스 앳 나잇
고양이 케디
오직 사랑뿐
성 프란치스코
프란츠
세일즈맨
퍼스널 쇼퍼
사랑의 시대
사랑은 부엉부엉
다가오는 것들
카페 소사이어티
비거 스플래쉬
사샤의 북극 대모험
헝그리 하트
시베리안 에듀케이션
필로미나의 기적
영 앤 뷰티풀
블링 링
미스테리어스 스킨
벨빌의 세 쌍둥이
비틀즈: 하드 데이즈 나이트

비거 스플래쉬

지금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 대표작인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작품. 틸다 스윈튼, 랄프 파인즈, 마티아스 쇼에나에츠, 다코타 존슨이란 화려한 캐스팅이 시너지를 빚으며 관객을 사로잡는다. 이탈리아를 세상 청량하게 담는 구아다니노 감독답게 풍경은 아름답지만 그곳에 머무는 네 사람의 미묘한 심리가 끊임없이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록스타 마리안을 연기한 틸다 스윈튼의 장악력과 그의 전 연인이자 다소 제멋대로인 해리 역 랄프 파인즈의 거침없는 연기가 뜨겁다.

비거 스플래쉬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

출연 랄프 파인즈, 다코타 존슨, 마티아스 쇼에나에츠, 틸다 스윈튼

개봉 201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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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쇼퍼

<트와일라잇> 스타 크리스틴 스튜어트, 그 이름에 속아 <퍼스널 쇼퍼>를 선택했다면 멘탈부터 잡는 것이 좋다. 1980년대부터 활동한 영화감독 올리비에 아사야스란 이름이 익숙하지 않은 건 이유가 있다. 무언가 딱 정리되지 않는 스토리텔링, 공허함을 형상화한 듯한 공간, 화려한 것들 사이에서 초월적인 분위기의 크리스틴 스튜어트 등 <퍼스널 쇼퍼>는 적어도 정형화되지 않은 영화로 이름을 남기는 데 성공한다. 

퍼스널 쇼퍼

감독 올리비에 아사야스

출연 크리스틴 스튜어트

개봉 2017.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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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맨

이란의 대표 감독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의 대표작.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 공연을 앞둔 부부가 불의의 사고를 겪으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다. 출세작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에서부터 꾸준히 다뤘던 '100% 옳은 일이 있을 수 있는가' 같은 딜레마를 이어받아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처음에는 갑작스러운 사고에 무너지는 아마드와 라나에게 몰입하다가도 종반부부터는 죄와 용서를 어디까지 용인해야 하는지 곱씹게 된다. 아쉬가르 파라디는 신작 <히어로>가 표절로 밝혀지면서 당분간 신작 활동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세일즈맨

감독 아쉬가르 파라디

출연 샤하브 호세이니, 타라네 앨리두스티

개봉 2017.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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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 컴스 앳 나잇

흔히 '분위기로 압살한다'는 A24표 호러 영화의 초창기 멤버 같은 영화. <잇 컴스 앳 나잇>은 외딴 숲에 몸을 숨긴 채 살고 있는 폴 가족에게 닥친 사건을 다룬다. '그것은 밤에 온다'라는 제목만 보면 흔한 오컬트 호러를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영화는 그것과 정반대에 떨어져 인간이란 존재의 불신과 붕괴를 묘사한다. A24표 호러가 그렇듯 몇 번의 점프 스케어를 제외하면 묵직한 리듬으로 영화를 끌고 가기에 대중성과는 거리가 있다. 대신 그만큼 유니크한 영화인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잇 컴스 앳 나잇

감독 트레이 에드워드 슐츠

출연 조엘 에저튼, 라일리 코프, 크리스토퍼 애봇

개봉 2017.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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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 & 미드소마

<유전>
<미드 소마>

현재 호러 영화계에서 가장 핫한 감독 아리 에스터의 장편 영화 <유전>과 <미드소마>. <유전>은 할머니가 죽은 후 괴이한 징후를 겪는 그레이엄 가족을, <미드소마>는 가족의 집단 자살 이후 친구들을 따라 스웨덴의 축제에 참여한 대니를 주인공으로 한다. 둘 다 호러 영화치고 상당한 영상미를 자랑하며, 두 영화 모두 앞서 말한 'A24표 호러 영화'이기에 호러 영화스럽지 않은 리듬이 특징이다. 예측 못한 순간에 수위 높은 폭력을 보여주는 방식이 인상적이다. 가족이란 테마를 경유해 두 작품을 연결해봐도 쏠쏠한 재미가 있다. 

유전

감독 아리 에스터

출연 토니 콜렛, 가브리엘 번, 알렉스 울프, 밀리 샤피로

개봉 2018.06.07. / 2020.04.22.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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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소마

감독 아리 에스터

출연 윌 폴터, 플로렌스 퓨, 윌리엄 잭슨 하퍼, 잭 레이너

개봉 2019.07.11. / 2020.04.22.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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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우먼

<판타스틱 우먼>은 한국에서 만나기 힘든 칠레산 영화로 베를린 영화제 각본상과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연인이 갑자기 사망하면서 용의자로 몰린 트랜스젠더 마리나가 주인공으로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고른 호평을 받았다. 영화에 녹인 성전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그럼에도 자신의 정체성을 굳건히 지키려는 마리나의 태도를 파격적인 연출로 그려냈으며 실제 트랜스젠더 다니엘라 베가의 열연이 화룡점정이다.

판타스틱 우먼

감독 세바스찬 렐리오

출연 다니엘라 베가, 프란시스코 리예스

개봉 2018.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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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나이트

'아서왕 신화' 중 '가웨인경과 녹색 기사'를 토대로 완성한 판타지 영화…라는 말에 속은 관객이 꽤 있는 <그린 나이트>. 데이빗 로워리 감독의 작품으로 판타지는 판타지지만, 모험극보다는 차라리 종교 영화라는 말이 더 적합할 정도로 묵직한 드라마다. 작품 내내 아름답다는 말이 절로 나는 미장센과 함부로 재단할 수 없는 모호한 서사가 시너지를 내며 도전하기는 쉽지만 완벽히 이해하기는 힘든 영화. 

그린 나이트

감독 데이빗 로워리

출연 데브 파텔, 알리시아 비칸데르, 조엘 에저튼, 사리타 초우드리, 숀 해리스, 케이트 딕키, 랄프 이네슨, 배리 케오간

개봉 2021.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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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오더

멕시코 감독 미셸 프랑코가 그린 비극적 미래, <뉴 오더>. 극단적인 폭력 시위가 일어난 가까운 미래, 유모를 돕기 위한 마리안의 고군분투가 묘사된다. 영화 속 폭력 시위의 주체가 멕시코 원주민(메스티스)이고 이들과 대립하는 집단이 멕시코 백인들이기에 계급/불평등 문제를 지적한다는 관점에서 <기생충>과 함께 소개되곤 한다. 물론 이야기하고자 하는 부분만 공유할 뿐, 수위나 메시지의 극렬함은 <뉴 오더>가 한 수 위. 영화의 태도에 동의하든 안 하든 <뉴 오더>가 던지는 질문은 관객 각자에게 뜨거운 감자를 남겨준다. 

뉴 오더

감독 미셸 프랑코

출연 디에고 보네타, 다리오 야즈벡 베르날, 나이안 곤살레스 노르빈드

개봉 202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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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보이스

<휴먼 보이스>는 영화제, 특별 상영을 마치고 정식 개봉 없이 OTT 플랫폼 티빙에서 상영 중이다. 영화가 30분짜리 단편이기 때문에(상영본은 47분짜리 GV 현장 영상 포함 77분) 그런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과 틸다 스윈튼의 조합으로 전설적인 예술가 장 콕토의 동명 희곡을 영화화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남자에게 이별을 통보받은 여자의 이야기지만, 연극과 영화를 결합한 형식과 틸다 스윈튼의 연기, 다채로운 색감의 오브제가 쉽게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을 선사한다. 단편임에도 파고들수록 다양한 시각으로 영화를 해체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휴먼 보이스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출연 틸다 스윈튼

개봉 20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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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