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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하다 콧물 때문에 싸운 사연… 배우가 말하는 키스신

성찬얼기자

영화의 낭만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 무엇일까. 아마도 키스신일 것이다. 일찍이 <시네마 천국>에서 키스신 몽타주로 영화라는 매체의 온갖 특성을 담았던 것처럼, 영화 속 키스신은 대체로 강렬한 감정과 감각을 남긴다. 보는 사람에게도 그렇게 기억에 남는 키스신들은 당연히 연기한 배우들에게도 크게 남을 터. 할리우드 배우들이 말한 키스신 비화를 옮겨본다.


"내 이름도 까먹게 됨"

에단 호크-안젤리나 졸리 <테이킹 라이브즈>
 

〈테이킹 라이브즈〉 에단 호크(왼), 안젤리나 졸리
〈테이킹 라이브즈〉 에단 호크(왼), 안젤리나 졸리


이런 말 안 할 것 같은 배우가 이런 말을 해서 그런가. 에단 호크가 안젤리나 졸리와의 키스신을 두고 한 말은 단순한 비유를 넘어 ‘간증’처럼 들린다. 두 사람은 <테이킹 라이브즈>에서 연쇄살인사건을 쫓는 수사요원(안젤리나 졸리)과 사건을 목격한 증인(에단 호크)으로 합을 맞췄다. 사건을 조사하면서 점점 서로에게 끌리던 두 사람은 키스를 하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이후 에단 호크는 자신이 촬영한 최고의 키스신으로 <테이킹 라이브즈>를 뽑으면서 “안젤리나 졸리와 키스하는 순간, 스스로의 이름도 모르게 된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온가족 앞에서의 첫 키스"

밀리 바비 브라운-핀 울프하드 <기묘한 이야기>
 

〈기묘한 이야기〉 핀 울프하드(왼), 밀리 바비 브라운
〈기묘한 이야기〉 핀 울프하드(왼), 밀리 바비 브라운


그냥 키스도 아니고, 첫 키스라면 자신만의 소중한 추억으로 남기고 싶을 텐데 이 배우는 촬영장에서, 그것도 가족이 있는 앞에서 첫키스를 해야 했다. 넷플릭스 히트작 <기묘한 이야기>에서 초능력을 가진 일레븐을 연기한 밀리 바비 브라운은 극중 마이크를 맡은 핀 울프하드와 키스신을 찍어야 했는데, 그 촬영장엔 가족들도 있었던 것(아역 배우여서 보호자가 상주했던 것으로 보인다). 브라운은 “세상에서 가장 어색한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첫키스가 화면에 남는 건 꽤 멋진 일”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단다. 참고로 그는 키스신 촬영 전, 베개로 키스 연습을 하기도 했다고. 

 

"마늘 먹고 왔지롱:P"

제니퍼 로렌스-리암 헴스워스 <헝거게임> 시리즈
 

〈헝거게임〉 시리즈의 제니퍼 로렌스(왼), 리암 헴스워스
〈헝거게임〉 시리즈의 제니퍼 로렌스(왼), 리암 헴스워스


앞서 밀리 바비 브라운이 '애어른' 같은 경우라면, <헝거게임>의 제니퍼 로렌스와 리암 헴스워스는 '어른이' 같은 케이스다. 각각 캣니스와 게일을 맡아 같은 구역에서 자란, 친구보다 가깝고 연인보다 먼 사이를 연기한 두 배우는 키스신을 찍을 때마다 난리였다. 왜냐하면 제니퍼 로렌스가 일부러 키스신 전에 마늘 같이 냄새 나는 것을 먹고 리암 헴스워스를 놀렸기 때문. 리암이 말하길, 키스신 촬영을 앞두고 로렌스가 “이를 안 닦고 왔어”(?)라고 말할 때면 본인은 “잘 됐다, 얼른 맛봐야겠네”(!)라고 받아쳤다. 물론 두 사람은 실제로도 절친한 사이였기에 가능한 일이다. 제니퍼 로렌스는 촬영장에서 이렇게 장난을 치곤 했지만 훗날 “이렇게 잘생긴 배우와 친구가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며 리암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곤 했다.

 

"남편과 찍은 키스신보다 더 좋음"

사라 미셸 겔러-셀마 블레어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셀마 블레어(왼)-사라 미셸 겔러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셀마 블레어(왼)-사라 미셸 겔러


사회적 인식 변화에 따라 근래 콘텐츠에서 동성 간의 키스를 심심찮게 접할 수 있지만, 역대 최고의 동성 키스라면 아마도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의 한 장면을 떠올리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국내에선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 원작으로 익숙한) 소설 「위험한 관계」를 뉴욕 배경 고등학생 이야기로 옮긴 이 영화는 네 청춘남녀의 위험천만한 관계를 담는다. 사라 미셸 겔러와 셀마 블레어는 각각 모범생으로 인정받지만 사실은 마약 복용과 남성 편력 등 불량한 캐서린과 그런 캐서린의 진짜 모습을 모른 채 믿고 따르는 전학생 세실을 맡았다. 캐서린은 자신의 전 남자친구가 세실을 만나는 걸 알곤 복수하고자 의도적으로 세실을 점점 위험한 관계로 끌어들인다. 그 과정에서 캐서린이 세실에게 키스를 가르쳐준다며 진한 딥키스를 나누는 장면이 있는데, 사라 미셸 겔러 또한 자신이 찍은 최고의 키스신으로 자평할 정도. 일반적인 로맨스와 거리가 먼 장면을 최고라고 뽑은 것도 신기하지만, 사라 미셸 겔러는 <스쿠비 두> 시리즈에서 실제 남편 프레디 프린즈 주니어와의 키스신도 있었음에도 이 장면을 최고로 뽑은 것. 하기야 남편과의 키스라면 촬영장에서보다 현실에서 더 낭만적일지 모르겠다.

 

두 배우는 이 장면을 패러디한 캠페인 영상에 나오기도.
두 배우는 이 장면을 패러디한 캠페인 영상에 나오기도.

 

"내 콧물 아니라고ㅡㅡ"

엘리자베스 올슨, 폴 베타니 <완다비전>

 

〈완다비전〉 폴 베타니(왼), 엘리자베스 올슨
〈완다비전〉 폴 베타니(왼), 엘리자베스 올슨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가장 마음 아픈 사랑이라면 완다 막시모프와 비전의 사랑일 것이다. 불안정한 능력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는 완다에게 인공적인 생명체로 태어난 비전은 누구보다도 인간적인 위로와 안정감을 준 존재였다. 하지만 끝내 둘은 이별할 수밖에 없는 과정을 겪었는데, 그 마지막(이자 새로운 시작의 암시)은 <완다비전>이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완다비전>의 키스신을 찍으며 완다 역 엘리자베스 올슨과 비전 역 폴 베타니는 6년간 호흡을 맞춘 이래 처음 싸웠다고 한다. 이유는 다름 아닌 콧물. 두 사람이 키스신을 찍은 직후, 올슨은 베타니의 얼굴에 묻은 콧물을 보고 휴지를 갖다 달라고 했다. 이 말을 들은 베타니는 키스하면서 올슨의 콧물이 묻은 거라고, 본인도 기분이 나빴다고 티를 냈다. 올슨은 자신이 아닌 베타니 본인의 콧물이라고 우겼고, 그렇게 두 사람은 '콧물의 주인'을 가리느라 처음으로 언성을 높였다고. 참고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다른 대표 커플 '토니 스타크'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페퍼 포츠' 기네스 팰트로의 경우, 기네스 팰트로는 워낙 허물없는 사이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의 키스를 두고 “남동생과 하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언급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