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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바오 보내고 판다 갈증 생겼다면?

성찬얼기자
푸바오는 중국으로 돌아갔다 (사진 출처=에버랜드 공식 SNS)
푸바오는 중국으로 돌아갔다 (사진 출처=에버랜드 공식 SNS)


​4월은 잔인한 달이라더니, 4월 초부터 이별을 맞이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푸바오의 팬들이다. 에버랜드의 슈퍼스타 푸바오는 4월 3일 자로 한국을 떠나 중국으로 돌아갔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푸바오의 빈 자리는 적잖게 쓸쓸한데 그런 사람들을 위해 오랜만에 돌아오는 판다와 기존에 인기를 모았던 판다들을 모아봤다.


<쿵푸팬더4>

〈쿵푸팬더4〉
〈쿵푸팬더4〉

 

정말 무슨 운명처럼, 판다의 빈자리를 판다가 채우게 됐다. 4월 10일 개봉하는 <쿵푸팬더4>는 용의 전사 포의 네 번째 이야기다. 2016년 <쿵푸팬더3> 이후 7년 만에 돌아온 포에겐 새로운 적수 카멜레온이 나타나고, '젠'이란 새로운 동료와 함께 그를 맞아야만 한다. 미국에선 약 한 달 전에 개봉해 현재 1억 5천만 달러를 넘어서 흥행 순풍을 타고 있다.

오랜만에 돌아온 시리즈답게 원년 멤버들이 함께 한다. 포 그 자체인 잭 블랙은 이번에도 열연을 펼치며 <쿵푸팬더> 시리즈의 활력을 맡았고 마스터 시푸 역 더스틴 호프만, 포의 아빠 핑 역 제임스 홍, 타이렁 역 이안 맥쉐인도 함께 한다. 새로운 빌런 카멜레온은 카리스마라면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은 비올라 데이비스가, 포와 함께 동행하며 점차 찰떡 호흡을 보여주는 젠은 아콰피나가 연기한다. 한국에서 적잖게 흥행한 시리즈, 그것도 애니메이션 시리즈 중엔 단연 톱급 시리즈인데 이번 영화도 흥행할 수 있을지 그 추이가 궁금하다.

〈쿵푸팬더〉 시절 포
〈쿵푸팬더〉 시절 포

<위 베어 베어스: 곰 브라더스>

〈위 베어 베어스: 곰 브라더스〉 판다
〈위 베어 베어스: 곰 브라더스〉 판다

포를 제외하고 근래 가장 핫햇던 판다 캐릭터라면 <위 베어 베어스: 곰 브라더스>의 판다가 아닐까 싶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방송한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이후 극장판과 스핀오프 시리즈도 나올 만큼 인기를 끌었다. 제목처럼 곰들이 주인공인데 그리즐리(회색곰), 판다(판다), 아이스 베어(북극곰) 삼형제의 삼삼하고도 따듯한 일상을 다룬다. 제목은 몰라도 캐릭터를 보면 '아!' 할 만큼 한국에서도 많은 인기를 모았다.

너무 활기차서 사방팔방 사고 치는 그리즐리와 과하게 과묵하고 무뚝뚝한 아이스 베어 사이에서 걱정 많고 소심하고 내성적인 편이다. 곰이란 모습과 다르게 의외로 허약한 편이어서 시리즈 내내 고생하는 모습이 다른 형제들에 비해 많다. 소심한 성격에 늘 온라인 활동을 들여다보는 모습이 어떻게 보면 가장 현대인에 가까운 모습. 

스마트폰과 온라인을 좋아하는 이 모습은... 나?!
스마트폰과 온라인을 좋아하는 이 모습은... 나?!

참고로 이 애니메이션은 작중 한국말, 한국문화, 한국 아이돌이 그려지는 등 국내에서 꽤 화제를 모았다. 곰 삼형제가 클로이 박의 엄마를 만났을 때 허둥거리며 '안냥하쎄요'라고 인사하는 부분이 유명하다. 그 외에도 한국식 찜질방 에피소드도 있는데, 판다는 빈자리 많은데 옆에 앉은 할아버지를 경계하는 젊은이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극장판 개봉 당시 내한(?)도 했다.
극장판 개봉 당시 내한(?)도 했다.

<팬더 대소동>

푸바오 열풍이 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실제 판다를 이렇게 손쉽게 만날 수 있는 현실이 마련됐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래도 반려동물도 아니고 '중국'이란 특정 지역을 대표하는 동물이라서 이전까지는 흔히 볼 수 없고 대부분 만화 캐릭터로나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의외로 할리우드에선 이미 판다를 소재로 삼은 실사영화가 1995년에 나온 바 있다. <팬더 대소동>(The Amazing Panda Adventure)는 판다를 연구하는 아버지를 따라 중국에 온 소년 라이언이 어미와 떨어진 아기 판다를 찾아내 보호구역으로 데리고 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팬더 대소동〉
〈팬더 대소동〉

 

​중국의 대표 동물 판다를 다루다보니 영화는 미국에서 제작했지만 배경은 중국이다. 이야기 구조는 생각한 것처럼 동물과 인간의 교감, 아들과 아버지의 사랑 등을 담은 적당한 감동 스토리. 그럼에도 이 영화의 가치라면 단연 판다다. "우리의 장점은 판다다"라고 외치는 것처럼 카메라는 열심히 판다의 모습을 담는다. 심지어 예고편에서도 영화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대신 귀여운 판다의 모습을 뜬금없이 넣었으니 제작진은 영화의 장점을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 의외의 킬포인트라면 <아바타> 시리즈의 악역 쿼리치 대령을 연기한 스티븐 랭이 영화에서 부성애 넘치는 아버지로 출연한다는 것.

〈팬더 대소동〉 스티븐 랭
〈팬더 대소동〉 스티븐 랭

 

〈팬더 대소동〉
〈팬더 대소동〉

다만 보는 사람에 따라 이 영화가 불편하게 느껴질 구석이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대왕판다는 티베트의 고산 지역에서 서식하는데, 그래서 영화에 티베트 마을이 그려진다. 다만 티베트는 중국에서 가장 강력하게 독립을 열망하는 지역인데, 영화에선 그냥 중국 지역 정도로만 묘사하고 있다. 

 

〈팬더 대소동〉
〈팬더 대소동〉

<판다모니엄>

영어문화권에 꽤 재밌는 말장난이 있다. '대혼란'을 뜻하는 판데모니엄(Pandemonium)에 '판다'를 넣어 '판다모니엄'(Pandamonium)이라고 만드는 것. 이걸 제목 삼아 판다가 '깽판치는' 이야기나 공포의 대상으로 등장하는 이야기를 펼치는 작품도 꽤 있다.

1982년 애니메이션 〈판다모니엄〉
1982년 애니메이션 〈판다모니엄〉
1982년 애니메이션 〈판다모니엄〉
1982년 애니메이션 〈판다모니엄〉

 

그 말장난의 대표라면 1982년 방영한 애니메이션 <판다모니엄>이 있다. 힘의 피라미드가 조각나 전 세계에 흩뿌려지고, 이 힘의 피라미드를 찾아 강력한 힘을 얻으려는 외계인과 이를 저지하려는 판다 세 친구(와 두 인간)의 대립을 그렸다. 총 13화까지 방영됐는데, 인기가 없었는지 이야기를 완결 짓지 못하고 방영 종료됐다고 한다.

이외에도 2008년 동명의 다큐멘터리와 2020년 공포영화가 있다. 전자는 그래도 전형적인 자연 다큐멘터리인데 후자는 아주 괴상한 B급영화이다. 파티를 벌이는 와중에 판다 살인마가 등장해 난장판이 되는 내용이다. 물론 여기서 판다 살인마는 실제 판다가 아니고, 판다 탈을 쓴 연쇄살인마로 그 탈 디자인부터가 무척… 괴작스럽다. IMDb 평점 3.2에 빛나는 '역대급' 영화이니 도전하실 분들은 도전해보시라. 이거 보면 한동안 판다 생각이 안날지도.

 

2020년 공포영화 〈판다모니엄〉
2020년 공포영화 〈판다모니엄〉
가면이 판다가 맞긴 한가 싶다.
가면이 판다가 맞긴 한가 싶다.

<진바오의 모험>

 

〈진바오의 모험〉
〈진바오의 모험〉

 

판다 하면 당연히 중국이 떠오르는데, 정작 중국 작품 중 판다를 잘 활용한 것이 있나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이 없다. 오히려 '악명'이 높아서 떠오르는 것이 있는데 애니메이션 <진바오의 모험>(국내 개봉 당시 <쿵후팬더: 영웅의 탄생>)이다. 한국 개봉명에서 보이듯, <쿵푸팬더>의 인기를 편승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보이는데, 성룡이 주인공을 맡았다는 것이 반전이라면 반전. 2013년 애니메이션임을 감안해도 그래픽이 형편없어서, 속아서 본 사람이 아니면 본 사람이 거의 없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