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휴가 주간인 8월 첫째 주입니다. 날씨가 너무 덥죠. (아직도 안 떠나고 뭐하셨어요? 에디터는 주말 당직...)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영화 속 최고의 휴향지를 찾아라! 오늘 준비한 곳은, 이런 기획 준비할 때마다 으레 자료 찾듯이 검색창에 '영화 여행', '영화 휴양지' 같은 키워드 검색해서 소개되는 곳이 아닙니다. 제가 평소 가고 싶어서 수첩에 적어뒀던 에디터 개취 휴양지를 몇 곳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일단 가격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가고 싶은 곳'이니까요.


터틀 베이 리조트, 하와이
그림 아닙니다. 실사입니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는 할리우드 최고의 코미디 제작자 주드 애파토우 사단이 만들어낸 근사한 (19금)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작곡가인 주인공 피터가 옛 연인인 사라를 잊지 못해 그녀가 떠난 하와이로 몰래 쫓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죠. 피터는 일단 떠났는데 막상 하와이에 도착해봤더니 사라가 자신과 헤어진 뒤 끝내주는 인기남 록스타와 함께 여행을 온 거였죠. 바로 저렇게 근사한 리조트로요.

대략 이런 곳 위에 지어진 호텔입니다.

사라와 이름모를 록스타가 호텔방에서 뜨거운 낮과 밤을 보낼 때 피터가 옆방에서 벽에 귀를 대고 눈물을 닦던 장면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군요. (감정이입을 해서가 아니라) 바로 그 장면의 배경이 됐던 리조트가 하와이섬 카후쿠에 위치한 터틀 베이 리조트(Turtle Bay Resort)입니다. 이곳은 하와이 북부 해변에 위치해 있는 그림 같은 장소이고, 상세 주소는 57-091 Kamehameha Highway, Kahuku 입니다. 이렇게 멋진 곳을 왜 많은 영화들에서 볼 수 없었는지가 더 의문이군요.

이곳뿐만 아니라 영화에 나오는 다른 주변 장소도 알고 가면 좋겠지요? 이를테면 리조트에서 북부 해안선을 쭉 따라가면 보게 되는 환상적인 절벽인 레이포인트(Laie Point)는 꼭 가봐야 한다는군요. (영화에도 등장합니다.) 그리고 리조트에서 서쪽으로 가면 흰모래 해변인 키와울라만(Keawa'ula Bay), 그리고 모쿨레이아 해변(Mokuleia Beach)을 만날 수 있다는군요. 역시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입니다. 해변이니까 물놀이는 필수?!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감독 니콜라스 스톨러

출연 제이슨 세걸, 크리스틴 벨

개봉 200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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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 힐이 하와이 현지인으로 깜짝 출연하는데 너무 귀엽습니다.
그리고 또 이 영화는 밀라 쿠니스를 알게 해준 소중한 작품이기도 하지요.
무당산 & 창암산, 중국
무당산(좌)과 창암산(우)

바다보다는 산이 좋다고 여기는 분들을 위한 추천 휴양지입니다. 중국 무협의 팬이라면 모를 리가 없고 안 가볼 도리가 없는 곳이죠. 사진만 보고도 어딘지 알아차렸을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바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무협의 본거지로 알려진 중국 후베이성의 무당산입니다. 태극권이 탄생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죠. 많은 무협 영화에 이곳 무당산이 등장했는데, 그 중 가장 최근에 성룡 주연의 <가라테 키드>에 실제 장소인 무당산이 등장해 화제가 됐습니다.

<와호장룡>에서도 영화 속 배경은 무당산으로 설정되어 있지만 실제 영화 촬영은 창암산에서 진행했어요. 그래서 덕분에 창암산도 많이 알려졌답니다. 그러니까 무당산에 가서 '여기가 <와호장룡> 촬영지구나!' 라고 외치면 안된다는 말씀. *^^*

<와호장룡>에 등장했던 많은 곳이 이미 관광 명소가 되었고 관련 상품도 등장한 지 오래입니다만, 간단하게 영화에 함께 나온 다른 곳들도 둘러보면 좋겠죠? 아무래도 <와호장룡>의 촬영지라면 가장 유명한 곳이 황산입니다. 황산의 홍춘 마을과 이곳에서 버스로 이동할 수 있는 대나무 바다 묵갱죽해, 비취계곡 등이 관광 상품으로 개발되어 있는 곳이라 검색만 해보면 쉽게 찾아갈 수 있을 겁니다.

와호장룡

감독 이안

출연 주윤발, 양자경, 장쯔이, 장첸

개봉 2000 대만, 홍콩, 미국,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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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리치코 레스토랑, 카프리섬
지중해를 바라보며 절벽 위에서의 식사라니!!!

휴양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음식이라 여기는 분들 있죠? 아무리 좋은 곳에서 쉰다 한들 음식이 별로여서 배가 고프면 무슨 소용이겠냐는 인생 철학을 가지신 분들, 환영합니다. 아무튼 먹는 것만큼 중요한 쉴 것이 세상에 또 얼마나 있겠습니까? 영화 <트립 투 이탈리아>를 보자마자 죽기 전엔 꼭 가보고 싶어 적어둔 곳이 있으니, 바로 카프리섬에 위치한 일 리치코 레스토랑입니다.

이곳은 미슐랭스타 한 개를 받은  레스토랑으로, 카프리 팰리스 호텔에서 운영하는 곳입니다. 건물이 18세기에 나폴리 궁전으로 이용됐던 곳이라 주변 경관도 환상적입니다.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휴양지로 손꼽힌다고 하네요. 레스토랑에는 전용 비치 클럽도 딸려 있어서 사진에서처럼 식사를 하고 일광욕도 즐길 수 있습니다.

두 명의 영국 남자가 이탈리아의 온갖 명소들을 돌아다니는 영화, <트립 투 이탈리아>에서는 두 남자 두인공이 이곳에 들러 근사한 식사를 하면서 인생을 돌아봅니다. 저 아름다운 경관만 봐도 절로 마음이 안정될 것 같죠?

그밖에 영화에 등장한 끝내주는 숙소와 관광지로 까몰리(Camogli)의 체노비오 데이 도지(Cenobio dei Dogi) 호텔이 있습니다. 이탈리아 지방 소도시 해안 마을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가보면 좋겠죠. 라벨로에 위치한 빌라 침브로네(Villa Cimbrone)는 천상의 테라스라는 엄청난 별명을 지닌 곳입니다.

트립 투 이탈리아

감독 마이클 윈터바텀

출연 롭 브라이든, 스티브 쿠건

개봉 2014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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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무엇을 먹고 있을까요?
남도여관, 전남 보성
지금은 보성여관으로 이름을 바꿔 운영 중입니다.

올여름 극장가에 개봉한 한국영화 대부분이 일제강점기나 한국전쟁, 남북 분단 등 근대사의 비극을 소재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역사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 싶은 분들을 위한 휴양지를 하나 준비했습니다.

바로, 전라남도 보성 벌교 여행입니다. 임권택 감독의 <태백산맥>의 주요 배경으로 등장하는 곳이지요. 그러니까 원작인 조정래 작가의 소설 <태백산맥>의 주요 배경이 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영화 <태백산맥>은 동족상잔의 비극이 담긴 한국전쟁 직전, 1948년 10월 여순 사건을 배경으로 형제인 염상구와 염상진의 갈등을 다루고 있죠. 보성 벌교가 영화와 소설의 주요 배경이라서 '문학기행길'이란 이름으로 비교적 당시 사회상을 잘 재현해놨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소설과 영화에 실제 배경으로도 등장하는 보성여관(현 남도여관)은 1935년에 한옥과 일본식을 혼합해 지은 일본식 가옥의 형태 그대로를 지금도 유지하고 있는 곳입니다. 2004년에 근대문화유산으로 등재됐지요. 실제로 당시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다다미방에서 숙박을 할 수 있고 역사를 되짚어볼 수 있는 전시장과 카페, 소극장 등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태백산맥

감독 임권택

출연 안성기, 김명곤, 김갑수

개봉 1994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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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에디터 가로등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