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5일 영화 <소울메이트>가 개봉했다. 김다미는 <소울메이트>로 2018년 <마녀> 이후 5년 만에 영화로 대중을 찾았다(물론 중간에 카메오 출연은 있었지만). <소울메이트>는 청춘 워맨스를 다룬 작품이라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기도 했는데. “우정도 사랑의 한 형태라고 생각한다”는 김다미의 인터뷰 멘트가 화제가 되며 작품에 대한 관심은 한층 높아졌다. “이번 작품을 통해 우정에 대해 좀 더 확장된 생각을 가질 수 있었다”는 김다미의 <소울메이트>를 포함해 우정이란 관계를 다각도로 들여다볼 수 있는 워맨스 영화 4편을 소개해본다.
소울메이트
'영화판 디토 세계관'이라고 불리는 <소울메이트>는 88년생 미소(김다미)와 하은(전소니)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영화는 두 사람이 처음 만난 1998년과 첫사랑을 시작한 2004년, 성인이 된 2010년, 그리움이 생기게 되는 2014년을 관통한다. 또한 서로를 그리워하는 현재의 미소와 하은이도 그려내 그들의 감정을 세밀하게 따라갈 수 있게끔 만든다. 원작인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에서 두 주인공 안생과 칠월을 연결해주는 매개체가 소설이었다면 <소울메이트>에서는 그림이 그와 같은 역할을 한다. 영화에서 미소와 하은이는 행동이나 말보다 그림을 통해 서로가 느끼는 감정을 간접적으로 주고받는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살고 싶어 하지만 가장 소중한 친구 하은 앞에서는 언제나 무장해제가 되는 미소 역은 김다미가, 미소의 자유로움을 부러워하지만 누구보다 단단한 마음을 가지고 언제든 미소가 돌아올 수 있도록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하은 역은 전소니가 맡았다. 두 사람 사이에 균열을 일으키는 진우 역은 <20세기 소녀>의 변우석이 연기한다. <소울메이트>를 연출한 민용근 감독은 "내가 나일 수 있게 해주는 사람, 잊으려고 해도 잊히지 않는 어떤 사람에 대한 영화"라고 소개하며 “그간 여성의 삶과 우정을 진실하고 밀도 있게 그려낸 한국 영화가 무척 드물었음을 자각했다”고 제작 계기를 설명했다.
원작인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를 원래부터 좋아했다는 김다미는 “때문에 <소울메이트>가 제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 됐다”며 “촬영했던 현장, 장소, 분위기 등이 상상 같은 느낌이었다. 이렇게 좋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좋았다. 제주도가 배경이라 분위기 자체도 신비하고 묘한 느낌이었다. <소울메이트>는 과거의 추억과 맞닿아서 감정적으로 캐릭터에 이입되어야 볼 수 있는 영화 같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 소울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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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민용근
출연 김다미, 전소니, 변우석
개봉 2023.03.15.
하나와 앨리스
2004년 개봉한 영화 <하나와 앨리스>는 영화 <러브레터>, <4월 이야기>, <릴리 슈슈의 모든 것> 등을 연출한 이와이 슌지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작품은 밝은 분위기의 '화이트 이와이'와 어두운 분위기의 '블랙 이와이'의 두 가지로 분류되곤 하는데. 이중 <하나와 앨리스>는 '화이트 이와이'에 속하는 작품이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한 번 작업을 같이 했던 배우와 함께 다수의 작품을 작업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하나와 앨리스>에 출연한 아오이 유우와는 <릴리 슈슈의 모든 것>, <뱀파이어>(2011) 등을 함께 작업한 바 있다.
<하나와 앨리스>는 두 소녀 하나(스즈키 안)와 앨리스(아오이 유우)의 기상천외한 짝사랑 소동극을 그린 사랑스러운 영화다. 만담 동호회 선배인 미야모토에게 반한 하나는 그의 뒤를 쫓다 우연히 머리를 다치게 된 미야모토를 보게 된다. 정신없어 보이는 미야모토를 본 하나는 자기도 모르게 '나한테 사랑 고백했잖아'라고 말하며 그가 기억상실증에 걸렸다고 거짓말을 하게 된다. 단짝인 앨리스가 하나의 애정 사기극에 동참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 하나와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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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와이 슌지
출연 아오이 유우, 스즈키 안, 카쿠 토모히로
개봉 2004.11.17. 2014.07.10. 재개봉
모자리자 스마일
영화 <모나리자 스마일>은 2004년에 개봉한 작품으로 흔히 '여성판 <죽은 시인의 사회>'라고 불리곤 한다. <모나리자 스마일>이 <죽은 시인의 사회>와 마찬가지로 교수와 제자의 우정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방적인 관계가 아닌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삶의 의미를 배우는 관계를 다루고 있는 이 영화는 개봉 당시 할리우드 최고의 여성 배우들이 한 작품에서 만났단 사실만으로 큰 화제를 불러온 바 있다. 영화 <노팅 힐>의 줄리아 로버츠, <스파이더맨>의 커스틴 던스트,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의 줄리아 스타일스, <다크 나이트>의 매기 질렌할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배우들을 한 화면에서 볼 수 있으니 이 작품을 시청하지 않을 이유는 없겠다.
<모나리자 스마일>은 명문 웰슬리 대학에 캐서린 왓슨(줄리아 로버츠)이 새로운 미술사 교수로 등장하면서 시작된다. 기대감을 가득 안고 온 캐서린은 너무나 보수적인 분위기에 젖어 자신의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반기질 않는 학생들을 보고 안타까운 감정을 품게 된다. 결혼이 인생의 최고 목표라고 생각했던 학생들이 캐서린의 자유롭고 진취적인 태도를 보고 차츰 자신만의 틀을 깨고 나오는 이야기를 밀도감 있게 담아냈다. 온화한 외모와는 달리 냉정한 성격을 지닌 베티 역에는 커스틴 던스트가, 똑똑한 조안 역에는 줄리아 스타일스가, 자유로운 영혼 지젤 역에는 매기 질렌할이 맡아 연기한다.

- 모나리자 스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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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마이크 뉴웰
출연 줄리아 로버츠, 커스틴 던스트, 줄리아 스타일스, 매기 질렌할, 줄리엣 스티븐슨, 도미닉 웨스트
개봉 2004.03.19.
델마와 루이스
1991년 미국에서 먼저 개봉 후 2년 뒤인 1993년 한국에서 개봉한 영화 <델마와 루이스>는 '죽기 전에 꼭 봐야 하는 영화’에 자주 이름을 올리는 수작이다. 영상미와 극의 재미, 영화적 기교까지 모든 게 뛰어나단 평을 받는 작품이며 특히 엔딩 장면은 여러 곳에서 패러디·오마주 될 정도로 유명하다. 재밌는 건 이토록 뛰어난 엔딩신이 제작사에 의해 바뀔 뻔했다는 사실. 네 가지 버전의 구체적인 대안이 나와 있었지만, 결국 가장 처음 나온 버전으로 촬영을 진행하게 됐다고(천만다행). 어린 나이에 결혼해 줄곧 살림만 해온 주부 델마와 개방적이고 독립심이 강한 식당 웨이트리스 루이스가 일상에서 벗어나 함께 휴가를 떠났다가 일련의 사건에 휘말리며 도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델마 역에는 지나 데이비스가, 루이스 역에는 수잔 서랜든이 맡아 열연을 펼쳤다.

- 델마와 루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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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수잔 서랜든, 지나 데이비스
개봉 1993.11.27. 2017.03.08. 재개봉
씨네플레이 김성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