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하이파이브〉의 강형철 감독이 주연 배우 유아인의 마약 투약 논란에 대해 12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안타까운 일이고 없었으면 좋았을 일"이라고 전했다.
2021년 촬영을 마친 〈하이파이브〉는 후반 작업 중이던 2023년 2월, 유아인의 프로포폴 투약 혐의 수사 소식이 알려지며 개봉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제작진은 크랭크업 약 4년 만인 오는 30일로 개봉을 최종 확정했다. 유아인을 포스터와 예고편에서 배제했으며, 간담회와 인터뷰 등 모든 홍보 일정에 불참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강 감독은 논란 당시 자신의 심경에 대해 "'유능한 리더는 큰일이 터졌을 때 해결을 먼저 해야 한다'라는 글을 본 게 떠올랐다"며 "이 영화의 감독이자 책임자로서 후반 작업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빛나는 배우들의 작업을 완성해야만 한다는 일념으로 작업에 열중했다"면서도 "유아인이 나오는 분량은 거의 편집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약 15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코미디 액션영화 〈하이파이브〉는 장기이식 후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의 주인공과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세력 간의 대립을 그린 작품이다. 유아인이 전자기파를 볼 수 있는 초능력자 역을 맡았으며, 이재인, 라미란, 안재홍, 오정세, 김희원, 진영 등이 출연한다.

아역배우 출신으로 영화 〈사바하〉(2019)와 드라마 〈라켓소년단〉(2021) 등을 통해 인지도를 쌓은 이재인이 주인공 완서 역을 맡았다. 그는 심장 이식 후 상상을 초월하는 운동능력을 갖게 된 태권도 선수를 연기했다.
이재인은 "기초 체력부터 태권도 자세, 와이어 액션, 무술 등을 훈련했다"며 "최대한 대역 없이 직접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라미란은 신장 이식 후 외모가 몰라보게 변하는 선녀 역할을 맡았다. 그녀는 캐스팅 배경에 대해 "캐릭터에 대한 끌림이 컸다. 예쁜 역할이라고 해서 언제 또 해보겠나 싶었다"며 "내 인생 마지막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고 유쾌하게 설명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2015)에서 라미란과 모자 호흡을 보여준 안재홍은 폐 이식 후 강풍을 일으키는 능력을 갖게 된 지성 역을 연기했다.
안재홍은 작품 참여 계기에 대해 "강 감독님의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감탄했다. 어떻게 이런 소재와 이야기로 이런 팀플레이를 만들 수 있는지 글로 보면서도 신났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 〈하이파이브〉는 〈과속 스캔들〉(2008), 〈써니〉(2011), 〈타짜-신의 손〉(2014) 등 다수의 흥행작을 연출한 강형철 감독이 〈스윙키즈〉 이후 7년 만에 내놓는 신작 영화다.

강 감독은 이번 작품에 대해 "편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를 찍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초능력이라는 비현실적인 소재를 끌어왔기 때문에 (이야기나 캐릭터는) 현실적으로 보여주려 했다"고 강 감독은 설명했다. 그는 "등장인물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고, 거기에서 발생하는 이야기로 웃음을 유발하려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