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모히칸>914, 25년 만에 재개봉합니다. <라스트 모히칸>의 배경이 되는 1757년은 한창 유럽에서 프렌치 인디언 전쟁이 벌어지고 있던 때입니다. 프렌치 인디언 전쟁은 오하이오강 주변 아메리카 원주민 영토를 둘러싸고 영국과 프랑스가 1754년부터 1763년까지 벌인 식민지 쟁탈 전쟁입니다.

라스트 모히칸

감독 마이클 만

출연 다니엘 데이 루이스, 매들린 스토우

개봉 1992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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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히칸족의 추장 칭가츠국(러셀 민스)은 전쟁통에 고아가 된 영국계 백인 나다니엘(다니엘 데이 루이스)을 갓난아기 때부터 자신의 아들 웅카스와 함께 키웠습니다. 자연히 나다니엘은 백인임에도 아메리카 원주민의 정체성을 갖고 자랍니다. 칭가츠국, 웅카스, 나다니엘은 웅카스의 신붓감을 찾기 위해 떠돌다 켄터키의 어느 상냥한 백인 개척민의 집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한편 세 사람이 머물던 곳 근처에선 영국군 대령 먼로의 딸 코라(매들린 스토우)와 앨리스(조디 메이) 자매가 던컨 소령(스티브 워딩튼)의 호위를 받으며 아버지가 있는 캠프로 이동 중이었는데, 군내 스파이였던 또 다른 아메리카 원주민 마구아(웨스 스투디)의 주도로 급습을 당합니다. 프랑스와 손잡은 휴런족의 소행이었습니다. 나다니엘은 싸움에 뛰어들어 코라의 목숨을 구하고, 먼로 대령에게 자매를 데려다 줍니다. 나다니엘은 영국군 캠프에 머무는 동안 코라와 사랑하는 사이가 됩니다. 마구아는 먼로 대령에게 가진 원한으로 쭉 먼로 대령의 뒤를 쫓습니다. 나다니엘은 마구아의 위협 속에서 코라를 지키기 위해 분투합니다.


마이클 만의 웅장한 시대극
<라스트 모히칸>은 노스 캐롤라이나 지역의 광야를 아름답게 담아낸 단테 스피노티의 촬영과 제65회 미국아카데미시상식에서 음향상을 수상한 가슴 벅찬 사운드트랙으로 기억되는 웅장한 시대극입니다. 범죄 누아르로 채운 필모그래피를 생각하면 이례적인 작품입니다만 <라스트 모히칸>에서도 어김없이 묘사되는 남성적 영웅의 고독과 진한 동지 의식은 뜨거운 멜로드라마에 앞서 마이클 만의 인장을 선명히 새깁니다. 처음 버전은 러닝타임이 3시간에 육박했으나 배급사 폭스의 요청으로 편집해 2시간에 가까운 버전이 되었습니다. 영화는 원작소설과 일부 다릅니다. 결말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고, 영화에선 '모히칸족 최후의 전사' 웅카스의 역할이 매우 축소됐습니다. 영화에서 백인인 코라는 원작소설에서는 백인과 흑인의 혼혈로 묘사됩니다.

영화의 오프닝, 칭가츠국과 웅카스, 나다니엘이 험준한 숲속을 달리며 사슴을 사냥합니다. 사냥꾼다운 날랜 몸놀림과 사냥한 사슴에게 건네는 경건한 인사가 인상적입니다. 모히칸족의 추장 칭가츠국을 연기한 러셀 민스는 수우족 출신의 실제 아메리카 원주민입니다. 미국에서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민권운동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활동가이기도 했습니다. 1973, 사우스다코타의 운디드니를 71일간 점거하고 미국 정부가 아메리카 원주민들과 과거에 맺은 협약을 제대로 이행하라고 요구하며 무장투쟁한 일로 잘 알려졌습니다. 운디드니는 1890, 아메리카 원주민 350명이 미국 정부와의 협의로 새로운 땅으로 이주하려다 학살당한 장소입니다. 평생을 아메리카 원주민 민권운동에 몸바쳤고 2012년 식도암으로 사망했습니다. 마구아 역의 웨스 스투디도 체로키족의 핏줄이 섞인 혼혈인이라고 합니다.

러셀 민스와 웨스 스투디.
칭가츠국과 마구아의 투박하고 묵직한 액션이 돋보이는 최후의 대결.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라스트 모히칸>을 준비하며 미군 훈련 센터에서 사격과 백병전 기술을 익혔고, 실제로 촬영 시작 전 수개월간 산속에서 수렵 생활을 하며 지냈습니다. 훗날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라스트 모히칸>에서의 연기와 촬영 일정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폐소공포증과 환각을 경험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원작소설 <모히칸족의 최후>
1826년에 출간된 <모히칸족의 최후>는 미국의 작가 제임스 페니모어 쿠퍼의 연작 소설 레더스타킹시리즈의 두번째 편입니다. 영국군의 정찰꾼으로 일하는 개척민 내티(나다니엘-호크아이)가 모히칸족의 마지막 핏줄을 이은 전사 웅카스와 함께 악인 마구아로부터 영국인 먼로 자매를 수호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레더스타킹시리즈는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백인과 아메리카 원주민의 우정과 사랑, 모험을 그린 서사시입니다. 백인들의 기술 문명과 대립하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자연적인 삶과 문화를 통해 백인 문명의 폭력성과 부조리함을 드러내고 있습니다만, 끝내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백인 문명에 굴복한다는 설정으로 인해 보수적인 백인의 관점으로 쓰였다는 한계도 지적받고 있습니다.

1920년 작.
1932년 작.
1936년 작.

원작소설 <모히칸족의 최후>1920, 1936년에 각각 흑백영화로 만들어진 바 있습니다. 1965년엔 이탈리아 영화로, 1971년엔 BBC TV시리즈로, 1977년엔 미국 TV영화로도 제작되었습니다. 마이클 만 감독은 <라스트 모히칸> 1936년작 <모히칸족의 최후>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윤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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