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이트의 라스트 세션
감독 맷 브라운
출연 안소니 홉킨스, 매튜 구드, 리브 리사 프라이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인생을 통찰하는 지성들의 대화
★★★
미국 극작가 마크 세인트 저메인의 동명 원작을 영화로 옮긴 작품.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와 작가 C. S. 루이스의 대화극이 중심이다. 삶과 죽음, 사랑, 성(性), 종교 등 인생의 질문들을 놓고 벌이는 무신론자와 유신론자의 논쟁을 경청하는 즐거움을 준다. 프로이트의 막내딸인 안나 프로이트가 주요 인물로 등장하고, 회상 장면들이 두 주인공의 가치관을 이해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평이한 흐름에도 안소니 홉킨스와 매튜 구드의 연기가 고고히 빛난다.
양지뜸
감독 김상패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소성리 사람들
★★★☆
김상패 감독이 3년 동안 경북 성주의 소성리에 머물면서 만든 다큐멘터리다. 2017년 이곳에 갑자기 사드(THAAD)가 배치되면서 ‘소성리’라는 지명을 알게 되었지만, 그곳에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는 정작 알지 못한다. <양지뜸>은 투쟁의 기록 이전에, 이곳 사람들의 삶과 일상과 사연을 밀착된 카메라로 담아내고 그들이 이룬 공동체가 ‘싸드’라는 괴물에 맞서 어떻게 맞서 싸우는지 보여준다. 단순한 투쟁 다큐를 넘어, 한 지역의 생활 양식과 문화를 보여주는 작품. 극적 구성보다는 ‘이미지’에 더 무게를 두었다. 소성리에 다시 평화가 찾아오길 기원한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아직 끝나지 않은 소성리의 날개짓
★★★
박문칠 감독의 <파란나비효과>(2017), 박배일 감독의 <소성리>(2018)에 이어 소성리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 주민들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2017년 사드 배치 이후 3년을 다룬다. 귀촌한 소성리 주민이자 카메라를 든 연출자인 김상패 감독은 반대 투쟁 현장뿐 아니라, 주민들의 소소한 일상을 담아내는 데 신경을 썼다. 소성리라는 마을이 주민들에게 지니는 ‘공간적인 의미’와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성’을 통해 사드가 망가뜨린 것이 무엇인가를 더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마을의 사드 반대 집회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기록, 기억, 평화
★★★
경북 성주군 소성리 주민들의 사드 반대 투쟁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김상패 감독이 소성리 주민들과 3년간 생활하면서 외부 관찰자가 아닌 당사자 입장에서 주민들의 일상을 기록했다. 평범한 시골 마을 주민들의 생활이 공권력에 의해 어떻게 무너져 가는지, 평화로운 일상을 되찾기 위한 주민들의 싸움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카메라에 담았다. 관심에서 잊혀져 가는 사드 문제를 재조명하는 영화다.
극장판 블루 록 -에피소드 나기-
감독 이시카와 슌스케
목소리출연 시마자키 노부나가, 우치다 유우마, 오키츠 카즈유키, 우라 카즈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인기 캐릭터 내세운 극장판의 승부수
★★★☆
일본 스포츠 애니메이션의 인기를 이어가는 축구 애니메이션 시리즈 <블루 록>의 첫 극장판. 주인공 이사기 요이치가 아닌 주요 등장인물 나기 세이시로를 중심으로 한 외전 성격의 작품이다. 만사가 귀찮은 고등학생 나기가 파트너 레오를 만나면서 축구를 시작하고,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를 선발하는 ‘블루 록’ 프로젝트에서 각성하고 성장하는 이야기에 디테일을 더했다. 이사기의 ‘팀Z’와 만나기 전까지 ‘팀V’ 멤버인 나기와 레오의 활약상을 담은 것도 극장판만의 볼거리다.
희생 (재개봉)
감독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출연 얼랜드 조셉슨, 수잔 플리트우드, 앨런 에드월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타르코프스키의 시간은 영원하다
★★★★☆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마지막 영화. 1986년작으로 1995년 국내 개봉해 예술영화 붐을 일으켰다. 30년 만에 재개봉으로 만나는 예술영화의 위대한 유산은 여전히 영화를 보는 행위와 시간의 무게를 감내하기를 요한다. 이것이 기꺼운 희생이라면 관객은 구원받을 수 있을까. 기적 체험까지는 아니어도 예술이 주는 치유와 자극을 듬뿍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믿음과 희망이라는 단단한 뿌리가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라는 거목을 만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걸작 중의 걸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