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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라도 한번쯤 봤을 고전명작시대 여성배우들

성찬얼기자

명작은 시대를 타지 않는다고 할까. 장 뤽 고다르의 1964년 영화 <국외자들>이 60년 만에 한국에 개봉했다. 영어 수업에서 알게 된 세 남녀가 부자 친척의 집을 턴다는 스토리를 다룬 이 영화는 제목은 몰라도 아는 사람이 꽤 있을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오딜 역으로 출연한 안나 카리나의 스틸컷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 이처럼 20세기 중반의 영화는 때때로 그 영화 자체는 몰라도 여성배우들의 스틸컷이 더 유명한 경우도 있었다. 아무래도 그 시절 영화는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배우의 매력만큼은 지금만큼, 혹은 지금보다 더 훌륭했기 때문일 것이다. <국외자들> 안나 카리나를 비롯해 스틸컷만으로도 유명한 그 시절 배우들을 소개한다.


안나 카리나

Anna Kar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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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브르 사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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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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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병정〉. 위의 영화들까지 모두 장 뤽 고다르 감독과의 협업이다.

 

서두를 <국외자들>로 열었거니와, '스틸컷만으로도 친숙한 배우'라면 안나 카리나를 가장 먼저 소개할 수밖에 없다. <국외자들>을 비롯해 <비브르 사 비>, <미치광이 삐에로>, <알파빌> 등 장 뤽 고다르 감독과 자주 작업하여 1960년대 그의 대표작을 상징하는 배우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결혼까지 골인했으나 4년 만에 이혼했다. 그럼에도 훗날 종종 작업을 같이 했다(<미치광이 삐에로>도 이혼 이후 협업이다). 딱 봐도 눈이 가는 외모인데다 모델 출신이어서 한순간에 이목이 집중시키는 방법을 정확하게 보여주며 스틸컷만으로도 존재감을 과시한다. 배우를 꿈꾸는 지망생 나나의 행적을 쫓는 <비브르 사 비>에서의 모습이 특히 유명한데 눈물을 흘리는 스틸컷은 영화계에서도 "<잔 다르크의 수난> 클로즈업 장면과 비견될 만한" 명쇼트로 꼽히는 것인지라 그렇다. 지금 봐도 세련된 단발 헤어스타일이 시대를 초월한 안나 카리나의 아이코닉함을 더욱 빛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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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브르 사 비〉

잔느 모로

Jeanne More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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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쥴 앤 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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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쥴 앤 짐〉

 

생전 그가 출연한 작품은 100편이 훌쩍 넘지만, 불멸의 상징이 되는 데는 한 편이면 충분했다. 프랑소와 트뤼포 감독의 <쥴 앤 짐>에서 카트린 역으로 출연한 잔느 모로는 극중 쥴(오스카 베르너)과 짐(앙리 세르)이 단번에 사랑에 빠졌던 것처럼 전 세계를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다.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겠다는 듯 자유로운 카트린과 이를 보이며 환하게 웃는 잔느 모로는 영화 전체를 장악하는 힘을 보여줬다. 이 '영원한 프랑스의 연인'이란 별명을 가진 배우를 <쥴 앤 짐> 한 작품만으로 요약할 순 없지만, '스틸컷만이라도 봤을 법한 배우'라는 점에선 <쥴 앤 짐>에서의 환한 미소가 대표 사례이기에 이렇게 언급한다. 그 외에도 <사형대의 엘리베이터>에서 밤거리를 걷는 장면 또한 유명하다. 자신과 도피를 약속한 줄리앙(모리스 로네)이 약속을 저버렸다고 믿은 채 처연하게 걸어가는(그것도 비까지 갑자기 쏟아지며) 장면은 그 자체로도 우수에 찬 분위기를 물씬 풍기지만, 극의 흐름에서 본다면 그의 희망찼던 모습과 대비돼 더욱 씁쓸하게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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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대의 엘리베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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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대의 엘리베이터〉

까뜨린느 드뇌브

Catherine Deneu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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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부르의 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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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부르의 우산〉
〈쉘부르의 우산〉
〈쉘부르의 우산〉

 

까뜨린느 드뇌브는 아마 여기서 소개하는 배우 중 가장 친숙한 배우일 것이다. 1957년에 활동을 시작한 후 최근까지도 신작을 내놓으며 가장 왕성하게 활동 중이기 때문. 반대로 그래서 과거 스틸컷보다는 최근 출연작 속 모습이 더 유명한 편인데, 그럼에도 그의 상징적인 스틸컷을 찾는다면 <쉘부르의 우산>일 것이다. 자크 데미 감독의 송스루(Sung-Through, 일반적인 대사 없이 모든 대사가 노래인 뮤지컬 장르) 뮤지컬 영화 <쉘부르의 우산>은 자크 데미 특유의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라라랜드>를 비롯해 근래에까지도 많은 뮤지컬 영화에 영향을 준 이 영화에서 까뜨린느는 주느비에브 에므리 역을 맡았다. 수리공 기(니노 카스텔누오보)와 사랑에 빠져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가 이별하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무엇보다 색감이 다양한 영화이니 패션도 그만큼 다양했는데, 그런 패셔너블함이 최고의 시너지를 내며 배우 이상의 존재감을 관객들에게 남겼다. 머리를 위쪽으로 묶은 헤어스타일과 화사한 파스텔톤의 의상이 찰떡처럼 어울린다. 이외에도 그의 언니 프랑소와 돌리악과 함께 출연한 자크 데미의 또 다른 뮤지컬 영화 <로슈포르의 숙녀들>에서도 이보다 더 화려한 의상까지 소화하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로슈포르의 숙녀들〉 까뜨린느 드뇌브(왼), 프랑소와 돌리악
〈로슈포르의 숙녀들〉 까뜨린느 드뇌브(왼), 프랑소와 돌리악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

Claude Joséphine Rose Cardinale

〈8과 1/2〉
〈8과 1/2〉
〈8과 1/2〉
〈8과 1/2〉
〈8과 1/2〉
〈8과 1/2〉

이탈리아의 거장 펠데리코 펠리니, 그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작품이라면 단연 <8과 1/2>일 것이다. 슬럼프에 빠진 영화감독 귀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는 당시 영화 연출을 앞두고 정신적 방황에 빠졌던 펠리니 본인을 투영했다. 그런 점에서 그 자신만큼이나 깊게 투영된 사람은 배우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이다. 귀도에게 영감을 주는 여인으로 등장했는데, 인물의 이름 또한 클라우디아였으니까.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는 대체로 '섹스심벌'로 분류되는, 육감적이고 퇴폐적인 매력으로 인기를 얻은 배우였는데 펠리니는 그런 그에게 귀도의 영감을 자극하는 이상향이자 현실을 깨닫게 하는 배역을 줌으로써 양립 불가능의 이미지를 부여했다. 이 역할을 클라우디아는 능숙하게 소화하며 단순한 섹스심벌 이상의 아이콘으로 등극하게 된다. 사실 <8과 1/2>의 가장 대표적인 이미지를 뽑으라 하면야 귀도 역을 맡은 마르첼로 마스트로야니가 선글라스를 슬쩍 내려 코에 걸친 장면이긴 하지만, 이 글의 주제와는 맞지 않으니 그 부분은 넘어가도록 하자.


브리지트 바르도

Brigitte Anne Marie Bardot

〈사랑과 경멸〉
〈사랑과 경멸〉

 

이제는 한국에서 비호감으로 낙인이 찍혀 언급을 피하는 배우이지만… 그래도 유명한 이미지가 참 많은 배우 브리지트 바르도다. 앞선 배우들에 비하면 영화계의 족적은 다소 부족할지 몰라도, 그럼에도 지금까지 회자되곤 하는 스타 중 스타였다. 그 한껏 웨이브가 들어간 금발 장발 스타일은 브리지트 바르도의 트레이드 마크인데, 특히 정수리 쪽에 '뽕'을 잔뜩 넣은 것 같은 스타일이 그의 상징과도 같다. 장 뤽 고다르의 1963년 영화 <사랑과 경멸>에서 헤어밴드로 머리를 모두 넘긴 스타일로 영화 스틸컷으로 한 번쯤 접해봤을 것이다.

곱슬기 있는 풍성한 금발 헤어스타일이 브리지트 바르도의 상징
곱슬기 있는 풍성한 금발 헤어스타일이 브리지트 바르도의 상징
곱슬기 있는 풍성한 금발 헤어스타일이 브리지트 바르도의 상징
곱슬기 있는 풍성한 금발 헤어스타일이 브리지트 바르도의 상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