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심은 장르도 초월합니다. 공포, 호러 극혐하는 에디터인지라 처음엔 그저 순전히 스티븐 연의 단독 주연작이란 것만 믿고 큰 기대 없이 이 영화를 선택했는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생각보다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국내 극장 개봉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는데요. 극장 개봉을 소취해보며(ㅠㅠ),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를 소개합니다.


메이헴
Mayhem, 2017, 미국
감독 조 린치 출연 스티븐 연, 사마라 위빙

또! 바이러스 영화로 돌아온 스티븐 연
미국 좀비드라마 <워킹 데드> 글렌 역으로 할리우드에서 점차 입지를 굳히고 있는 배우 스티븐 연. 그는 최근 국내 예능 출연에 이창동 감독의 신작 <버닝> 캐스팅까지 확정지으며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번 부산영화제에서는 그의 첫 단독 주연작 <메이헴>을 미리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좀비 바이러스 드라마 <워킹데드>에 이어 이번에도 바이러스 영화입니다. 스티븐 연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캐릭터를 연기했는데요. 이 바이러스는 감염되면 충동을 억제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나 주인공들은 바이러스에 맞서 싸우거나 치료하지 않고 오히려 바이러스의 힘을 빌려 분노의 대상에게 통쾌한 한 방을 먹입니다. 바이러스를 역발상으로 접근해 활용한 점이 독특합니다.


직장인이라면 대리만족할 분노 액션
온갖 부패하고 더러운 일을 맡아 하는 법률 사무소에 출근하는 것도 짜증나는 일인데, 변호사 데릭(스티븐 연)은 억울하게 해고당합니다. 짐을 정리하고 나오는 도중, 데릭에게 잠복된 바이러스가 발동해 폭력적으로 변합니다. 여기서 잠깐! 이 법률회사는 감염자의 살인 혐의를 무죄로 밝힌 회사이기도 한데요. 그 말인즉슨 감염되었을 때의 폭력은 죄가 될 수 없다는 걸 증명하는 데 일조한 셈이죠. 그런데 이 회사에 바이러스가 퍼지게 된 것입니다. 직원들은 회사에 갇혀 격리되는데요. 그동안 과다한 업무 스트레스와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참아왔던 직원들은 충동을 억제할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대폭발합니다. 데릭은 빌딩 층층이 올라갈수록 높은 자리에 앉아있는 부패한 분들에게 일갈하기 위해 한 층 한 층 올라가며 분노 액션을 펼치는데요. 가슴에 사표 한 장 품고 사는 직장인이라면 대리 쾌감을 느낄 액션 영화입니다.


마고 로비 닮은 꼴!? 신예 사마라 위빙은 누구?
영화에서 데릭의 조력자이자,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여주인공 캐릭터가 눈에 띄었는데요. 캐릭터의 성격이나 모습이 마고 로비를 떠올리게 합니다. 뒤끝 없이 파워풀하고 개성 강한 캐릭터를 소화한 이 배우는 사마라 위빙이었는데요. 이름과 얼굴에서 누군가 떠오르지 않나요? 알고 보니 그는 휴고 위빙의 조카였습니다. <몬스터트럭>, <더 베이비시터> 등에서 조연으로 출연했지만,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배우죠.


86분의 짧은 러닝타임인데도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기까지 약간 시간이 걸린다 싶었는데, 뒤로 갈수록 빠른 호흡과 편집으로 쾌감과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가자 환호성을 지르는 관객들도 있었죠. 개연성을 따지자면, 이것저것 따질 것도 물론 많지만, 조 린치 감독은 이런 것쯤은 그냥 무시하고, 순간의 카타르시스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이에 집중합니다. 뒤도 안 돌아보고 앞만 보고 달리는 딱 영화 속 주인공들 같은 영화죠. 피가 낭자한 영화에 약한 에디터에겐 견딜 만한 수위였는데, 이 장르를 즐기는 관객에겐 약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상영 시간표>

10/16 10: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4관
10/18 20: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9관
10/20 23:59 영화의 전당 하늘연 극장
메이헴

감독 조 린치

출연 스티븐 연, 사마라 위빙

개봉 2017 미국

상세보기

씨네플레이 에디터 조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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