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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코난: 100만 달러의 펜타그램〉 등 7월 셋째 주 개봉작 전문가 별점

씨네플레이

 


 

미래의 범죄들

감독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출연 크리스틴 스튜어트, 레아 세이두, 비고 모텐슨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크로넨버그의 귀환

★★★

그로테스크한 신체 미학의 거장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미래의 범죄들>은, 그가 처음 단편을 만들던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지속적으로 추구했던 영화적 테마들을 환기시킨다. <열외인간>(1977) <비디오드롬>(1983) <플라이>(1986) <데드 링거>(1988) <네이키드 런치>(1991) <크래쉬>(1996) <엑시스텐즈>(1999) 등에서 알 수 있듯, 그의 영화에선 육체와 이질적인 것이 결합하고, 신체 내부를 탐구하며, 기괴한 크리처가 등장한다. <미래의 범죄들>은 크로넨버그가 오랜만에 ‘초심’으로 돌아온 작품으로, 잔혹한 신체 퍼포먼스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몸이 다다를지도 모르는 미래를 음울한 비전으로 보여준다. 끈적끈적한 느낌의 점액질 하드고어.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인간 내면을 들추는 적나라한 방식 

★★★☆

8년 만에 돌아온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이 모처럼 전문 장르인 바디 호러 SF를 선보인다. 1970년대 초기작과 1990년대 대표작들의 연장선에 놓인 신작은 과학과 기술, 인간의 융합을 여전히 탐구하면서 인간의 욕망과 섹슈얼리티에 대한 전복적 상상력을 또 한 번 ‘풀가동’한다. 기괴하고 적나라한 이미지가 주는 충격이 적잖다. 예술에 대한 비판적 고찰과 인류의 생존 문제 등 작품에 숨겨진 함의들을 찾다 보면 불완전한 인간에 대한 연민을 가질 수밖에 없다. 자조적인 웃음과 함께. 감독의 페르소나 비고 모텐슨, 레아 세이두와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예리한 연기가 좋은 의미에서 신경을 곤두서게 만든다. 

 


명탐정 코난: 100만 달러의 펜타그램

감독 나가오카 치카

목소리출연 타카야마 미나미, 야마구치 캇페이, 호리카와 료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보물 같은 캐릭터들의 대활약

★★★☆

27번째 극장판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 극장판은 갈수록 높은 완성도와 박진감 넘치는 재미를 선사한다. 이번 극장판을 기대하게 만든 괴도 키드뿐 아니라 ‘서쪽의 명탐정’ 핫토리 헤이지, 명탐정 코난의 원팀 플레이가 빛난다. 새로운 캐릭터 후쿠시로 히지리와 극장판에 처음 등장한 오키타 소시 등 매력 넘치는 캐릭터들이 펼치는 액션 플레이도 흥미를 자아낸다. 홋카이도 하코다테를 배경으로 한 추리, 코난 세계관을 뒤흔드는 엄청난 비밀이 담긴 쿠키 영상까지 러닝타임이 깨알 같은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바통은 넘겨졌다

감독 마에다 테츠

출연 나가노 메이, 이시하라 사토미, 다나카 케이

 

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두 명의 엄마, 세 명의 아버지

★★★

주인공 유코의 어린 시절부터 결혼 시기까지 다룬 성장의 이야기이자, 그의 곁에 있었던 새엄마 리카를 비롯해 세 명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소박한 가족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스케일이 큰 에픽 스타일의 서사다. 전반부엔 조금 지지부진한 느낌이 있지만, 중반부에 두 개의 스토리 라인이 하나가 되면서 이야기는 탄력을 받기 시작하고, 결말부에 가면 신파적 감동으로 이어진다. 배우들의 다양한 매력이 영화의 리듬을 조율한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사랑과 돌봄의 이어달리기

★★★

사랑과 이해로 가득 찬 이어달리기. 여기서 바통이란, ‘돌봄의 바통’을 의미한다. 피가 섞이거나 섞이지 않은 세 명의 아빠와 두 명의 엄마가 흡사 릴레이 계주 선수들처럼 바통을 이어받아 딸 유코가 구김 없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돌본다. ‘모’난 구석 하나 없는 캐릭터들의 인류애적인 선택이 비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면이 있지만, 무해함을 영화의 개성으로 밀고 나가기에 큰 이물감 없이 받아들이게 된다. 최종 바통이 결혼이라는 결승선을 향한다는 설정은 시대에 뒤떨어진 감이 없지 않다. 세오 마이코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가족은 만들어진다 

★★★

혈연을 넘은 가족 이야기. 엄마가 두 명, 아빠가 세 명인 주인공 유코의 가족관계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한다. 내 의지로 가족을 선택할 수 있을까, 서로에게 사랑과 신뢰만 있다면 진짜 가족이라 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에 유코와 유코의 부모라는 바통을 이어받은 인물들이 본보기를 보여 준다. 주연배우 나가노 메이의 한층 깊어진 감성과 연기가 잔잔한 감동을 일으킨다. 

 


사일런트 나잇

감독 오우삼

출연 조엘 킨나만, 스콧 메스쿠디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분위기만 잡고 액션은 질척

★★☆

오우삼 감독의 할리우드 액션 스릴러. 갱단에게 어린 아들과 목소리를 잃은 남자의 핏빛 복수극으로 범죄 액션 장르에 강한 배우 조엘 킨나만이 고독한 사투를 벌인다. 영화는 시작부터 충격 효과를 주고 대사가 없는 과감함을 시도한다. 초반엔 몰입 효과를 주지만 이렇다 할 새로움을 찾아볼 수 없다. 액션 속도가 더디고 카체이싱, 총격전 등 오우삼표 액션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악당 서사를 포함해 이야기의 빈곤함을 메우지 못하고 엉뚱한 연출을 남발하는 후반부는 안타까울 정도다. 

 


비포 선라이즈 (재개봉)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

출연 에단 호크, 줄리 델피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낭만, 낭만, 그리고 또 낭만!

★★★★☆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여행의 ‘낭만’과 낯선 곳에서 만난 남녀의 ‘끌림’은 <비포 선라이즈>보다 더 충만하게 구현해 낸 작품은 아직 만나지 못했다. 18년간 이어진 ‘비포’ 시리즈 전설의 시작. 결말을 알고 봐도 사랑에 빠지게 되는 귀한 멜로. ‘비포’ 시리즈를 본다는 건, 그 시리즈를 볼 당시의 나를 만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니 영화를 다시 보며 떠오르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또한 낭만이고 행복일 것이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최고의 청춘 로맨스 영화가 움트는 순간

★★★★☆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가치가 더해지는 멜로 영화. 그러니 별점을 더할 수밖에 없다. 여행의 낭만성을 돋우는 오프닝부터 하룻밤 로맨스의 여운을 담은 엔딩까지 잊지 못할 명장면들로 가득 차 있다.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가 주고받는 대화의 충만함과 무게감, 아슬아슬하고 아찔한 감정 줄타기가 사랑에 빠지는 그 순간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18년에 걸친 ‘비포’ 3부작의 출발점이 된 영화, 전설이 된 멜로 영화의 시작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굿바이 크루얼 월드

감독 오모리 타츠시

출연 니시지마 히데토시, 사이토 타쿠미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승자도 패자도 없는 범죄 세계의 불한당들 

★★★

야쿠자의 돈을 훔친 강도단과 야쿠자를 돕기 위해 강도단을 쫓는 형사,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꿈틀대는 인간 군상이 등장하는 범죄 스릴러. 하이스트 장르에 속하지만, 장르의 쾌감보다는 잘못된 선택을 한 캐릭터들이 욕망과 충동에 휘말려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을 그리는 데 집중한다. 폭력과 유혈, 음모와 배신으로 얼룩진 잔혹한 세계에선 조금이라도 타인에게 마음을 연 사람이 패자다. 니시지마 히데토시를 비롯해 사이토 타쿠미, 미야자와 히오, 타마시로 티나 등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극한의 연기로 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