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만의 웅장한 시대극
<라스트 모히칸>은 노스 캐롤라이나 지역의 광야를 아름답게 담아낸 단테 스피노티의 촬영과 제65회 미국아카데미시상식에서 음향상을 수상한 가슴 벅찬 사운드트랙으로 기억되는 웅장한 시대극입니다. 범죄 누아르로 채운 필모그래피를 생각하면 이례적인 작품입니다만 <라스트 모히칸>에서도 어김없이 묘사되는 남성적 영웅의 고독과 진한 동지 의식은 뜨거운 멜로드라마에 앞서 마이클 만의 인장을 선명히 새깁니다. 처음 버전은 러닝타임이 3시간에 육박했으나 배급사 폭스의 요청으로 편집해 2시간에 가까운 버전이 되었습니다. 영화는 원작소설과 일부 다릅니다. 결말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고, 영화에선 '모히칸족 최후의 전사' 웅카스의 역할이 매우 축소됐습니다. 영화에서 백인인 코라는 원작소설에서는 백인과 흑인의 혼혈로 묘사됩니다.
영화의 오프닝, 칭가츠국과 웅카스, 나다니엘이 험준한 숲속을 달리며 사슴을 사냥합니다. 사냥꾼다운 날랜 몸놀림과 사냥한 사슴에게 건네는 경건한 인사가 인상적입니다. 모히칸족의 추장 칭가츠국을 연기한 러셀 민스는 수우족 출신의 실제 아메리카 원주민입니다. 미국에서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민권운동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활동가이기도 했습니다. 1973년, 사우스다코타의 운디드니를 71일간 점거하고 미국 정부가 아메리카 원주민들과 과거에 맺은 협약을 제대로 이행하라고 요구하며 무장투쟁한 일로 잘 알려졌습니다. 운디드니는 1890년, 아메리카 원주민 350명이 미국 정부와의 협의로 새로운 땅으로 이주하려다 학살당한 장소입니다. 평생을 아메리카 원주민 민권운동에 몸바쳤고 2012년 식도암으로 사망했습니다. 마구아 역의 웨스 스투디도 체로키족의 핏줄이 섞인 혼혈인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