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닥터 김사부 3>

'사람 살리기'가 주 종목인 김사부가 3년 만에 시즌 3로 돌아왔다. 사람 냄새났던 소박한 돌담병원에 권역외상센터가 들어서면서 한층 더 커진 스케일과 에피소드로 마니아층과 새로운 유입층을 모두 사로잡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반가운 얼굴이 등장하면서 마지막을 앞두고 시청률 15%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뿐만아니라 차정숙의 인생 제2막 성장기를 그리며 시청률 18%로 유종의 미를 거둔 드라마 <닥터 차정숙>도 병원을 배경으로 한 메디컬 아니, 휴먼 드라마다-정확히는 '무늬만' 메디컬 드라마다-. 이렇듯 의학을 소재로 다룬 드라마들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지금. 긴박하게 돌아가는 병원을 배경으로 한 국내 메디컬 명작 드라마들을 선정해 봤다. 


MBC <하얀거탑>
MBC <하얀거탑>

MBC <하얀거탑>, 2007
연출 │안판석
출연 │김명민, 이선균, 차인표 
최고 시청률 │21.7%


2000년대에 들어와 의학 드라마의 시대가 전성기를 맞이한 건 지금으로부터 16년 전인 2007년이다. MBC <하얀거탑>이 1월 방영을 시작하며 그 포문을 열었다. 그
밖에도 <하얀거탑>이 의학 드라마 장르에서 갖는 위상은 남다르다. 대체로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 러브라인이 메인 스토리를 차지하곤 하지만 <하얀거탑>은 로맨스를 과감히 없애고 사내 권력 다툼을 주된 스토리로 하여 일종의 정치 드라마의 결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명인대학교 의과대학의 외과 과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장준혁(김명민)의 야심과 그를 둘러싼 의사들의 대립관계를 그린 <하얀거탑>은 김명민, 차인표, 김창완 등 연기파 배우들의 호연과 탄탄한 각본으로 명드라마 반열에 올랐다.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 21%를 돌파했으며, 김명민은 그해 MBC 연기대상에서 남자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방영한 지 10년이 넘게 흘렀지만, 꾸준한 팬들의 요청으로 2018년 리마스터링되어 재방영되기도 하였다.

하얀거탑

연출 안판석

출연 김명민, 이선균, 차인표, 송선미, 김보경, 이정길, 임성언, 정한용

방송 2007,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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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외과의사 봉달희>
SBS <외과의사 봉달희>

SBS <외과의사 봉달희>, 2007
연출 │김형식
출연 │이요원, 이범수, 김민준, 오윤아 등
최고 시청률 │24.9%

흉부외과를 주 배경으로 한 <외과의사 봉달희>는 외과 계열의 전공의들의 생활을 현실적으로 그려냄과 동시에 ‘봉달희’(이요원)의 성장기와 로맨스를 다루며 큰 사랑을 받았다. 심장 병력 등 본래 약한 몸을 갖고 태어나 의사의 꿈 앞에서 좌절을 맛봐야 했던 봉달희가 다시 한번 꿈에 도전하고, 흉부외과 전공의 1년 차로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를 그렸다. 봉달희와 러브 라인으로, 그의 곁에서 의사로서 성장을 도와주는 안중근 역에는 이범수가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그간 스크린에서 활약해 오던 이범수의 첫 드라마 데뷔작이었다. 무엇보다 그가 소리를 지르면 시청률이 올라간다는 말이 있을 만큼 봉달희에게 버럭 소리를 치며 다그치는 점이 매력 포인트로 작용해 시청자들로부터 ‘버럭범수’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인기리에 2부를 연장했으며, 최고 시청률 24%로 종영했다.

외과의사 봉달희

연출 김형식

출연 이요원, 이범수, 김민준, 오윤아, 김인권, 최여진, 송종호, 백승현

방송 2007,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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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뉴하트>
MBC <뉴하트>

MBC <뉴하트>, 2007
연출 │박홍균, 이민우
출연 │지성, 김민정, 조재현 
최고 시청률 │32%

2007년 MBC가 <하얀거탑> 이후 내놓은 또 하나의 걸작 <뉴하트>. 비인기과였던 흉부외과를 조명하기 위해 야심 차게 내놓은 작품으로, 흉부외과 전공의들의 성장과 로맨스를 다뤘다. <하얀거탑>에서 선보였던 수술 장면처럼 현실감을 살린 메디컬 에피소드와 수술 장면으로 몰입감을 높였으며, 휴먼드라마적 요소를 적절히 버무려 완급 조절을 탁월하게 하였다. 무엇보다 <뉴하트>가 인기를 끌었던 건 주인공의 로맨스였다. 냉소적인 성격에 가까웠던 남혜석(김민정)과 복실복실한 파마머리에 강아지를 연상케 하는 귀여운 행동들로 병원 내 ‘꼴통’이라 불렸던 이은성(지성)의 설레는 러브라인은 극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뿐만 아니라 배대로(박철민)의 ‘~뒤질랜드’가 국민 유행어로 부상하는 등 감초 캐릭터들이 톡톡히 사랑받기도. 본래 20부작이었으나 3화가 연장되어 23부작으로 마무리 지었으며, 17% 출발한 시청률은 마지막 회에 33.6%라는 대기록을 세워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뉴하트

연출 박홍균, 이민우

출연 지성, 김민정, 조재현, 장현성, 성동일, 정동환, 김성령, 박광정, 박철민

방송 2007,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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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싸인>
SBS <싸인>

SBS <싸인>, 2011
연출 │김형식, 김영민
출연 │박신양, 김아중, 전광렬 등 
최고 시청률 │25.5%

<싸인>은 일반 의학 드라마가 아닌 정확히는 ‘법의학’ 드라마로, 국내 최초의 메디컬 수사 드라마다. tvN 드라마 <위기일발 풍년빌라> 공동 집필을 했던 장항준 감독과 김은희 작가 부부의 차기작이며 장항준이 <라이터를 켜라>에 이어 연출을, 김은희가 각본을 맡았다(다만 제작 도중 회차가 늘어나면서 장항준 감독도 연출이 아닌 극본에 다시 투입됐다). 드라마는 천재적인 부검 실력과 수사 능력을 겸비한 국과수 법의학자 윤지훈(박신양)과 신입 법의학자 고다경(김아중)의 범죄 추리를 주로 다뤘다. 김은희는 이 작품을 통해 촘촘하게 설계된 사건들과 긴박감 넘치는 각본으로 인정받아 범죄 수사물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특히, <싸인>은 주인공의 충격적인 결말이 지금까지 회자될 정도로 유명한데, 그 파격적인 선택이 <싸인>을 길이 남을 명작 반열에 올려놓았다(이미 다 알고 있겠지만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언급하진 않겠다). 마지막 화는 수도권 기준 27.3%로 드라마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싸인

연출 김형식, 김영민

출연 박신양, 김아중, 전광렬, 엄지원, 정겨운, 문천식, 안문숙

방송 2011,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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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브레인>
KBS2 <브레인>

KBS2 <브레인>, 2011
연출 │유현기, 송현욱
출연 │신하균, 최정원, 정진영 등
최고 시청률 │17.9%

<브레인>은 권력을 향한 주인공의 욕망과 암투를 주된 스토리라인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하얀거탑>과 궤를 같이한다. 직관적인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브레인>은 뇌를 다루는 신경외과를 배경으로 한다. 다소 낯선 신경외과의 이야기이지만 방영요일을 ‘브요일’이라고 부를 만큼 높은 화제성을 얻게 된 건 주인공인 신하균 덕분이다. 신하균은 대한민국 최고 명문대 의대를 졸업한 엘리트로, 자부심과 카리스마가 넘치는 신경외과 2년 차 펠로우 이강훈 역을 맡았다. 성공을 향해 가릴 것 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지만, 진정한 멘토인 상철(정진영)과 호감의 상대인 지혜(최정원)를 통해 타인을 살필 줄 아는 인물로 거듭난다. 신하균은 매회 모든 인물을 압도하는 연기력으로 ‘하균신’, ‘하균앓이’를 만들어 내며 인생작을 경신, 그 해 이견 없이 KBS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브레인

연출 유현기, 송현욱

출연 신하균, 최정원, 정진영, 조동혁, 심형탁, 곽승남, 수현, 김가은

방송 2011, KB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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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골든타임>
MBC <골든타임>

MBC <골든타임>, 2012
연출 │권석장, 이윤정
출연 │이선균, 황정음, 이성민 
최고 시청률 │15.5%

말 그대로 찰나의 순간에 생명이 걸린 ‘골든타임’. 중증외상환자를 담당하는 외상외과 응급실은 그야말로 매 순간 골든타임을 겪는 전쟁터나 다름없다. 드라마 <골든타임>은 바로 그 외상외과를 다룬 현실 메디컬 드라마다. 배경이 배경인 만큼 타 의학 드라마보다도 생명이 경각에 달린 긴박한 상황들이 많이 등장하며, 실화를 기반으로 해 그만큼 긴장도와 몰입감이 상당한 편이다. 또한 바쁜 만큼 잠도, 밥도 제대로 챙길 수 없는 열악한 외상외과 의사들의 현실이 사실적으로 반영된 수작이다. 주인공이자 말 그대로 ‘성장캐’인 이선균의 연기도 리얼하지만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골든타임>의 진주인공 자리를 차지한 배우는 최인혁 교수를 연기한 이성민이다. 실제로 아주대학교병원 소속 외상외과 이국종 교수를 모티브로 삼아 만들어진 캐릭터라고. <부당거래>, <브레인>을 통해 조연에서 주연급으로 떠오르고 있던 이성민은 이 드라마로 완전히 주연급 배우에 올라서게 된다. 이성민의 열연과 배우들의 호연으로 <골든타임>은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자리를 유지, 시청자들의 성원에 3회 연장되면서 총 23부작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골든 타임

연출 권석장, 이윤정

출연 이선균, 황정음, 이성민, 송선미, 김기방, 장용, 선우용여, 허태희

방송 2012,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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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굿 닥터>
KBS2 <굿 닥터>

KBS2 <굿 닥터>, 2013
연출 │기민수, 김진우
출연 │주원, 문채원, 주상욱 등
최고 시청률 │21.5%

의학 드라마 중에서도 휴머니즘적인 색채가 짙은 드라마 <굿 닥터>. 자폐성 장애 3급과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지만 천재적인 암기력으로 의대에 합격해 소아외과 의사로 성장하는 주인공 시온(주원)의 이야기를 그렸다. 드라마는 신선한 설정을 통해 소아외과의 현실과 의료제도의 불합리한 체계, 감동적인 에피소드들을 한데 다루며 호평받았다.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이 수도권 기준 22.8%를 돌파한데다, 시온 역의 주원은 2013 KBS 연기대상 남자 최우수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김과장>, <열혈사제>, <빈센조>로 유명한 박재범 작가의 초기작 중 하나로 드라마의 성공과 더불어 일본과 터키, 미국으로 판권이 수출되며 리메이크됐다. 특히, 미국 ABC방송사의 리메이크 버전은 미국 내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올 5월까지 시즌 6가 방영되는 등 국내 드라마가 해외에서 리메이크된 사례 중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사례로 남았다.

ABC <굿 닥터>
굿 닥터

연출 기민수, 김진우

출연 주원, 문채원, 주상욱, 곽도원, 김영광, 김민서, 천호진, 나영희, 정만식, 엄현경, 윤봉길, 고창석, 왕지원

방송 2013, KB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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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객원기자 루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