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자이언트
감독 타치카와 유즈루
목소리 출연 야마다 유키, 마미야 쇼타로, 오카야마 아마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누군가의 열정이 일깨우는 것
★★★☆
재즈에 인생을 건 주인공의 목표는 “모든 기분과 감정을 소리로 낼 수 있는 경지”에 오르는 것이다. 이 작품이 목표한 바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을 테다. 재즈의 성질처럼 뜨겁고 강렬한 온도가 고스란히 만져질 듯한 작화와 사운드는 보는 내내 열정을 전염시킨다. 단선적 서사이긴 하지만 함께 한 과정과 시간을 발판 삼아 나아간다는 것, 지켜봐주는 이가 있는 가운데 더디지만 성실하게 성장해 가는 인물들에게서 발휘되는 뭉클함이 기분 좋은 감흥을 남긴다. 오감을 사로잡는 라이브 연주에서 오는 충만함은 압도적인 수준이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이것이, 재즈! 그 앞에서 무장해제
★★★☆
시선은 스크린을 향해 고정돼 있는데, 손과 발은 나도 모르게 연신 까딱거렸다. 역동적인 라이브 연주 장면들이 정말이지, 압권! 재즈에 문외한이라고 해도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일본 소년만화에서 익히 봐 온 익숙한 서사가 재즈와 적절하게 합을 이루며 관객을 안전하게 가이드 한다. 성격도 출신도 목적도 다른 세 친구가 밴드 ‘JASS’를 통해 도약하는 관계 묘사가 뭉클하다. 색소폰 연주자 다이는 칼만 들지 않았을 뿐, 흡사 무협 영화 속 주인공처럼 뼈를 깎는 훈련으로 자기 한계를 뚫어버린다. 그 목적이 복수가 아니라, 재즈를 향한 순수한 애정이라는 점에서 더 막강한 캐릭터다. 여기에 음악 외길을 걸어온 피아니스트 유키노리의 결핍과, 드럼 초심자 슌지의 성장이 더해져 울컥하는 감흥은 안긴다. 만화가 표현할 수 있는 이미지의 사용이 다소 과도하단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푸른 점을 타고 흐르는 음악 앞에서 그런 약점마저도 무장해제된다. 음악 영화를 좋아한다면 놓치지 마시길.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휘몰아치는 음악 애니메이션 
★★★★
영화를 보는 내내 눈과 귀가 번쩍 뜨인다. 재즈의 리듬, 멜로디, 하모니를 시청각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내달린다. 재즈라는 꿈을 향해 전력 질주하는  청춘의 기세에 휩싸여 몸을 맡길 수밖에 없다. 원작 만화를 절묘하게 취사선택한 각색, 재즈를 통해 관객의 마음에 닿겠다는 원작의 의지를 이어받은 연출이 박력 넘친다. 재즈 영화, 음악 애니메이션의 대표작이 되기에 충분하다. 재즈의 매력, 청춘의 성장, 음악의 존재 이유를 압도적으로 보여주는 마스터피스. 재즈 연주 장면마다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영화의 재능이다. 

블루 자이언트

감독 타치카와 유즈루

출연 야마다 유키, 마미야 쇼타로, 오카야마 아마네

개봉 202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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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있는 사람
감독 곽은미
출연 이설, 오경화, 박세현, 우정원, 이노아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꿈과 현실
★★★☆
북한 사회를 벗어나 꿈을 찾아 한국 사회로 온 한영(이설)이라는 여성의 이야기다. 중국 관광객 대상의 관광 가이드 일을 하는 그는, 만만치 않은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 어디론가 사라진 동생을 찾기 위해 애쓴다. 이런 소재의 영화들이 지나치게 드라마틱한 설정을 내세우는 함정에 빠지기 마련인데, <믿을 수 있는 사람>은 단순히 탈북민의 이야기를 넘어, 꿈을 이루려 하지만 현실 속에서 좌절하고 또 도전하는 청춘에 대한 보편적인 이야기로 다가간다. 주인공을 맡은 배우 이설은 이 영화를 전진시키는 강력한 동력. <흐르다>(2023) 때도 느낄 수 있었지만, 이설에겐 조용하고 천천히 관객의 공감을 끌어내는 감정적 능력이 있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경계인의 시선에서 소속감을 바라보기
★★★
소속감은 공기 같아서 평소엔 특별히 인지하지 못하지만, 관점을 달리하면 가장 두터운 벽으로 기능하는 것이기도 하다. 경계인의 시선에서 다시 본 한국 사회는 새롭게 뿌리내리고 머물 수 있는 공간이라기에는 퍽 투박하다. 외부적 요인 안에서 삶의 모양이 결정되는 청년 세대 전체의 이야기로 확대하는 힘이 있는 영화인 동시에, 젊은 새터민이 처한 환경의 특수성은 어쩔 수 없이 조금 희석된 면이 있다. 삶을 지탱하는 은은한 끈기와 무력감 사이를 오가는 이설의 얼굴은 이 영화 안에서 ‘믿을 수 있는 사람(배우)’의 그것이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버티는 삶
★★★
한국에서 새로운 삶을 꿈꾸는 탈북민 여성의 이야기. 극적으로 구성됐던 기존 탈북민 소재 영화와 달리 경계인의 일상을 덤덤하게 보여준다는 것이 오히려 이 영화가 획득한 차별성이다. 덕분에 탈북자 자리에 성소수자, 외국인 노동자 등의 사회적 소수자를 대입해 바라보는 게 가능한 확장성을 입었다. 한국 사회에서 버텨내려는 고단함. 그 고단함을 묵묵히 길어 올린 이설의 연기도 주목할 만하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믿음을 주는 연출과 연기 
★★★☆
제목이 주는 여운이 강하다. 주인공인 20 탈북민 여성은 한국 사회에서 믿을  있는 사람’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반면에 그가 믿을  있는 사람()’ 여러 이유로 함께할  없다. 영화는 탈북민에 대한 선입견과 고정관념이 믿음을 판단하는 잣대로 작용하고, 소수자로 내모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반영한다. 탈북민의 고단한 현실 묘사나 섣부른 연민 또는 희망을 얹는 데 치중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이야기와 주제를 넓혀나가는 연출력이 돋보인다. 이설 배우를 비롯해 오경화, 박세현, 우정원, 이노아  여성 배우들의 호연이 믿음직하다. 

믿을 수 있는 사람

감독 곽은미

출연 이설, 오경화, 박세현, 우정원, 이노아

개봉 202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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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 예스 어게인
감독 세성탁
출연 채범희, 곽서요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프러포즈의 블랙홀
★★☆
같은 하루가 반복되는 <사랑의 블랙홀>(1993)을 연상시키는 구조의 작품. 루크(채범희)는 연인 샤오차이(곽서요)에게 프러포즈를 하지만, 그녀가 거절하자 기절하고, 깨어나면 다시 프러포즈의 상황이 펼쳐진다. 어떻게 하면 샤오차이에게 “예스”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을지 고심하는 루크. 여기서 그가 프러포즈에 성공하며 끝났다면 <세이 예스 어게인>은 <사랑의 블랙홀>의 평범한 각색에 지나지 않았겠지만, 막판 반전을 통해 차별점을 만들어낸다. 순애보 멜로. 약간은 감정 과잉이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대만 타임루프 로맨스의 새로운 
★★★
대만 인기 하이틴 드라마 <통령소녀>(2017) 채범희와 곽서요가 주연을 맡은 타임루프 로맨스 영화. 프러포즈를 반복하고 거절하는 연인의 이야기는 로맨틱 코미디에서 시작해 멜로로 귀결된다. 발랄한 분위기로 타임루프 로맨스 장르의 재미를 살리면서 반전 장치로 독자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채범희의 허당 코믹 연기와 곽서요의 차분한 연기가  청춘스타의 입지를 공고히 한다.  

세이 예스 어게인

감독 세성탁

출연 채범희, 곽서요, 후언서, 막리

개봉 202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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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딜리아니
감독 믹 데이비스
출연 앤디 가르시아, 엘자 질버스테인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모딜리아니의 극적인 삶과 사랑 
★★★
이탈리아 출신의 화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삶과 사랑을 그린 2004년작. 모딜리아니와 마지막 연인 잔느 에뷔테른과 만남부터 파국으로 치닫는 생의 마지막 시기를 집중 조명한 전기 영화이자 멜로 영화다. 모딜리아니의 작품들을 비롯해 피카소, 디에고 리베라  파리 몽파르나스에서 활동한 예술가들이 친구, 경쟁자로 등장해 흥미를 일으킨다. 연기력과 매력을 겸비한 1980~1990년대 할리우드 스타 앤디 가르시아가 고통과 열정에 휩싸인 비운의 천재 화가로 분해 강렬한 연기를 펼친다. 

모딜리아니

감독 믹 데이비스

출연 앤디 가르시아, 엘자 질버스테인, 이폴리트 지라르도, 오미드 다릴리, 에바 헤르지고바, 우도 키에르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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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 철수 리
감독 줄리 하, 유진 이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자유의 절규
★★★☆
1973년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어느 동양인 청년이 용의자로 체포된다. 그의 이름은 ‘철수 리’. 21세의 한인 이민자였다. 동양인의 외모를 구별하지 못하는 백인 목격자들의 증언으로 종신형을 받은 그는 수감되고, 그렇게 한 인간의 삶을 앗아가며 잊혀졌던 일은 어느 기자에 의해 진실이 드러난다. 50년 전 한 사건을 통해 인종 차별의 역사와 자유를 위한 투쟁을 그린 다큐멘터리. ‘픽션보다 강한 실화의 힘’이라는 표현에 정확하게 어울리는 작품이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너무 많은 삶을 살고 간 사람
★★★☆
한 사람이 도대체 몇 인분의 인생을 산 것인가. 살인 누명을 쓴 인종 차별의 희생자로서, ‘프리 철수 리 구명 운동의 주인공으로서, 아시아 커뮤니티가 함께 이룬 승리의 상징으로서, 한 시대의 반영으로서너무 많은 의미가 한 사람의 어깨에 얹어져 버렸다. 출소 후, 많은 기대와 시선이 안기는 부담 속에서 마약으로 망가졌을 때 그는 또 무슨 생각을 했을까. 파란만장하다는 단어로 단순히 규정할 수 없는 한 인간의 복잡다단한 생애가 꼼꼼한 자료 영상과 법정 기록과 기사들을 통해 흐른다. 이철수 개인의 삶은 물론 프리 철수 리 운동이 지녔던 의미를 깊게 살피고 있다는 점에서도 공유할 만한 다큐다.

프리 철수 리

감독 줄리 하, 유진 이

출연 이철수, 이경원, 유재건, 랑코 야마다, 제프 아다치

개봉 202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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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바운드
감독 알리 사마디 아하디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시끌벅적 달세계 여행 
★★★
달나라 모험을 그린 독일 판타지 애니메이션. 소년소녀 중심의 모험극을 탈피해 소년과 딱정벌레, 샌드맨(노인)이라는 신선한 조합으로 극을 진행한다. 여동생을 구하러 달로 향한 오빠의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악당에 맞서는 여동생의 활약도 빼놓지 않는다. 달의 여왕, 악당 문맨, 별똥별 친구들, 다섯 정령  독특한 성격과 생김새의 달세계 캐릭터들이 엉뚱한 웃음과 의외의 재미를 선사한다. 

문바운드

감독 알리 사마디 아하디

출연

개봉 2023.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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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브카: 숲의 노래
감독 올레 말라므, 올렉산드라 루반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모험과 사랑이 펼쳐지는 숲속왕국
★★★
동유럽 신화  숲의 정령 마브카 주인공으로  우크라이나 판타지 애니메이션. 신비한 마법 능력을 가진 아름다운 주인공이 겪는 시련과 사랑, 심혈을 기울인 작화와 음악까지 여러 면에서 <겨울왕국> 떠올리게 하는 대작이다. 마법의 숲을 배경으로  만큼 정령들과 나무 요정들, 동물 캐릭터 묘사에도 공을 들였다. 판타지 모험극의 익숙한 구성을 따르면서도 볼거리와 특색을 확실하게 살린 작품이다. 

마브카: 숲의 노래

감독 올레 말라므, 올렉산드라 루반

출연

개봉 202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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