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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이 직접 뽑은 2023 올해의 영화배우는 누구?

이진주기자

한국갤럽이 2023년 ‘올해의 영화배우’를 선정했다. 지난 11월 2일부터 12월 4일까지 전국(제주 제외) 만 13세 이상 1,769명에게 올 한 해를 대표하는 영화배우가 누구인지 물었다.

총 10명의 배우가 선정된 이번 설문에서 영화 <달짝지근해: 7510>의 유해진과 영화 <1947 보스톤>, <비공식작전>의 하정우가 공동 10위를 차지했다. 9위는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2>의 손석구, 8위는 영화 <밀수>와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의 조인성이 이름을 올렸다. 천만 관객을 앞두고 있는 영화 <서울의 봄>의 정우성이 7위, 유일한 여성 배우로 랭킹 된 <밀수>의 김혜수가 6위에 자리한 가운데 2023년을 빛낸 영화배우 TOP5는 누구일지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공동 4위 황정민, 이정재

배우 황정민과 이정재가 10.1%의 지지율로 올해의 영화배우 랭킹 공동 4위에 올랐다. 황정민은 올해 영화 <교섭>과 <서울의 봄>으로 극장을 찾았고, 이정재는 올해 개봉한 영화는 없지만 지난해 <헌트>로 성공적인 감독 데뷔를 했다.

올해 1월 18일 개봉한 영화 <교섭>은 황정민, 현빈 주연으로 2007년 선교단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이 작품은 <리틀 포레스트>(2018), <우리 생에 최고의 순간>(2008) 등 잔잔하면서 따뜻한 영화로 사랑받은 감독 임순례가 연출을 맡았다. 이 작품은 임순례 감독의 첫 액션영화이기도 하면서 한국 영화 역사상 여성 감독이 블록버스터 영화를 연출한 첫 케이스가 되었다.

배우 황정민은 극 중 인질 구출에 몸을 사리지 않는 외교통상부 기획조정실장 정재호를 맡았다. 그는 한 라디오에 출연해 두 달 동안 요르단에서 촬영했다고 회상했다. 52도까지 치솟는 더위에 힘들었다는 황정민은 <와이키키 브라더스> 이후 20년 만에 임순례 감독과의 작업이라며 <교섭>에 참여한 이유를 밝혔다.

​2023년 황정민을 또 한 번 정상으로 세워 줄 작품이 개봉했다. <교섭>(179만 관객)의 부진한 흥행을 만회할 <서울의 봄>이다. 지난 11월 22일 개봉 이래 연일 흥행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영화 <서울의 봄>은 황정민, 정우성 주연의 작품으로 12·12 군사 반란을 다루었다.

황정민은 극 중 쿠데타로 정권을 잡으려는 국군보안사령관 전두광 역을 맡아 엄청난 연기력을 선보였다. 황정민의 연기에 몰입한 관객들은 극장에 걸린 전두광(황정민)의 얼굴이 새겨진 포스터에 구멍을 뚫는 등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한편, 배우 이정재의 작품 중 올해 개봉한 영화는 없다. 이정재에게 있어 2023년은 내년을 위한 준비 기간이라 할 수 있다.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021)이 내년 하반기 시즌2을 공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오징어 게임>이 워낙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작품이기에 시즌2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이정재를 배우에서 감독으로 인식시킨 작품이 개봉했다. 영화 <헌트>이다. 이정재가 출연 뿐 아니라 감독, 제작, 각본에 참여했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망명을 신청한 북한 고위 관리를 통해 정보를 입수한 안기부 해외 팀 박평호(이정재)와 국내 팀 김정도(정우성)가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 동림을 색출하는 작전을 담는다. <헌트>는 국내 개봉에 앞서 제75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전 세계 관객들을 먼저 만났다. 칸영화제에서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한 <헌트>는 영화가 끝난 후 약 7분여간의 기립박수 세례를 받기도 했다.

 

3위 송강호

11.1%의 지지율로 3위에 오른 배우는 송강호이다. 올해 개봉한 영화 중 송강호가 출연한 영화는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 2023년 9월 개봉한 <거미집>은 국가 검열이 심하던 1970년대, 원하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극 중 송강호는 영화의 결말을 바꾸어 걸작을 만들고자 애쓰는 김열 감독을 맡았다. 영화 <거미집>은 제76회 칸영화제 비경쟁부문 초청되기도 했다.

2024년, 송강호의 차기작은 드라마가 될 듯하다. 송강호 연기 인생 32년 만에 출연하는 드라마인 <삼식이 삼촌>이 디즈니 플러스에서 편성될 예정이다. <삼식이 삼촌>은 1960년대 초, 격동기를 살아낸 삼식이 삼촌과 김산 두 남자의 뜨거운 욕망과 브로맨스를 다룬다. <거미집>의 각본을 집필한 신연식 감독이 연출을 맡고 변요한, 이규형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고 한다. <삼식이 삼촌>은 촬영 끝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그간 편성이 되지 않아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카지노>, <무빙> 등을 통해 상한가를 치고 있는 디즈니 플러스가 송강호의 손을 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위 이병헌

2위는 14.6%의 지지를 받은 이병헌이 선정되었다. 이병헌은 지난 8월 개봉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지진 생존 아파트 주민 대표 영탁 역을 맡은 바 있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하루아침에 폐허가 된 서울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황궁 아파트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재난 스릴러이다. 이 작품은 제59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을 뿐 아니라 이병헌에게 남우주연상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병헌도 이정재와 마찬가지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2>로 돌아온다. 전작 <오징어 게임>에서 이병헌의 등장은 그 자체만으로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작품의 후반부에 게임의 총지휘자인 프론트맨의 정체가 이병헌이었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때문에 주인공 기훈 역의 배우 이정재는 촬영 당시 이병헌과 딱 한 신으로 만났다고 전했다. <오징어 게임2>에서 ‘프론트맨’ 이병헌의 정체가 본격적으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1위 마동석

국민들이 뽑은 2023년 최고의 영화배우는 바로 마동석이다. 18.0%의 지지를 얻어 1위에 올랐다. 마동석은 같은 설문에서 2016년 처음으로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신과함께-인과 연>, <챔피언> 등이 잇따라 개봉한 2018년에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지난 5월 개봉한 <범죄도시3>는 2017년 개봉한 <범죄도시>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마동석, 윤계상 주연의 <범죄도시>는 당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누적 관객 수 688만 명을 기록한 것이다. 마동석이 제작하고, 출연한 이 작품은 곧 시리즈화되었다. 2022년 5월 개봉한 마동석, 손석구 주연의 영화 <범죄도시2>는 개봉 3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극장가를 휩쓸었다. 누적관객 수 1200만 명을 기록해 역대 한국영화 흥행 순위 14위에 올랐다. 이어 올해 5월 개봉한 <범죄도시3> 역시 개봉 32일 만에 가뿐히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마동석 유니버스의 힘을 증명했다.

마동석이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는 이유는 그의 맛깔나는 연기력 때문만은 아니다. 마동석은 <범죄도시> 시리즈의 배우이자 제작사 빅펀치픽쳐스의 대표이다. 영화에 대한 열정과 추진력은 그를 다양한 매력을 지닌 ‘영화인’으로 각인시킨다. 마동석이 이끄는 소속사 빅펀치엔터테인먼트에서 파생되어 2018년 설립된 빅펀치픽쳐스는 <범죄도시> 시리즈 외에도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2024)와 <압꾸정>(2022) 등을 제작했다. 마동석은 한 인터뷰에서 “배우 생활하면서 번 돈으로 20년 동안 시나리오 를 만들었다”며 “지금 진행 중인 작품만 80여 편이다”고 말했다. 최근 빅펀치픽쳐스는 배우 경수진, 고규필, 김주령 등이 출연하는 영화 <백수아파트>를 크랭크업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백수아파트>는 동네의 정의 구현을 위해 애쓰는 오지라퍼 백수 거울(경수진)이 한 아파트에 살게 되면서 마주하는 층간소음의 원인을 추적하며 생기는 일을 그린 코미디 미스터리 추리극이다. 내년 개봉을 목표로 촬영 중 이라는 <백수아파트>를 통해 마동석 표 코미디가 또 한번 관객들을 사로잡을 지 주목할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