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극 〈랑데부〉가 화려한 캐스팅과 파격적인 무대 연출로 7개월 만에 다시 관객들을 찾아온다.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개막하는 이번 공연은 지난해 초연 이후 더욱 강화된 라인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랑데부〉는 아픈 기억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만의 법칙 속에 갇힌 과학자 '태섭'과 자아를 찾는 여정 끝에 과거의 상처가 있는 장소로 돌아온 '지희'의 만남을 그린 멜로 2인극이다.
초연에 출연했던 박성웅을 비롯해 뮤지컬 스타 박건형, 아이돌그룹 샤이니의 최민호가 태섭 역에 새롭게 합류했다. 드라마 배우 이수경은 지희 역으로 첫 연극 무대에 도전하며, 김하리와 범도하가 지희 역에 함께 캐스팅됐다. 공연은 박성웅-이수경, 박건형-범도하, 최민호-범도하 등 고정된 짝(페어)을 이뤄 진행된다.

1일 예술의전당 음악당 인춘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성웅은 "초연의 감동이 커서 재연에도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전 인터뷰에서 영화 〈신세계〉보다 〈랑데부〉가 더 인상적인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했던 말을 재확인하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수경 배우가 이전의 '지희'들과는 전혀 다른 연기자라 작년과는 또 다른 작품이 될 것 같다"고 박성웅은 새로운 호흡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다.
박성웅의 추천으로 캐스팅된 이수경은 "중간중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많았다"면서도 "브라운관에서 주로 활동하며 놓쳤던 부분을 세부적으로 배울 수 있어 공부가 되는 시간"이라고 연극 데뷔 소감을 전했다.

박건형은 "(뮤지컬과는 달리) 음악이 빠져 있고 언어로만 승부해야 하는 시간이 낯설기도 하다"면서 "들려줄 수 있는 것은 나와 상대 배우의 목소리, 대화뿐이라 뮤지컬에서 보여드릴 수 없었던 섬세함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이후 두 번째 연극 도전인 최민호는 "대본을 받았을 때 마법에 홀린 듯이 상상이 펼쳐졌다"며 출연 결심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각자 페어만의 매력이 있다"면서 "나만의 '태섭' 느낌을 내는 데 초점을 맞춰 연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은 블랙박스형 극장인 자유소극장의 특성을 살린 독특한 무대 구성이 특징이다. 패션쇼 런웨이를 연상시키는 길이 17m, 폭 2.5m의 직사각형 무대를 중심으로 양쪽에 관객석이 배치된다. 무대 위 트레드밀은 가까워졌다 멀어지는 두 인물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장치로 활용된다.
요세프 케이(김정한) 작가 겸 연출가는 "사람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라며 "어떻게 누군가를 품고 사랑할 수 있는지 뚜렷하게 보여주기보다 그것을 향해 노력하는 과정 속의 인물들을 담았다"고 작품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