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스>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머리에 쓴 중절모에 채찍을 쥔 남자. 일평생을 보물 찾기에 헌신한 '인디아나 존스'가 시리즈 5편으로 돌아왔다.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이다. 2008년 개봉한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이후 무려 15년 만이다. 전작들과 달리 스티븐 스필버그가 작품에서 하차하고 <로건>, <포드 v 페라리>를 연출한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81년 <레이더스>를 시작으로 약 40년의 오랜 역사 속에서도 바뀌지 않는 것이 하나 있으니. 바로 주연 인디아나 존스 역을 맡은 해리슨 포드다. 무려 81세의 나이로 시리즈에 귀환해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액션까지 소화하는 열정을 보였다고. 아쉽게도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을 끝으로 시리즈 은퇴를 선언했지만, 타 작품들을 통해 그의 연기 열정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해리슨 포드처럼 고령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선보이고 있는 유명 할리우드 배우 10명을 선정해 보았다.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감독 제임스 맨골드

출연 해리슨 포드, 피비 월러-브리지, 매즈 미켈슨, 안토니오 반데라스, 쇼넷 르네 윌슨, 토비 존스, 에단 이시도르, 존 라이스 데이비스

개봉 2023.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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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굿 프라이데이>
<엑스칼리버>

헬렌 미렌 │77세

최근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서 쇼 남매의 엄마 '막달레나 퀴니 쇼'로 등장하며 노년의 카리스마를 선보이고 있는 헬렌 미렌. 올해로 77세를 맞이한 그녀는 최근 DC <샤잠! 신들의 분노> 빌런 '헤스페라' 역으로도 출연해 나이가 무색한 활약상을 보여주었다. 영국에서 태어나 연극 무대에서 활동을 시작, 1967년 영화 <헤로스트라투스>로 스크린에 데뷔해 <에이지 오브 컨센트>, <롱 굿 프라이데이>, <엑스칼리버> 로 주목받았다. 이후 꾸준한 작품 활동을 거쳐 1984년 <칼의 고백>과 1995년 <조지 왕의 광기>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두 번 수상하기도 했다. <조지 왕의 광기>는 헬렌 미렌이 오스카에 처음으로 노미네이트된 작품이기도 하다. 

<더 퀸>

2007년 헬렌 미렌은 <더 퀸>에서 영국 다이애나 비의 사망 직후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연기해 인생작을 남겼다. 혼란스러운 사건 이후 영국 왕실의 숙명과 권위를 지키기 위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내면과 상황을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호평을 받아 2007년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 커리어 하이를 달성하였다. 재밌는 점은 헬렌 미렌이 2007년 골든글로브에서 TV 부문 미니시리즈 <엘리자베스 1세>로 여우주연상을 동시에 석권했다는 사실이다. 헬렌 미렌은 그해 엘리자베스 1세, 2세 역으로 동시에 여우주연상을 석권하며 진정한 영국의 여왕으로 등극할 수 있었다. 

(왼쪽부터)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 <샤잠! 신들의 분노>

<스타트렉: 넥스트 제너레이션>

패트릭 스튜어트 │82세 

엔터프라이즈호를 이끌던 장 뤽 피카드 선장으로, 엑스맨과 뮤턴트들의 영원한 스승 프로페서X로 활약했던 패트릭 스튜어트 경. 1966년 왕립 셰익스피어 극단에 들어가 연극 무대에서 꿈을 펼치기 시작했던 그는 1967년 드라마 <코로네이션 스트리트>로 TV에 데뷔하게 된다. 드라마 <폴 오브 이글스>(1974),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1979)로 영국 내에서 인지도를 쌓다 할리우드로 무대를 옮겨 굵직한 작품에 출연하게 된다. 미국 내 대중들에게 아직 알려지지 않았던 그였지만, 1987년 TV 드라마 <스타트렉: 넥스트 제너레이션>을 통해 할리우드 주연급 스타 배우의 자리에 오르는데 성공한다. 장 뤽 피카드 역으로 출연해 이성적이면서도 도덕적인 판단으로 엔터프라이즈호 크루를 이끄는 선장의 존재감으로 남겨 큰 인기를 끌었다. 

<엑스맨>

94년까지 <스타트렉> 시리즈와 동고동락했던 패트릭 스튜어트는 종영 후 잠시 영국으로 돌아갔다가 두 번째 인생 캐릭터인 <엑스맨> 시리즈의 프로페서X를 만나게 된다. 그는 프로페서X 역으로 실사 마블 슈퍼히어로 영화 캐릭터 중 최장으로 한 캐릭터를 연기한 경력을 가진 배우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해당 기록은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토비 맥과이어, 윌렘 대포에 의해 깨지게 됐으나 22년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에 패트릭이 출연함으로써 기록을 다시 갱신하게 됐다. 그는 <스타트렉: 넥스트 제너레이션>의 계보를 잇는 후속작 <스타트렉: 피카드>에서 다시 한번 장 뤽 피카드 역으로 등장해 2020년부터 23년까지 3년간 극을 이끌었다. 그 밖에도 <테드> 시리즈, <패밀리 가이>, <아메리칸 대드> 등 다수의 영화나 드라마에 성우로서 참여해 내레이션, 캐릭터 역할을 해내기도 했다. 

<스타트렉: 피카드>

<대부 2>
<뜨거운 오후>

알 파치노 │ 83세

1970년대와 9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던 알 파치노는 갱스터물의 아이콘이다. 영화 <대부> 시리즈, <스카페이스>, <칼리토>, <도니 브래스코> 및 최근작 <아이리시맨>에 이르기까지 알 파치노는 수많은 갱스터, 누아르, 범죄 영화에서 마피아로 출연했다. 연극 무대에서 주로 활동해 영화계에선 무명에 가까웠던 그를 단숨에 주연급 배우로 성장하게 해준 <대부>는 그에게 전성기의 포문을 열어준 작품으로 뽑힌다. '돈 비토 콜레오네'의 셋째 아들 마이클 콜레오네 역으로 1973년 아카데미 시상식에 처음 노미네이트되는 영예를 얻었다. 이를 시작으로 <형사 서피코>, <대부 2>, <뜨거운 오후> 총 4개의 작품으로 1973년부터 76년까지  4년 연속 아카데미 시상식에 노미네이트되는 기록을 세웠다. 감당할 수 없는 인기에 슬럼프를 겪게 된 그는 1980년대를 대표하는 필모그래피인 <스카페이스>(1983)를 지나 1990년대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이한다. 

<여인의 향기>

90년대의 출연작 중에서도 눈에 띄는 건 <여인의 향기>다. 사고로 시력을 잃은 퇴역 장교 프랭크 역을 맡아 명연기를 선보이며 (조연상 2회 포함) 무려 아카데미 9번의 지명 끝에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000년대에 들어선 <인섬니아>, <베니스의 상인>, <아이리시맨>과 같은 소수의 작품들에서 호연을 펼쳐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21년엔 홀로코스트의 역사와 나치의 잔재를 쫓아 복수하려는 1970년대 유태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헌터스>에서 나치 사냥꾼 조직을 이끄는 헌터스의 리더 마이어 역으로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명성을 입증했다.

<아이리시맨>

<앤 더 밴드 플레이드 온>
<갓 앤 몬스터>

이안 맥켈런 │84세

11살 처음으로 학교 연극 무대에 선 소년은 어느덧 84세의 고령 배우가 됐다. 연기 경력만 60년이 넘은 영국 문화의 아이콘 이안 맥켈런이다. 1964년 티비 시리즈 <러디야드 키플링의 인디언 이야기> 단역으로 시작해 90년대까지 주로 TV와 연극 무대에서 활동해온 그는 93년 HBO TV 영화 <앤 더 밴드 플레이드 온>, <5번가의 폴 포이티어>, 95년 <라스푸틴>으로 작품의 성공과 영화제 노미네이트를 이뤄내며 전성기를 맞이한다. 

<엑스맨: 최후의 전쟁>

연기력을 입증한 그의 다음 스텝은 2000년대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영화 <엑스맨> 시리즈와 <반지의 제왕> 시리즈였다. 그는 <엑스맨>에서 금속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빌런 매그니토 역에 캐스팅됐으며, <반지의 제왕>에선 인자한 마법사 간달프로 출연해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두 캐릭터는 지금까지도 이안 맥켈런을 상징하는 캐릭터로 남아있다. 영화뿐만 아니라 그의 주요 활동 영역인 연극 무대에서도 끊임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오는 중이다. 한때 커밍아웃을 했다는 이유로-그는 커밍아웃한 게이이다- 연극 무대에서 내려왔어야 했지만 2007년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로 돌아오면서 다시 연극 무대에 설 수 있었다. 2018년엔 그의 80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걸고 1인극을 공연하며 영국과 아일랜드 전역을 순회하기도 했다. 

<반지의 제왕> 간달프

<QB VII>
<바운틴 호의 반란>

안소니 홉킨스 │85세

아카데미 수상 2회에 빛나는 명배우 안소니 홉킨스. 올해로 85세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매년 2~3 작품씩 출연하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1968년 <겨울의 라이온>에서 리처드 왕자 역으로 출연해 이름을 알린 그는 73년 미국 ABC TV 최초의 미니시리즈인 <QB VII>에서 전쟁 후유증을 앓고 있는 물리학자 아담 역을 맡아 대중적인 관심을 얻게 된다. 물론 수많은 초기 커리어 중에서도 안소니 홉킨스의 연기가 대중들의 뇌리에 선명하게 박히게 된 계기는 91년 <양들의 침묵>일 테다. 인육을 먹은 죄로 감옥에 수감된 사이코패스 살인마이자 정신과 박사 한니발 렉터 역으로 출연해 압도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단 24분 분량만으로 그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양들의 침묵>

안소니 홉킨스는 <닉슨>, <남아있는 나날>, <아미스타드>, <조 블랙의 사랑> 등 90년대 수많은 명작에 출연했다. 2010년대에는 <토르> 시리즈, <레드> 시리즈 등 대형 프랜차이즈 영화에도 조연으로 얼굴을 비췄다. 2021년엔 노쇠한 한 남자의 시점에서 그린 혼란스러움을 담은 영화 <더 파더>로 생애 2번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아카데미 연기상 최고령 수상자로 등극하는 등, 연기에 있어선 여전히 건재함을 알렸다. 나이가 무색하게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안소니 홉킨스는 올 7월 휴 잭맨과 호흡을 맞춘 영화 <더 썬>으로 찾아올 예정이다. 

<더 파더>

<영광의 깃발>
<용서받지 못한 자>

모건 프리먼 │86세

모건 프리먼은 미국의 국민 배우이자 이 리스트에 들어온 유일한 흑인 배우다. 올해로 86세, 곧 90세를 앞둔 그의 필모그래피는 무려 143개로(IMDb 기준), 근 5년까지도 매년 3개 이상의 작품에 출연한 다작 배우이기도 하다. <영광의 깃발>, <용서받지 못한 자>, <쇼생크 탈출>, <세븐>, <브루스 올마이티>, <다크나이트> 트릴로지, <원티드> 등 그가 출연한 유명작들이 끝도 없을 정도다. 1987년 <스트리트 스마트>에서 폭력적인 포주로 등장해 사회의 비도덕적인 면을 조명하며 해외 유수 영화제 후보에 오른 모건 프리먼은 89년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로 다시 한번 아카데미 후보에 오르며 배우 인생에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 후 <쇼생크 탈출>을 지나 2005년 마침내 <밀리언 달러 베이비>로 아카데미 
4번째 도전 만에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는데 성공했다. 2010년대에는 인상적인 인장을 남기기보다 다수의 메이저 상업 영화 속 조연으로 출연하고 있는 편이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

<사운드 오브 뮤직>
(왼쪽부터) <메리 포핀스>, <사운드 오브 뮤직>

줄리 앤드류스 │87세

짧은 머리에 꾀꼬리 같은 목소리 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배우가 있다. 청아하고 맑은 특유의 음색으로 60년대를 사로잡았던 배우 줄리 앤드류스다. 1954년 브로드웨이에 성공적으로 데뷔를 한 줄리 앤드류스는 스크린으로 무대를 옮겨 자신의 장기를 십분 발휘하게 된다. 그렇게 개봉한 작품이 64년 뮤지컬 영화 <메리 포핀스>다. 그녀의 연기는 대중들뿐만 아니라 감독들의 눈에도 띄게 되었고, 이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마리아 역으로 이어지게 된다. 뮤지컬 영화계에 길이 남을 히트작에서 연달아 주연을 맡은 줄리 앤드류스는 <메리 포핀스>로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연이어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전성기를 열었다. 그 뒤로 왕성한 활동을 했지만 의료 사고로 맑은 목소리를 잃게 되는 등 극심한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그러던 중, 영화 <프린세스 다이어리> 속 미아(앤 해서웨이)의 할머니 클라리스 레날디 역으로 다시금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올해로 87세를 맞이한 그녀는 최근 10년간 <슈렉> 시리즈와 <슈퍼배드>, <아쿠아맨> 등 다수의 작품에서 성우로 목소리 출연을 이어오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브리저튼> 속 사교계의 주요한 역할을 하는 레이디 휘슬다운 목소리 역시 줄리 앤드류스가 맡았다. 

<프린세스 다이어리>

<매시>(M.A.S.H)
<켈리의 영웅들>

도널드 서덜랜드 │87세

미국에서 활동하는 대표적인 캐나다 배우이자 키퍼 서덜랜드의 아버지로도 유명한 도널드 서덜랜드. 6.25를 배경으로 한국 전쟁에 징집된 의사들의 기행을 다룬 70년대 미국 코미디 영
화 <M.A.S.H>에서 호크아이 피어스 대위 역으로 이름을 알리며 주연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호흡을 맞춘 전쟁 영화 <켈리의 영웅들>, SF 영화 <외계의 침입자>뿐만 아니라 TV 시리즈 <시티즌 X>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이후 주로 B급이나 흥행성을 겨냥한 상업 작품을 그라운드 삼아 활동해왔다. 2010년대에 와서는 영화 <헝거게임> 시리즈에서 판엠을 독재하는 코리올라누스 스노우 대통령 역을 맡아 젊은 층들로부터 인지도를 쌓았다. 35년생 87세의 나이로 약 200여 개에 달하는 작품에 출연한 그는 2011년 할리우드 명예의 전당 입성 및 2017년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수상하며 노고를 인정받았다. 연기 인생 60년 만에 받은 첫 번째 아카데미상이었다.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

<줄루>
<국제 첩보국>

마이클 케인 │90세

90대에 접어든 마이클 케인은 연기 경력만 70년에 걸치는 베테랑 배우이자 영국 영화를 대표하는 배우다. 아프리카에 주둔한 영국군이 원주민들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 <줄루>(1964)를 통해 세계적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듬해 제임스 본드의 인기에 영향을 받아 제작된 영국의 새로운 스파이 스릴러 <국제 첩보국>(1965)에서 주인공 해리 파머 역에 캐스팅되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탈리안 잡>(1969), <겟 카터>(1971)에 이르기까지 그는 주로 멀끔한 인상에 수트, 두꺼운 뿔테안경을 착용해 그만의 시그니처 비주얼을 만들어내며 1960년대에 스타일 아이콘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1986년 그는 우디 앨런의 <한나와 그 자매들>을 통해 록스타의 매니저이자 아내의 동생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엘리엇 역으로 출연해 1987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그 뒤 영화 <사이더 하우스>(1999) 닥터 윌버라치 역으로 다시 한번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는데 성공한다. 2000년대에 이르러서는 <다크나이트> 트릴로지, <프레스티지>, <인셉션>, <인터스텔라>, <테넷> 등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주요 작품에 조연으로 출연했다. 

1960년대 마이클 케인
<사이더 하우스>
(왼쪽부터) <배트맨 비긴즈>, <테넷>

<황야의 무법자>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

클린트 이스트우드 │93세

명배우, 명감독 두 가지 타이틀을 모두 거머쥔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90세의 나이로 영화 <라스트 미션>의 연출, 주연을 맡아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후로도 93세가 된 지금까지 <리차드 쥬얼>, <크라이 마초> 총 2편을 연출하며 현역 중에서도 가장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64년작 <황야의 무법자>를 시작으로 ‘무법자 트릴로지’를 비롯한 스파게티 웨스턴 무비에 주로 출연하며 서부극에 길이 남을 인장을 새겼다. 스타덤에 오른 그의 다음 스텝은 감독 데뷔였다. 사이코인 스토커에게 시달리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1971)에서 주연을 맡음과 동시에 연출로 데뷔하며 호평을 받았다. 그 뒤로도 서부극인 <무법자 조시 웰즈>(1977), <페일 라이더>(1985), <용서받지 못한 자>(1992) 뿐만 아니라 멜로인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1995), <밀리언 달러 베이비>(2004), <그랜 토리노>(2008) 등 숱한 역작을 남겼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그랜 토리노>

2010년대로 와서는 실존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J. 에드가>, <아메리칸 스나이퍼>,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등을 연출, 아카데미 시상식 다수의 후보에 노미네이트되는 성과를 이뤘다. 90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는 그는 이제 영화감독의 자리에서 은퇴를 고려 중인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한 것은 아니지만, 나이를 고려한다면 실질적으로 은퇴작이 될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그의 차기작은 <쥬어러 #2>로, 살인 재판의 배심원이 자신이 살인자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깨닫게 되자 자수와 배심원 조종 사이에서 결정을 내려야 하는 딜레마를 다룬 심리 스릴러가 될 전망이다. 그의 40번째 연출 작으로 워너브라더스가 제작과 배급을 맡았다. <쥬어러 #2>가 은퇴작이 아니길 바라며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앞으로 딱 10년만 더 좋은 작품들을 만들어주길 바란다. 아직 우리는 거장을 보낼 준비가 되지 않았다.

<라스트 미션>

씨네플레이 객원기자 루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