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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JIFF] 2024 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 12선

씨네플레이

독립예술영화 축제인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가 다음 달 1일 개막한다. 영화제에서는 43개국 232편(장편 162편, 단편 70편)이 공식 상영되고,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만 82편에 달한다. 영화제 개폐막식 예매가 17일 오후 2시부터, 일반 상영작 예매는 19일 오전 11시부터 시작된다. 무엇을 볼지 막막하다면 아래 리스트에서 출발해 보자. 프로그래머와 평론가 추천 등을 토대로 주요 작품을 추렸다.

 

개막작

<새벽의 모든> All the Long Nights

미야케 쇼 / 일본 / 2024 / 119min / Korean Premiere

영화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2022)의 바랜 듯 차분한 색감과 고요함을 좋아한다면 영화제의 개막작은 반드시 챙겨 보자. 일본 작가 세오 마이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새벽의 모든>은 세계 영화계가 주목하는 작가 중 하나인 일본 미야케 쇼 감독의 신작으로 영화제에서 국내 첫 공개된다. 대학을 갓 졸업하고 일을 시작한 후지사와는 PMS(월경전증후군)로 인해 직장을 그만두고, 구리타 과학이라는 작은 회사에 입사한다. 짜증을 억제할 수 없던 후지사와는 어느 날, 동료 야마조에의 작은 행동을 계기로 분노를 폭발시킨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 또한 공황 장애를 앓고 있는 상황. 동병상련을 느낀 야마조에와 후지사와는 서로 도우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한다. 16mm 필름으로 촬영된 영화는 빛의 흐름을 지극히 섬세하게 묘사하는 등 미야케 쇼 감독의 시그니처라 할만한 아날로그적 요소들이 넘쳐난다. 미야케 감독은 2019년 영화제를 방문한 데 이어 이 영화로 다시 한번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한국경쟁 부문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여성 감독의 약진과 여성 서사를 담은 작품이 눈에 띈다. 심사를 담당한 문석 프로그래머는 그동안 "‘여성 영화’는 여성의 소외나 사회적 피해를 표면적으로 드러내는 경우가 많았던 데 비해 올해는 일상적인 삶 속 여성이라는 존재를 통해 이야기를 전하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전하며 "어쩌면 이는 미투 사태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난 여성 영화가 새로운 진화를 시도하는 움직임일지도 모른다"라 평했다.

특히 한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영아 유기 사건을 통해 자매의 관계를 들여다보는 〈언니 유정〉(감독 정해일)과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임신에 집착하는 한 여성의 내면을 드러내는 〈통잠〉(감독 김솔해, 이도진)이 이러한 경향을 잘 드러낸다. 다큐멘터리 〈양양〉(감독 양주연)은 자신의 가족사에서 사라진 고모의 존재를 찾아 나서는 여정을 통해 역사 속에서 지워져온 여성과 가족 안에서 늘 한쪽으로 밀려나 있었던 감독 자신의 존재에 대해 질문한다.

<언니 유정> Sister Yujeong / 정해일 / 한국 / 2024 / 102min / World Premiere

OVERVIEW ​종합병원 심장내과 간호사로 야간근무를 하던 유정은 서먹하게 지내던 고3 동생 기정이 영아유기 사건의 당사자로 자수해서 경찰에 구속됐다는 소식을 듣는다. 유정은 그제야 어떻게든 동생을 구해내려 발버둥 친다.

​<통잠> Deprivation / 김솔해, 이도진 / 한국 / 2024 / 85min / World Premiere

OVERVIEW ​지연과 도진 부부는 수년간의 시험관 시술 끝에 지쳤다. 그전의 삶은 어땠는지 이제 기억도 나지 않는다. 만나지도 못한 아이와 이별의 고통을 계속 겪고 있다. 도진은 지연의 몸 상태를 걱정하며 이제 그만했으면 하는 눈치이지만, 지연은 포기가 되질 않는다.

<양양> Deprivation / 김솔해, 이도진 / 한국 / 2024 / 85min / World Premiere

OVERVIEW ​어느 밤, 주연은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고모처럼 되지 말라”는 술 취한 아버지의 전화였다. 그날 주연은 40년 전 자살한 고모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게 된다. 가족의 수치스러운 비밀이 된 고모의 흔적을 감독은 추적한다. 고모의 잃어버린 목소리는 역사 속에서 지워져 온 여성들을 목소리에 다름없다.

국제경쟁 부문

 

국제경쟁부문은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장편영화를 연출한 감독들의 작품 중 아시아 최초로 상영되는 작품을 대상으로 10편이 선정됐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겪으며 제작 환경의 한계를 창작자만의 영상 언어로 극복한 작품들이 많은 것이 특징. 우크라이나 영화 <팔리시아다>(필립 소트니첸 감독)와 <양심수 무스타파>(이반 팀첸코 감독)가 특히 눈에 띈다. 우크라이나가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지 5년이 지난 1996년을 배경으로 한 <팔리시아다>는 친구 사이인 형사와 정신과 의사가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통해 국가의 야만성을 드러내고, 1980년 크림반도의 타타르족 인권운동가인 정치범의 실화를 그린 <양심수 무스타파>는 현재진행형인 러시아의 만행을 떠올리게 한다.

<팔리시아다> La Palisiada / 필립 소트니첸코 / 우크라이나 / 2023 / 101min / Asian Premiere

OVERVIEW ​1996년 우크라이나. 사형제 폐지 5개월 전, 친구 사이인 형사와 법의학 정신과 의사는 한 동료의 살인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그들은 무의식적으로 그들의 자녀들이, 부모가 잃어버린 희망의 열매를 거두며 살아갈 미래를 만들어 간다.

<양심수 무스타파> Oxygen Station / 이반 팀첸코 / 우크라이나, 체코, 슬로바키아, 스웨덴 / 2023 / 107min / Asian Premiere

OVERVIEW 1980년 소련. 크림반도의 타타르족 인권 운동가이자 정치범인 무스타파 제밀레프는 시베리아의 지랸카 정착촌으로 추방되어 산소통 공장에서 일하게 된다. 이런 무스타파에게 세 사람이 다가온다. 검사 샬란딘은 그를 국가의 적으로 여기고 제거하기 위해 지랸카로 길을 떠나고, 마침 그곳에서 기자 한 명이 살해당하자 KGB는 무스타파에게 누명을 씌우려고 한다. 한편 타타르 여성 사피나르 역시 그들의 영웅인 무스타파를 만나기 위해 먼 길을 떠난다.

프로그래머 3인의 추천작!

지난 1년간 전 세계 영화제를 돌면서 전주국제영화제 초청작을 추린 문석, 문성경, 전진수 프로그래머 또한 다양한 작품을 추천했다. 추천작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영화 형식에 대한 관습과 방식의 틀을 깨며 베를린영화제 은곰상 감독상을 수상한 영화 <페페>(넬슨 카를로드로스 산토스 아리아스 감독)와 2024년 칸 영화제 개막작을 만든 퀭탱 뒤피유 감독의 전작 <야닉>(퀭탱 뒤피유 감독). 나이, 인종, 성별을 축으로 인생의 가치와 자아 발견에 대한 영감을 주는 <할머니 DJ 비카!>, <시리아 수영선수 사라>, <코파 1971>, 동성 커플의 갈등이 한국 사회의 구조 안에서 발현되는 과정을 담아 소수자를 대하는 우리의 민낯을 가감 없이 드러낸 <럭키, 아파트>도 주목하자.

<페페> Pepe / 넬슨 카를로스 데 로스 산토스 아리아스 / 나미비아, 프랑스, 독일, 도미니카 공화국 / 2024 / 123min / Korean Premiere

OVERVIEW 마약왕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던 파블로 에스코바르는 어느 날 개인 동물원을 가지고 싶다는 꿈을 가진다. 그렇게 전 세계의 가장 이국적인 동물들이 고향을 떠나 콜롬비아 정글 깊숙한 곳으로 옮겨진다. 마약 밀매 제국이 몰락한 후, 동물들은 버려졌다. 감독은 이 실화를 바탕으로 그곳에서 살아남은 하마 페페가 관객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는 상상을 하고, 페페의 과거와 투쟁, 슬픔과 향수에 대해 들려준다.

<야닉> Yannick / 퀭탱 뒤피유 / 프랑스 / 2023 / 123min / Korean Premiere

OVERVIEW 지루한 코미디 연극의 상연 도중, 연극에 불만을 품은 야닉은 갑자기 일어나 연극을 중단하고 훼방을 놓기 시작한다. 그러나 공감 못 하는 공연에 대한 화풀이가 이 영화의 목적은 아니다. 오히려 개인화되고 사람 간의 직접적인 접점이 사라져가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하나의 목소리를 드러낸다. 실상은 고립된 개인이지만 인터넷으로는 어디든 연결되고 무엇이든 구할 수 있어 보이는, 부조리한 세상이 되어가는 것을 소통되지 않는 연극에 비유한다.

<할머니 DJ 비카!> Vika! / 아그네즈카 즈비에프카 / 폴란드 / 2023 / 74min / Asian Premiere

OVERVIEW 카리스마 넘치는 84살의 비카는 DJ이자 바르샤바 클럽 씬의 진정한 스타다. 세월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나이는 그저 숫자일 뿐이라고 말하는 비카. 모두에게 삶을 충만하게 사는 법을 보여준다.

<시리아 수영선수 사라> Long Distance Swimmer - Sara Mardini / 찰리 펠드만 / 독일 / 2023 / Asian Premiere

OVERVIEW 시리아 출신 수영 챔피언 사라 마르디니는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난민이며 인도주의자였으나 지금은 범죄의 주모자로 지목받고 있다. 동생이 올림픽 수영 선수로 출전하는 동안, 그녀는 25년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는 재판을 기다린다.

<코파 1971> Copa 71 / 레이첼 램지, 제임스 얼스킨/ 프랑스 / 2023 / Asian Premiere

OVERVIEW 멕시코는 1970년 월드컵의 성공 이후 여자 월드컵을 개최하고자 했지만 FIFA와 각국의 축구협회는 여자축구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1971년 비공식적으로 멕시코에서 열린 최초의 국제 여자축구대회 이야기로, 역사에서 철저히 잊힌 비운의 대회였지만 월드컵에 참가한 선구자들이 모여 50년간 공개되지 않았던 기록을 바탕으로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럭키, 아파트> Lucky, Apartment / 강유가람 / 한국 / 2024 / World Premiere

OVERVIEW 안정된 주거 환경을 꿈꾸던 레즈비언 커플 선우와 희서는 영혼까지 끌어모아 작은 아파트를 마련한다. 하지만 선우가 불황으로 일자리를 잃고 다리까지 다치게 되면서 전적으로 희서가 대출금과 이자를 떠안게 되자, 둘 사이는 삐걱대기 시작한다. 집에서 쉬게 된 선우는 일자리를 찾지만 쉽지 않고, 설상가상으로 아랫집에서 올라오는 악취로 두 사람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