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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리는 괜찮아야만 합니다. 그리고 괜찮을…, 겁니다” 〈그녀에게〉 이상철 감독+류승연 작가

씨네플레이
〈그녀에게〉 (사진 제공=영화로운형제)
〈그녀에게〉 포스터 (사진 제공=영화로운형제)

“겨우 영화 한 편이다. 겨우 영화 한 편이 뭐 얼마나 대단한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겠는가. 하지만 영화 <그녀에게>를 본 사람들만큼은 변했을 것이다. 그들이 다시 변화를 만들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세상이 변할 것이다. 더 나아질 것이다.”

- 영화제 관객평

2024년 가을. 원작을 영화화한 또 한 편의 영화가 관객을 만나고 있다. 위에 소개한 영화제에서 먼저 이 영화를 접한 관객의 평처럼, 아마도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변화할 것 같은 마음이 강하게 든다. 9월 11일 개봉한 <그녀에게>(감독 이상철) 이야기다. 원작 에세이는 류승연 작가가 2018년 출간한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2018)이다. 정치부 기자로 치열한 삶을 살던 중 김수환 추기경이 나오는 태몽을 꾸고 낳은 쌍둥이 중 아들이 발달장애 판정을 받은 엄마가 겪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10년의 세월이 녹아 있다.

 

​발달장애 아이를 다룬 영화지만, 영화는 철저히 비장애인 ‘엄마’(김재화)에게 포커싱했다. 이상철 감독의 영민한 선택이다. 또 원작에서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절정으로 치달아가는 엄마의 감정들을 스크린에서 담담한 장면으로 표현하며 감정 과잉을 피해가는 노련함도 보인다. 마치 엄마 그 자체인 듯, 싱크로율 100%를 충족한 김재화 배우의 연기는 이 영화에 설득력을 부과한다. 인생에 단 한 번, 영화 상영시간 105분 동안만 시간을 내서 영화를 봐달라고, 그러면 영화가 관객의 마음에 씨앗을 심고, 언젠가는 그 씨앗이 무럭무럭 자라 이 사회가 변화할 거라고 말하는 이상철 감독과 류승연 작가를 만났다.


〈그녀에게〉 (사진 제공=영화로운형제)
〈그녀에게〉 이상철 감독과 원작자 류승연 작가 (사진 제공=영화로운형제)

원작 출간 이후 영화로 만들어져 9월 11일 개봉했습니다. 소감 한 말씀씩 부탁드립니다.

이상철 감독 사실 매 순간 정말 이게 영화가 될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영화제에 갈 수 있을까, 개봉 지원을 받을 수 있을까 등등 늘 고비를 넘어온 작품이라 한 번도 안심한 적이 없어요. 그래서 개봉이 감개무량하죠. 마지막 허들 같다고 할까요? 영화에 출산 장면이 있는데, 지금이 그 순간 같습니다.

류승연 작가 저는 원작자에 불과하니 영화에 관여를 안 해서요. 당연히 잘 나올 줄 알았어요.(웃음) 개봉될 지도 알았고요. 100만 가자고 했더니 영화계 있는 분들이 깜짝 놀라더라고요. 영화판 사정을 모르는 비영화인의 순수함 정도로 저를 바라보셨고요. 영화가 잘 만들어져서 잘 나올 걸 알았기에 기분이 좋습니다.

완성된 영화에는 몇 점을 주시겠어요?

류승연 작가 100점 만점에 98점!

굉장히 후한대요?

류승연 작가 나름 2점 깎은 거예요.(웃음)

감독님은요?

이상철 감독 80점 정도요. 만든 사람은 자기 작품에 만족하지 못하잖아요. 안 좋은 것만 눈에 들어오니까요.

류승연 작가 저는 제 책에 만족하는데요?(웃음)

〈그녀에게〉 (사진 제공=영화로운형제)
〈그녀에게〉 (사진 제공=영화로운형제)

원작 에세이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이 2018년에 출간됐죠. 감독님은 언제 책을 읽으셨고, 또 영화화하자는 결심을 한 계기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이상철 감독 2021년에 책을 읽었는데요. 보자마자 마지막 그림이 그려졌어요. 류승연 작가님께 메일을 보냈습니다. 금방 답장이 왔고, 일주일 만에 만나서 OK를 받았어요. 출판사에 연락해 영화 저작권 사용 허가도 받았습니다. 그때가 영화진흥위원회 독립영화 제작지원 접수 마감이 한 달 반 정도 남은 시점이었는데요. 시나리오를 써서 지원을 받게 됐어요. 제작 지원까지 두세 달 만에 된 거니까, 출발은 빨랐죠.

작가님은 책을 영화로 만들겠다는 감독의 연락을 받았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류승연 작가 ‘올 것이 왔구나’요.(웃음) 발달장애 아이에 대한 책을 썼지만, 책으로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발달장애아들에 대한 관심이 확 늘어난 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때였습니다. 남편이 영화 기자인데, 역시 영상 콘텐츠의 힘이 세다고, 언젠간 영화 작업을 해야겠다고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그러던 차에 이상철 감독님이 연락을 준 거라 “이제야 나타났군” 했죠.(웃음)

두 분 첫인상은 서로 어떠셨어요?

류승연 작가 ‘세상 이렇게 우아하다’고 해야 하나요?(웃음) 제가 기자 출신이라 기존에 만나던 사람들 부류가 있잖아요. 저처럼 텐션 높은 사람들도 만났고, 또 저는 또박또박 말하는 걸 즐기는 사람인데, 감독님을 보니 목소리도 조곤조곤하고요. 실제로 영화인을 본 건 처음이라 ‘아, 예술하는 분들은 이렇게 감성적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굉장히 낯설면서도 재밌었습니다.

이상철 감독 원작을 읽은 독자라면 아마 공감하실 텐데요. 마치 본인이 주인공인 대하소설을 쓴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어떤 영화적 캐릭터보다 독특했고, 또 작가님이 그런 부분들을 책에 많이 썼어요. 그래서 저는 나름 준비를 하고 만나러 갔죠. 이미 유튜브에서도 많이 노출된 분이기도 하니 영상도 많이 찾아봤습니다. 그렇게 만났더니 확실히 ‘기자들이 이렇구나’ 하는 느낌이 있더라고요. 저는 독립영화를 오래 하다 보니, 기본자세가 항상 위축되고 뭔가 수그리고 있는 모습인데,(웃음) 작가님은 동등하고 수평적인 언어로 관계를 맺는 느낌이더라고요.

류승연 작가 남편이, ‘영화판에서는 감독이 최고니까, 너 주장 많이 하지 말고 캐릭터 죽이고 있으라’고 말하긴 했는데, 저는 제 의견 있으면 이야기해도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말을 막 했죠. 초반에는 “장애아 부모를 몰라서 그런 말을 하는 거예요” 하며 큰 소리도 냈고요.(웃음)

〈그녀에게〉 (사진 제공=영화로운형제)
〈그녀에게〉 (사진 제공=영화로운형제)

그렇군요. 영화와 책은 다르죠. 작가와 감독이 다르듯이요. 원작을 영화화한다는 감독이 나타났을 때, 이것만큼은 꼭 영화에서 지켜줬으면 하는 게 있었나요?

류승연 작가 시나리오 작업 때 열과 성을 다해 의견을 강하게 피력했어요. 제 이야기를 썼지만, 보통의 발달장애아를 둔 엄마의 이야기이기도 하잖아요. ‘발달장애계’라고 하는 또 다른 세상이 있습니다. 이 세계에서는 인권적인 요소가 굉장히 중요해요. 사소한 단어 하나로, 대사 하나로, 작은 실수 하나로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걸 아니까 그걸 최소화하려고 노력했죠. 비장애인들은 몰라요. 시나리오가 완성될 때까지 그 부분만큼은 노력했습니다. 아, 그리고 절대 감독님한테 화낸 거 아니에요.(웃음) 그냥 이야기하는 건데도, 제 표현 자체가 직선적이고 강하기도 하니까요.

시나리오에 발달장애인에 대한 편견, 선입견과 관련해 작가님의 조언을 듣고 구체적으로 들어가게 된 부분이나, 덜어낸 부분이 있나요?

이상철 감독 작가님이 이야기한 건 다 뺐습니다.

류승연 작가 편집 부분에서 달라진 게 있었어요. 실제로 제가 내면의 힘을 가지고 세상 속에서 살아가기로 결심한 건, 편지를 보낸 이후였거든요. 영화 후반부에 나오게 해달라고 주장했죠. 그런데 감독님이 영화적 구성을 하면서 편지를 쓰는 노력까지 했지만 거부당했다는 씬을 영화 앞부분으로 보냈어요. 완성된 영화를 보니 아무런 무리가 없더라고요. 역시 감독님. (웃음)

그런 장면이 하나 더 있어요. 상연(김재화)이 깨달음을 얻고 전환되는 장면입니다. 감독님이 두세 장면을 찍어두고 고민해보자고 하더라고요. 저는 사건의 당사자인지라 그때가 정말 살아오면서 절정에 치달은 순간이었는데, 감독님은 그 순간을 굉장히 담담하게 담았어요. 그런 울분을 속으로 삼키고 고들빼기에 밥 먹는 씬으로요. 결과적으로는 본 사람들도 감정 과잉이 없어서 좋았다는 평을 하더라고요. 역시 ‘대’감독님은 다릅니다. 이제 상 받을 만한 때가 된 거 같습니다.(웃음)

〈그녀에게〉 (사진 제공=영화로운형제)
〈그녀에게〉 에서 발달장애아 지우 역을 맡은 빈주원 배우. (사진 제공=영화로운형제)

 

영화의 출발은 빠른 편이었다고 말씀하셨지만, 제작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우선 발달장애아 지우 역의 아역 배우 캐스팅부터 이야기해볼까요?

이상철 감독​ 발달장애아 역할을 맡을 아역 배우 캐스팅을 가장 먼저 해야 했습니다. 연기 트레이닝 할 시간이 필요했으니까요. 발달장애인 배우로 캐스팅하면 어떨까 작가님께 여쭤봤더니 안 된다는 답이 돌아왔어요. 그때 빈주원 군이 오디션 영상을 보내왔는데, 한 번 만나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연락을 했더니 어머니가 구리시에서 상암동까지 대중교통으로 오신 겁니다. 바리바리 짐을 싸 들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요. 열의가 대단했죠. 그런데 막상 만났더니 확 느낌이 오진 않더라고요.

그래서 두 달 동안 오디션을 진행했습니다. 그 사이에 주원 군 어머니가 오디션 공모 또 떴던데 주원이 안 된 거냐고, 다시 오디션 응모해야 하느냐고 묻기도 하는 해프닝도 있었고요. 그렇게 돌고 돌아서 결국 처음 만났던 빈주원 군을 캐스팅했습니다. 지우가 나오는 모든 씬에서 콘티는 물론 연기 샘플을 다 만들어서 훈련했어요. 표정 묘사하는 것들부터, 이 씬에서는 이런 표정으로 해야 한다는, 단독 훈련을 많이 했습니다. 작가님은 몸 쓰는 부분에 대해 코칭을 많이 해줬고요.

김재화 배우 캐스팅을 위해서는 편지까지 쓰셨다고요.

이상철 감독 단편영화 <다운>에서 뱃속의 아이가 다운증후군이라는 판정을 받게 되는 엄마 역할을 맡은 김재화 배우의 현실감 있는 연기를 보고 이미 상연 역을 염두에 뒀죠. 2022년 5월에 필름다빈에서 ‘김재화 배우전’을 열었을 때 캐스팅을 제안하려고 갔습니다. 그런데 김재화 배우가 관객들에게 <익스트림 페스티벌> 작업에 들어간다고 말하는 거예요. 아이고, 끝났구나 했죠. 저런 배우가 두 편 연속으로 독립영화를 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그래도 시나리오라도 드려보자는 생각으로 보냈어요. 당시 동남아 여행 중이니 한 달 정도 시간을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나중에 들은 이야긴데 ‘한 달 후’라는 건 거의 못 한다는, 거절의 의사 표시라고 하더라고요. <하모니>(2010)로 김재화 배우를 데뷔시켰던 강대규 감독에게 전화 좀 넣어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저랑은 이명세 감독님 영화 <형사 Duelist> 연출부로 함께 연을 맺은 사이였거든요. 그러면서 저는 나름 절절한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썼죠. 영화 <다운>에서 연기 너무 좋았다, <익스트림 페스티벌>에 참여하신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듣고 마음을 접었다가 시나리오라도 보내드리기로 마음먹었다, <그녀에게>를 하시든 안 하시든 언젠가는 꼭 만나면 좋겠다 뭐 이런 내용들이었어요.

〈그녀에게〉 (사진 제공=영화로운형제)
〈그녀에게〉 (사진 제공=영화로운형제)

 

자녀가 발달장애 판정을 받는 순간부터 변화하는 엄마의 내면, 외면을 김재화 배우가 정말 잘 표현한 거 같아요.

이상철 감독 어우, 정말 200% 만족합니다.(웃음) 그냥 왠지 잘할 거 같다는 느낌만으로 캐스팅 제안을 한 건데, 김재화 배우가 아니었다면 큰일 날 뻔했어요. 우선 리딩 때 목소리를 듣고 정말 놀랐어요. 로우톤, 하이톤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연기는 송강호 배우 이후로 못 본 거 같습니다.(웃음) 그리고 감정씬에서도 놀랐어요. 우는 장면을 찍을 때 어떤 배우들은 울고 있다는 걸 보여주려 쥐어짜듯 울어요. 병실 장면에서 김재화 배우는 감정이 올라오는데도 눌러요. 그럼에도 삐져나오는 그 감정을 현장에서 보는데 너무 좋았습니다. 한국에서 감당이 안 되는 배우입니다. 김재화 배우 본인도 세계로 가야겠다고 외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대요.(웃음)

물론 배우의 힘이 느껴지지만, 영화를 너무 드라마틱하게 보이지 않도록 하려는 연출 의도가 보이더라고요. 주안점을 두신 부분이 있나요?

이상철 감독 시나리오 자체가 엄청난 사건들이 벌어지는 게 아니라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간 것도 있어요. 그리고 제 연출 취향도 약간 그런 것 같습니다. 조·단역 배우들은 오디션으로 70~80%를 캐스팅했는데요. 이 배역은 이 배우가 맡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거의 다 이뤘으니, 그동안 제가 했던 영화 중에서 가장 만족합니다.

〈그녀에게〉 (사진 제공=영화로운형제)
〈그녀에게〉 (사진 제공=영화로운형제)

책을 영화화할 때 꼭 이미지로 나타내고 싶었던, 강조하고 싶었던 장면이 있었는지, 그렇다면 뭐였는지 궁금합니다.

이상철 감독 거의 그런 장면들이 연속으로 영화에 담긴 거 같아요. 지우 출산 장면부터요. 발달장애아를 출산하는 장면, 장애아 판정을 받는 순간도 영화로 재현해보고 싶었습니다. 지우가 아파서 입원한 장면이 어찌 보면 클라이맥스에 해당하기도 하는 장면인데요. 원작에서는 그렇게 어둡게 표현되지 않았지만, 저는 거기서 먹먹함을 영상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아, 그리고 원작을 읽었을 때 선배 언니로부터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말을 듣는 씬이나, 상연이 후배에게 “인생 끝난 거 아니야”라고 말하는 장면이 시나리오의 구심점이 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 연결되는 장면이 확실히 서 있다면 중간에 좀 헤매더라도 장편으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거죠.

전문 연기자, 비장애인, 장애인 등 배우 구성이 다양하잖아요. 촬영 현장에서 어떤 점을 강조하셨고, 디렉션을 주셨는지 궁금해요.

이상철 감독 영화가 장애인 가족을 다루고 있지만, 주인공은 비장애인 엄마입니다. ‘엄마에게 포커싱한다’는 것이 가장 큰 원칙이었어요. 둘째는 장애아 지우를 묘사할 때 기존 극영화에서 장애인을 표현하는 방식과 다르게 하고 싶었어요. 어떤 영화에서는 장애인 연기를 실감나게 한 배우들이 상을 받기도 하잖아요. 저는 그런 걸 스펙터클로 쓰는 것이 맞는가, 또 우리 영화랑 맞는가를 고민했죠. 어쩔 수 없이 장애아가 등장해야 하고, 드라마를 설명해야 하니까 장애아를 스크린에 노출하되, 얼굴만은 최소한으로 보여주자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콘티에서도 그런 걸 다 뺐죠. 그런데 현장에서 아이 얼굴을 너무 안 찍으니까, 촬영감독이 불안했는지 예비 컷들을 찍어뒀더군요. 결국 편집할 때 넣어 보니 훨씬 자연스럽더라고요. 그렇게 엔딩 장면에서의 지우 얼굴이 최종적으로 나오게 된 거죠.

〈그녀에게〉 (사진 제공=영화로운형제)
〈그녀에게〉 강사로 출연한 원작 저자 류승연 작가 (사진 제공=영화로운형제)

 

류승연 작가도 영화에 깜짝 출연했더라고요. 전혀 어색하지 않아서 놀랐습니다.

이상철 감독 연극반 출신이시더라고요. 강연도 많이 하니까 너무 자연스러웠죠.

류승연 작가 어떤 영화를 하든 또 불러달라고 감독님께 말씀드렸습니다.(웃음)

이거는 좀 개인적인 감상인데요. 제가 상연의 남편(성도현)을 보면서 정말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세상 착한 남편과 살고 있으신 거죠?(웃음)

류승연 작가 네.(웃음) 책에는 ‘지옥의 3년’이라는 챕터가 있어요. 영화에는 안 넣었죠.

이상철 감독 사실 영화에서 힘든 장면을 얼마나 보여줘야 할까를 고민했어요. 그런데 정말 안 봐도 알 것 같은, 상상이 되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다 덜어내고 최소화해서 가자고 연출 방향을 잡은 거죠. 오히려 후반부에서 상연이 내레이션으로 “남편과의 관계는 악화될 것이다”라고 하니까, 그 정도면 됐다 싶었습니다.

실제 발달장애 아이가 있는 가정의 부부는 정말 피 터지게 싸우고, 최악의 경우는 가정이 깨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류승연 작가 그렇죠. 아빠는 아빠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수용이 안 돼요. 수용이 안 되면 부정의 단계를 거쳐 원망으로 갑니다. 자신을 원망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당신이 술 많이 마셔셔’, ‘담배 피워서’ 등 별거까지 다 올라가는 겁니다. 비장애인 아이가 이상한 행동을 하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지만, 발달장애 아이가 그런 행동을 하면 사람들의 시선이 꽂혀요. 창피함이 올라오죠. 그러면 그렇게 행동하고 있는 내 아이에게 화가 납니다. 그런데 아이에게 화를 내도 해결이 안 돼요. 아이 쳐다본 사람에게 화를 낼 수 있어요? 못하잖아요. 화 덩어리는 서로를 향하게 될 수밖에 없어요. 저에게도 그런 지옥의 3년이 있었습니다. 그걸 다 영화에 담으면 관객이 보다가 지칠 것 같았어요. 대신 은별이네 가족에서 잠깐 보이니까요. 영화에 나온 세상 착한 남편은 그 지옥의 3년을 거치고 나온 사람입니다.(웃음)

〈그녀에게〉 (사진 제공=영화로운형제)
〈그녀에게〉 (사진 제공=영화로운형제)

저는 영화를 보면서 궁금했던 게, 발달장애 아이를 돌보는 분들이 가정이든 밖에서든 대부분 여성이라는 점도 특이하더라고요. 실제로 그런지도 궁금하고, 여기에 대해 작가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류승연 작가 영화에서 지우는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나오잖아요. 초등학교도 어린이집도 교사 성비를 보면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죠. 치료실에서 만나는 선생님이나 특수교사들도요.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죠. 중학교 이후로는 특수교사에 남성 비율이 많아져요.

영화 초반에 치료실에서 대기하다가 성경을 건네는 다른 엄마에게 화를 내잖아요. 혹시 작가님은 그 이후 종교에 관심을 가지게 됐는지 궁금해요.

류승연 작가 지금도 종교는 없어요. 그러니 비종교인의 무지함으로 김수환 추기경에게 기도하자는 발상을 한 거죠. 조금 전에 돌아가셨으니, 하느님 입장에서는 신입일 테고요, 하느님은 전 세계 사람들 기도에 응답하시느라 바쁘실 테니, 우리 기도는 신입에게 하면 되겠지라는 발상 자체가 무지한 거죠.

그런데 제가 이 이야기를 왜 썼냐면, 기도하고 한 달 후에 김수환 추기경이 남편 꿈에 나타나서 옷을 벗어줬다는 거예요! 태몽이구나, 추기경의 축복을 받은 아이구나 하고 오죽했으면, 태명을 ‘수환’으로 지었다니까요?(웃음) 병원에 가니 쌍둥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이미 태명을 지었으니 ‘수야’, ‘환이야’ 이렇게 하나씩 넣어서 불렀죠.

그런데 발달장애아를 낳은 겁니다. 김수환 추기경의 축복을 받은 아이인 줄 알았는데, 아이에게 장애를 줬다니. 당시에는 어디선가 김수환 추기경이 나오는 화면만 봐도 이가 악물어졌어요. 화가 나서 명동성당에 가서 눈을 부라리다가 지나가던 한 신부님께, “내가 이런 꿈을 꿔서 아이가 장애가 됐는데, 도대체 대답 좀 듣고 싶다”라고 붙잡고 그랬어요.

엔딩 장면에서 아이가 “엄마”라고 부르려고 하는데, 엄마는 눈치채지 못하는 그 씬이 정말 여운이 남더라고요. 처음부터 그렇게 구상한 엔딩이었나요?

이상철 감독 처음에는 후배에게 말해주는 씬이었어요. 이건 에필로그씬이라고 할까요, 계속 바뀌었어요. 여러 엄마들이 아이를 바라보는 치료실 장면으로 할까도 고민했는데 작가님한테 혼났죠. 엄마들은 치료실 밖으로, 세상으로 나가야 한다고요. 사실 제가 성인 발달장애인이 노모의 칠순 잔치를 치러주는 픽션 휴먼 코미디 <우리 엄마 칠순 잔치>를 기획할 때 생각했던 장면 중 하나였어요. 엄마는 모르지만, 아이는 엄마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의 감정을 그런 식으로 표현한다고요. 그래서 이 영화의 제목을 ‘카네이션’으로 할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많은 발달장애 아이의 효심을 대변한다는 느낌으로 엔딩 장면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류승연 작가 와, 방금 감독님이 하신 말씀이 꼭 기사에 들어가면 좋겠습니다. 저는 사실 엔딩 장면에 대해 지금까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걸 정말 잘 담아낸 거네요! 지금 아이가 중3입니다. 키는 기자님보다 더 커요. 그렇게 큰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행복감이 있어요. 우리 아들은 존재 자체로 엄마와 아빠를 너무 사랑해요. 감독님이 저랑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이 하나도 없는데, 그걸 캐치해서 찍은 게 정말 대단해요.

 

이상철 감독 많은 관객들이 엔딩에서 지우가 “엄마”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는 리뷰를 보내주세요. 그래서 <그녀에게>라는 영화 제목은, 지우가 엄마에게 보내는 ‘카네이션’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지은 거예요. 발달장애 아이를 둔 모든 엄마에게 보내는 카네이션 같은 영화라고요.

류승연 작가 동환이가 제대로 엄마라고 불러본 적은 없지만, 저는 알아요. 동환이가 저를 사랑하는걸요. 말씀하신 앤딩씬의 의미를 오늘 처음 알게 됐는데, 감독님이 정말 고민을 많이 해서 그것까지 잡아냈다는 것, 그러니까 제가 지금 느끼는 행복감까지 잡아내셨다는 데 울컥하네요. 그 의미가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이 기사를 통해서요.

〈그녀에게〉 일러스트 포스터. (사진 제공=영화로운형제)
〈그녀에게〉 일러스트 포스터. (사진 제공=영화로운형제)

 

저도 갑자기 울컥해지네요. 영화를 본 주변 반응들은 어떤가요?

류승연 작가 성질 좀 그만 내고 남편한테 잘하라고요.(웃음) 그런데 우려되는 점이 하나 있어요.

어떤 부분일까요?

류승연 작가 영화는 다 좋았어요. 다만, 영화 초반에 선배 언니가 상연에게 치료를 얼마까지 시키면 되고, 우리가 지우 1학년으로 만들어야지, 반 친구들을 공략해야 해, 이런 것들이 제가 진짜로 전해주고 싶은 정보는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선배 역할을 맡은 김채원 배우가 너무 딕션이 좋고, 톤도 매력적이라 귀에 탁탁 꽂혀요. 그러다 보니 혹시라도 발달장애 아이가 있는 부모가 영화를 보고 ‘아, 나도 저렇게 해야지’하고 받아들일까 하는 우려는 아직도 있어요. 발달장애 아이의 삶은 치료실 안이 아니라 세상 밖에 있거든요. 제가 앞에서 2점을 깎은 이유가 바로 이점 때문이에요. 기자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초반에 그렇게 가이드를 주는 것에 대해서 김채원 배우가 쏙쏙 들어오게 연기한 건 맞는 거 같고요. 그런데 후반부에 수술을 받고 난 선배 언니가 상연에게 말하잖아요. 엄마 인생은 없다고 생각하면서 살았는데, 그게 아닌 거 같다고. 너는 너의 삶을 살라고요. 발달장애 아이를 둔 엄마의 모습이 영화 안에서 한 단계 진화하는 장면이어서 저는 작가님이 크게 우려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은별 엄마는 상연의 다음 버전으로 진화할 수도 있고요. 저는 작가님이 말씀하셨던, 발달장애 아이의 삶이 치료실 밖과 세상이 되려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가 궁금해요. 정책 같은 외부적인 부분도 좋고, 시선 같은 내부적 측면도 포함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을 것 같습니다.

류승연 작가 연재하던 칼럼을 묶어 책으로 낸 때가 2018년입니다. 그러니 책의 내용은 제가 2016~2017년에 겪은 일들이죠. 지금으로부터 거의 10년 전 이야기가 2024년에 영화로 만들어지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사회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어떤 것들이 바뀌면 좋겠냐고요? 다 말 못 하죠. 정말 사회가 다각도로 변해야 합니다. 이런 책이 나왔을 때 10년 뒤에 영화로 만들어지는 일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돼요.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제 영화로 나왔고, 모르던 사람들이 이 영화를 통해 뭔가를 느낄 수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무언가 행동을 한다면 사회가 변하는 속도가 조금은 더 빨라질 수도 있고요. 꼭 해야 할 이야기인데 영화에는 담기지 않은, 그런 이야기들을 듣고 싶었습니다.

류승연 작가 (잠시 고민) 사안과 사건들이 일어나는 근본 원인을 찾아가다 보면, 결국 ‘발달장애인은 나와 다르다’는 인식에서 시작하더라고요. 그 인식이 덮어 씌워진 특수교육과 통합교육, 그 발로로 시작된 복지정책 등 그 모든 것이 처음 그 인식 때문에 바뀐 거예요. 다르지 않아요. 제가 16년을 키워봐서 알잖아요. 물론 표현 방법은 달라요. 말도 능숙하게 하지 못하는 아이도 많고, 남다른 행동을 하는 아이도 많아요. 하지만 표현 방식이 다를 뿐 인간으로 가지고 있는 마음은 똑같습니다.

이걸 알고 나면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죠. “그래, 발달장애인도 사람이잖아” 다르지 않은 사람이란 걸 알게 되면, 그다음부터는 정책이, 교육이, 복지가 바뀌게 됩니다. 이 영화를 보고 발달장애인과 가족은 나와 다른 먼 나라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내 주변의 일이구나, 전혀 다르지 않구나 하는, 그 마음 하나 얻어 갈 수 있다면, 정말 감독님이 두고두고 의미 있는 일을 하나 하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를 정말 많이 봐주셨으면 해요.

〈그녀에게〉 (사진 제공=영화로운형제)
〈그녀에게〉 (사진 제공=영화로운형제)

 

인식의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걸 강조해주셨네요. 한국 사회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면 좋겠다고 생각하세요?

류승연 작가​ 바라는 사회가 있다면 이런 모습일 거 같아요. 오랜만에 동창회에 나갔더니 친구들이 “우리 아이 이번에 특목고 갔어”, “아유, 우리 아들은 맨날 게임만 해”라는 대화가 오가는 중에 제가 “어, 난 우리 아들 특수학교 갔는데?” 하는 말을 자연스럽게 나오는, 그런 사회랄까요? 현재 친구들에게도 이런 이야기 꺼내면 분위기가 가라앉거든요. “너니까 할 수 있어”, “힘내라”, “축복받는 일이야” 같은 말들 말고요. “아, 특수학교 갔어? 치료비 많이 드니?”, “어머, 우리 애 학원비보다 비싸다” 같은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오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빠들도 회사에서 아이에 대해 가볍게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된다면, 그게 제가 가장 바라는 사회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영화에서는 후배에게 그러듯이, 현실에서 발달장애 아이를 가진 엄마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도 있을 것 같아요.

류승연 작가 제가 괜찮다고 이야기는 했지만, 얼마든지 괜찮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로 인해 너무나도 힘들어지는 상황이 수시로 닥쳐올 거예요. 영화에서는 영유아기 세계를 담았지만, 청소년기에는 또 다른 어려움이 닥쳐올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괜찮아야 합니다. 괜찮을 거예요. 너무 숨지 마세요. 세상의 변화를 원한다면, 세상으로 나오세요. 남들이 해줄 수는 없어요. 자신이 가만히 있으면서 세상이 바뀌고, 자신의 아이가 거기 속할 수 있길 바란다면, 아마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할 겁니다. 좀 더 따뜻한 시선, 제도와 교육의 변화를 원한다면, 집 안에 있지 말고 세상에 나가면 좋겠어요. 각자가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한다면, 우리가 원하는 사회의 모습으로 변화하는 속도가 조금은 빨라지지 않을까요? 우리는…, 괜찮을 겁니다.

 

이상철 감독 영화제에서 받은 리뷰 중 인상적이었던 걸 소개하고 싶네요. 20대 여성분이었는데요, 아기를 낳을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영화 속 지우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아이를 낳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대요. 저는 이 영화가 정말 출산 장려 영화가 됐으면 합니다. 발달장애 아이를 낳아도, 장애 판정을 받아도 잘 살 수 있는 사회가 된다면, 그 어떤 출산 장려 정책보다 더 중요한 출산장려 정책이 아닐까요? 그런 사회가 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비장애인 분들이 더 많이 영화를 보러 와주셨으면 합니다.

〈그녀에게〉 (사진 제공=영화로운형제)
〈그녀에게〉 (사진 제공=영화로운형제)

 

두 분은 영화의 힘을 믿으시나요? <그녀에게>가 제2의 <도가니>처럼 사회에 반향을 불러일으킬 거라 생각하세요?

류승연 작가 아니죠! 제2의 <도가니>가 아니라, 제1의 <그녀에게>가 돼야죠. 그래야 제2의 <그녀에게>와 제3의 <그녀에게>가 10년 뒤, 20년 뒤에 나올 테니까요.

이상철 감독 멋있다….

류승연 작가 제가 두 번째 책을 9월 24일에 출간해요. 발달장애인의 청소년기를 다룬 ‘아들이 사는 세계’에 대해 썼어요. 아이가 맞닿은 세상에 대한 이야기인 거죠. 마지막 책은 발달장애 아이가 성년이 되면 겪을 일들에 대해 쓸 겁니다. 또 힘든 일이 일어나고, 분노와 절망이 쌓이겠죠. 이렇게 세 편을 쓰면 저로서는 끝, 마침표입니다.

작가님 출간 시기에 맞춰서 감독님이 제2의, 제3의 <그녀에게>를 찍으셔야 할 것 같은데요.(웃음)

이상철 감독 오오, 그렇죠! 흥행에 성공하면 그렇게 가야죠.(웃음)

〈그녀에게〉 포스터 (사진 제공=영화로운형제)
〈그녀에게〉 포스터 (사진 제공=영화로운형제)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으시겠지만,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이상철 감독 영화 소재가 발달장애인 가족 이야기지만, 저는 원작을 읽었을 때 위로와 위안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발달장애인이라는 소재가 무겁게 느껴지고, 관심이 없는 분이라고 해도, 누구라도 이 영화를 보면 상연의 이야기를 통해 위로받고, 삶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사실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갖는다는 건, 정말 치열해야만 가능한 일이거든요. 영화 속 상연이 그렇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비장애인 가족도 힘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극장에서 많이 봐주세요.

류승연 작가 저도 마찬가지예요. 관객이 적으면 원작자인 저는 ‘내 책이 영화로 만들어졌군’, 감독은 ‘의미 있는 영화 한 편 만들었군’ 하는 자화자찬으로 끝내야는데, 그러고 싶지 않아요. SNS 반응들을 보니 “비장애인인데 영화가 기대는 되지만 슬플 것 같아서 못 보겠다”, “발달장애 아이가 있는 가정인데, 너무 슬플 것 같아서 못 보겠다”라는 반응들이 있더라고요. 바로 그 지점이에요. 발달장애를 어렵고, 힘들고, 마주하고 싶지 않고, 눈 감았기 때문이죠. 외면하지 말아 주세요. 도와주세요. 105분이잖아요. 평생에 딱 한 번만요.

이 영화를 본다고 당장 뭔가가 바뀌지는 않을 거예요. 제가 영화 <인셉션>을 정말 좋아해요. 꿈에서 꿈으로 들어가서 뭔가를 심어 두면, 알아서 무럭무럭 자라고, 현실이 바뀌잖아요. <그녀에게>를 봤다고 발달장애에 대한 인식이 커지는 영화는 아니지만, 살면서 여러 상황을 마주칠 때, 영화에서 봤던,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에 심어졌던 그 씨앗들이 무럭무럭 자라날 거라고 봐요. <인셉션>처럼요. 이번 가을 최고 기대작인 <베테랑 2>의 경쟁작이 될 정도로 많이 봐주세요. 그렇게 씨앗 하나씩만 마음에 담아가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