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27일, 배우 이선균이 세상을 떠났다. 지난 10월부터 '마약 복용 혐의'로 수사를 받던 이선균은 여러 차례 경찰 소환 조사에 응했다. 정밀검사 결과, 감정불가 혹은 음성 결과를 받았으나 그는 12월 27일 유서 같은 메모를 남긴 채 집을 나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의 한 공원에 주차된 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갑작스러운 그의 죽음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눈길을 끌었다. <기생충>으로 글로벌스타로 도약하고, <나의 아저씨> <끝까지 간다> 등 K-컬쳐팬들에게 꽤 인지도 있는 작품에 출연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외신에선 이선균의 죽음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BBC

영국 국영방송 BBC는 아시아 지역 뉴스 중요 뉴스에 이선균의 소식을 보도했다. 제목은 ‘<기생충> 배우 이선균(48)이 사망한 채 발견’으로, 주요 헤드라인은 ‘대한민국의 배우는 불법 마약 복용 혐의로 10월부터 수사선상에 올랐다’로 요약했다. 기존 수사 관련해서는 “술집 여주인과 마약을 복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면서도 “술집주인은 그가 자신의 집에서 여러 차례 마약을 복용했다고 진술, 그는 이를 부인하고 변호사를 통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또한 “보고서에는 그의 약물 검사가 음성, 혹은 결론지을 수 없음으로 나왔다”고 적었다. BBC 기사는 국가 기간 뉴스통신사 연합뉴스의 기사를 토대로 그가 받은 수사 경과와 사망 소식에 팬들이 남긴 반응 등을 모았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한국에서는 연예인들에게 높은 수준의 예의범절이 요구된다”(In South Korea, celebrities are held to high standards of propriety)고 적은 부분. 실제로 이선균 사망 소식 후 외국 배우들의 사건사고에 빗대며 한국사회의 연예인에게만 과하게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지적하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한국은 마리화나를 포함해 마약범죄를 심각하게 간주한다”며 현 정부가 마약 범죄를 강력 대응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AP통신

미국의 뉴스통신사 AP통신은 아시아 지역 뉴스 항목 최상단에 이 소식을 걸었다. ‘오스카 수상작 <기생충> 한국 배우 이선균 사망한 채로 발견’이란 제목으로 “마약 복용 혐의로 몇 주간 극심한 경찰 수사를 받던”이라고 서두를 뗐다. 가장 빠르게 보도한 기사인지, AP통신 기사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 경찰이 자세한 내용을 밝히기 않았다”며 “자국 언론들은 그가 메모를 남기고 집을 떠났고, 가족들이 경찰에 신고했다고 보도”했음을 덧붙였다. 사건 개요에 대한 요약 중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의 마약 복용 혐의뿐만 아니라 사생활 관련해 광대한 타블로이드, 확인되지 않은 온라인 루머가 촉발되었다”고 언급했다. 이후 경찰이 이선균의 마약 복용 관련 수사는 종료하고, 이선균이 생전 고소한 두 사람(이선균을 협박해 금액을 탈취한)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발표한 후속 조치까지 설명했다. AP통신은 “한국은 마약방지법을 엄격하게 세운 나라”라면서도 “최근 몇 년간 마약 관련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고 수치까지 인용해 설명했다. 또한 “한국은 선진국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라며 “전문가들은 연예인 자살 중 다수가 악의적이고 모욕적인 온라인 댓글과 사이버불링이 원인이라고 말한다”고 언급했다.
CNN

미국의 대표 뉴스 채널 CNN도 이선균 사망 소식을 보도했다. ‘<기생충> 배우 이선균이 마약 수사 중 사망한 채 발견’이란 제목의 기사는 연합뉴스의 사진을 인용해 수사현장까지 전했다. CNN의 기사는 “추측이나 추측을 근거로 한 허위사실 유포를 자제해달라”, “장례는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를 예정” 등 사망 소식 후 이선균의 소속사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내용을 담았다. 마찬가지로 CNN도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마약 관련 법률”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런 마약법으로 과거 한국 연예인들은 스캔들로 계약이 취소되고 영화 개봉이 연기되는 등 스타덤에서 물러나”기도 했단 점을 설명했다.
알 자지라
아랍 문화권의 대표 방송국 알 자지라 또한 이번 소식을 보도했다. 다만 다른 기사들과 달리 현지인의 직접 보도나 통신사의 기사 인용이 아닌 현지특파원의 발언을 인용했다는 점이 다소 남다르다. 특파원은 “이선균은 주말 간 약 19시간 동안 경찰의 강도 높은 심문을 받았다” “한국에서 심각한 범죄인 마약 사용 혐의를 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그의 사망 소식이 보도되자 애도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NHK

옆 나라 일본의 최대 방송국 NHK에서도 해당 소식은 화제를 모았다. 24시간 가장 많이 읽힌 뉴스 랭킹에서도 1위에 오르는 등, 배우 이선균이 국내외로 쌓은 인지도를 실감케 했다. 다른 기사들에 비하면 내용 자체는 담백한 편. 그의 사망 경위와 그간 있었던 조사 과정 정도만 간략하게 전달했다. 다만 “약물인지 몰랐다”는 것이 이선균의 마지막 입장이었음을 기사 말미에 명시해 그의 마약 복용이 ‘혐의’일 뿐이란 사실을 명백하게 밝혔다.
북미 연예매체들

북미 유명 연예매체들도 이선균의 사망 소식을 많이 다뤘다. 대부분 비슷한 내용을 보도했으나, 강조한 부분이 조금씩 다르다. 버라이어티는 “한국영화계의 무척 친숙한 얼굴”이라고 요약하며 “올해 칸영화제에서 <탈출: PROJECT SILENCE>와 <잠>에 출연했다”고 그의 올해 행적에 대해서도 기술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그가 출연한 영화, 드라마 등을 전반적으로 나열해 <기생충>으로 얼굴은 알아도 그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또 할리우드 리포터는 해당 기사에 “K팝 가수 지드래곤 또한 이번 단속에 휘말렸던 사람 중 한 명이나, 어떤 잘못도 하지 않은 것이 밝혀졌다”고 적었다. 콜라이더는 장문의 기사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을 굵은 폰트로 표기했는데, “한 번도 (약물)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이선균이 협박을 신고하면서) 사건과 관련해 두 사람이 체포되었다”는 문장이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1388', '다 들어줄 개' 채널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