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만의 특별한 섹션을 고르자면,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섹션이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처음 개막한 2000년도부터 감독들의 단편 제작을 지원, 한 편의 옴니버스 영화를 공개하는‘디지털 삼인삼색’이란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이는 2014년, 단편 옴니버스 영화가 아닌 세 편의 장편 영화 제작으로 확대됐으며, 2016년에 ‘전주시네마프로젝트’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전주국제영화제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이번 2018년‘전주시네마프로젝트’는 제작 지원 선정작을 세 편에서 다섯 편으로 확대해 감독들의 비전을 실현하는 장임을 더욱 공고히 했다. 2017년도에 공개한 <초행>과 <시인의 사랑>이 해외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고, <노무현입니다>가 다큐멘터리의 태생적 한계를 넘어 흥행까지 성공한 결과이다.


굿 비즈니스
A Good Business

연출 이학준 감독 (<나인뮤지스; 그녀들의 서바이벌>)

소개할 다섯 편 중 유일한 다큐멘터리 영화 <굿 비즈니스>는 <천국의 국경을 넘다> 시리즈로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은 이학준 감독의 신작이다. 이학준 감독은 탈북자와 탈북 브로커들의 관계를 저널리스트 출신답게 4년여간 취재하다가 이들의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춰 <굿 비즈니스>를 완성시켰다. ‘탈북 비즈니스’를 취재하며 탈북자의 인권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룬 것은 물론이고, 최근 한반도의 정세와 관련해서도 쉽게 무시할 작품은 결코 아니다. 전주국제영화제 측에서도 “<노무현입니다>를 잇는 충격과 감동을 기대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라고 자신 있게 소개했다.

굿 비즈니스

감독 이학준

출연

개봉 2018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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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치는 땅
The Land on the Waves

연출 임태규 (<폭력의 씨앗>)

2017년 장편 데뷔작 <폭력의 씨앗>으로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을 받은 임태규 감독도 이번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서 차기작을 공개한다. <파도치는 땅>은 아버지의 임종으로 고향 군산에 돌아온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간첩으로 오해받아 고충을 겪은 아버지 광덕, 기러기 아빠 생활 중인 아들 문성, 유학 도중 갑작스럽게 돌아온 손자 도진까지. 삼대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 사회가 해소하지 못한 채 개인에게 전이된 상처를 포착한다. 

파도치는 땅

감독 임태규

출연

개봉 2018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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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에
Winter’s Night

연출 장우진 (<하루>, <새출발>, <춘천, 춘천>)

<겨울밤에>는 <새출발>로 2014년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을 받은 장우진 감독이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서 공개하는, 일종의 ‘회귀작’이다. 전작 <춘천, 춘천>에 이어 다시 춘천을 배경으로 삼은 것도 그렇다. 청평사를 중심으로 춘천의 공간을 직조해나가고, 접점이 없는 두 커플의 이야기를 교차하며 삶의 기묘한 생명력을 스크린에 불어넣는다. 이 영화의 소개 글에서 전주국제영화제 장병원 프로그래머가 “이 젊은 작가의 앞날에 서광이 비치는 것 같다”고 찬탄하듯 묘사한 것만 봐도 비범한 영화임이 분명하다.

겨울밤에

감독 장우진

출연

개봉 2018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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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최선
The Best We Can

연출 알레한드로 페르난데스 알멘드라스 (<후아초>, <불가에 앉아>, <투 킬 어 맨>, <헛소동>)

칸 영화제 감독주간 초청,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KNF상 등의 이력을 쌓은 알레한드로 페르난데스 알멘드라스 감독은 전주국제영화제가 사랑하는 영화인 중 하나다. 알멘드라스 감독의 신작을 매번 소개한 것에 이어 이번엔 ‘전주시네마프로젝트’로 그의 신작을 제작했다. <우리의 최선>은 그리스 비극작가 에우리피데스의 ‘파이드라’를 무대에 올리려는 연극 연출가의 생활을 쫓는다. 여배우와 불륜을 저질러 결혼생활이 파탄 나는 지경에 이른 연출가의 삶은 파이드라의 비극과 겹쳐진다. 이번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작품 중 유일한 흑백영화로 알멘드라스 감독의 자전적인 고민과 성찰을 엿볼 수 있다. 

우리의 최선

감독 알레한드로 페르난데즈 알멘드라스

출연

개봉 2018 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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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나
NONA. If You Soak Me, I Will Burn You

연출 카밀라 호세 도노소 (<클럽 로셀>)

이번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 선정된 감독 중 유일하게 여성 감독인 카밀라 호세 도노소는 <노나>를 연출했다. 예순 여섯 살의 노나와 그가 거주하는 해안가 마을 피칠레무 주민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노나가 이사 온 후, 마을에 방화가 발생하면서 노나를 향한 마을 주민의 의심이 깊어진다. 도노소 감독은 자신의 할머니조세피나의 삶에서 <노나>를 떠올렸고, 영화 중간중간 조세피나의 일상이 담긴 푸티지를 섞어 영화와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원제가 ‘당신이 날 적신다면, 난 당신을 태울 것이다’(NONA. If You Soak Me, I Will Burn You)라는 걸 염두에 둔다면, 노나의 행동에서 삶을 치유하려는 격동적인 움직임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노나

감독 카밀라 호세 도노소

출연

개봉 2018 칠레, 브라질, 프랑스,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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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