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간다>의 김성훈 감독이 연출하고 하정우, 오달수, 배두나가 주연을 맡은 영화 <터널>83일 언론에 첫 공개됐다. <터널>은 자동차 판매원 정수(하정우)가 갑자기 무너져 내린 터널 안에 갇혀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끝까지 간다>(2013)로 준수한 연출력을 널리 인정받은 김성훈 감독과 <더 테러 라이브>(2013)로 홀로 위기를 극복하려는 주인공을 근사하게 연기한 바 있는 배우 하정우의 협업으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시사 직후 공개된 반응들을 모아봤다.

무겁고 어두운 영화를
할 자신이 없었다.
어떤 이야기든
유머가 들어가면
편안하게 전달될 것 같았다.
웃음이 버티는 힘을 준다면
이러한 재난에 빠진 인물을
지켜보는데 수월할 것 같았다.
자연스럽게 유발되는
웃음과 아이러니가 중요했다.

김성훈 감독

주인공 정수가 터널에 갇힌 극한의 상황이지만, 영화의 톤은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 <터널>은 배우 하정우와 오달수의 능청스러운 면모를 적극 활용해, 126분이라는 그리 짧지 않은 러닝타임을 유연하게 이끌어나간다. 많은 호평들 중 이 점을 향한 의견이 많다.

하정우라는 가교의 탁월한 역할 그리고 인간 김성훈, 감독 김성훈이 보이는 영화.
- SBS 연예스포츠 김지혜 기자
당초 우려했던 <더 테러 라이브> 같은 분위기도 아니고 <베리드> 같은 영화와도 상당히 다른 결. 김성훈 감독의 전작 <끝까지 간다>처럼 의외의 지점에서 유머러스함을 만들어내며 흡입력있게 끌고간다. 오프닝부터 중반부의 흡입력은 정말 대단하다.
- 스포츠Q 원호성 기자
하정우 특유의 여유 있는 캐릭터 연기와 김성훈 감독의 영리한 연출이 재난영화가 지닌 무거움을 가볍게 하면서도 후반부의 감동을 배가시킨다.
- 이원 칼럼니스트
영화의 활기는 배우 하정우의 개인기를 통해서도 발생한다.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정수의 낙관적인 모습은 하정우가 그동안 구축해 낸 긍정의 에너지에 많이 기댄다. 분노했다가 현실에 적응하며 웃음을 되찾고, 누군가의 죽음에 슬퍼했다가 집에 돌아갈 희망을 얻고 다시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져들게 되는 정수의 다채로운 모습을 한정된 공간에서 파노라마로 펼쳐낸다.
- 한국일보 라제기 기자

우리 영화는
소재원 작가의 원작이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
세월호를 염두에 둔 건 아니다.
그러나 우리 영화를 보고
그런 연관성을 생각하신다면
그렇게 느끼게 된 현실이
슬픈 거라고 생각한다.

김성훈 감독


매몰된 터널에 갇힌 주인공의 처지와 그를 재빠르게 구출하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함이 먼저 보이는 이야기는, 자연스레 세월호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예상을 관통한다. 실제로도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시감을 드러내는 평자가 많다. 기자간담회에서 김성훈 감독은 직접적으로 세월호 참사를 은유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다만 <터널>이 안전을 보장 받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과 꽤 많은 부분이 닮아 있다는 점을 부정하긴 어려울 것이다.

세월호를 영화로 옮긴 재난 현장에서 안에선 하정우, 바깥에선 오달수가 고군분투하며 대한민국의 오늘을 보여준다. 시스템의 부조리와 대중의 속성을 직설법으로 묘사한 비판이 통쾌하지만, 때론 희화화하는 과장이 지나쳐 영화의 톤이 무너지는 아쉬움도 있다.
- 이학후 칼럼니스트
세월호 참사가 없었다면 이 영화가 어떻게 보였을까 싶을 정도로 동시대와 강력한 링크가 걸린 작품. 의외로 유머러스한 낙관성도 느껴지지만 결과적으론 모든 면에서 아슬아슬한, 대한민국이라는 재난 그 자체에 대한 직설적인 소묘. <터널>의 터널과 <부산행>의 좀비는 유사한 장치 노릇을 한다. 재난에 대처하는 정부의 무책임함과 재난을 파는 미디어의 몰염치 그리고 인본주의가 간과된 자본주의적 세태가 뒤엉킨, 재난의 가능성을 활짝 열어둔 듯한 대한민국이란 서스펜스를 여는 창.
- 민용준 칼럼니스트



씨네플레이 에디터 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