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티스 리그>(2017)의 미지근한 반응 이후, DC는 아직 후속 개봉작이 없다. 그 사이 마블은 <블랙팬서>와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로 다시 한 번 흥행파워를 증명했고 <앤트맨과 와스프> 역시 선전하고 있다.

<저스티스 리그>에 출연한 제이슨 모모아.

DC는 <원더우먼>의 후속작 <원더우먼 1984>나, 할리퀸이 등장하는 몇편의 작품들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벤 애플랙의 <배트맨> 솔로 영화 등이 표류하면서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숨 고르기 끝에 개봉하는 영화 중 가장 빠른 작품은 2018년 12월 21일에 개봉(북미 기준)하는 <아쿠아맨>이다.

그러나 <저스티스 리그>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던 아쿠아맨의 솔로 영화가 성공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공개된 캐릭터와 배역을 살펴보고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예상해 본다.


자주 보고 싶은 짐승남, 제이슨 모모아

<왕좌의 게임>의 칼 드로고라는 캐릭터로 할리우드 대표 짐승남이 된 제이슨 모모아가 아쿠아맨으로 캐스팅 됐을 때 많은 팬이 환호했다. 그러나 <왕좌의 게임> 성공 이후에도 <배드 배치> 같은 괴작에서나 얼굴을 볼 수 있었고 이렇다 할 대표작이 아직 없다. 아버지 이소룡의 뒤를 따라, 요절한 배우 브랜든 리의 유작 <크로우> 리메이크에 캐스팅 됐으나, 이 프로젝트 역시 얼마 전 하차하게 됐다. 아직 그를 더 보고 싶은 팬들의 갈증은 여전하다.

이 외에 흥미를 끄는 배역이 즐비하다. 이번 영화는 마치 <원더우먼>이 그랬던 것처럼, 아쿠아맨의 기원을 알아보고 그의 수중왕국 아틀란티스를 묘사하게 될 것이다. 아쿠아맨의 본명은 아서 커리(Arthur Curry), 평범한 등대지기 인간 톰 커리(Thomas Curry)와 아틀란티스의 여왕 아틀라나 사이에 태어난 혼혈 아이였다. 이 아틀라나를 대배우 니콜 키드만이 연기한다. 또 한명의 대배우 윌렘 데포는 누이디스 벌코 역으로 <저스티스 리그>에 캐스팅 됐다는 소식이 있었으나, 극장에선 그를 만날 수 없었다. <아쿠아맨>에서는 드디어 온전한 분량으로 만나 볼 수 있겠다.


매력적인 악당들

<저스티스 리그>의 실패 요인 중 하나가 전혀 매력적이지 못한 악당 스테픈 울프였다. 슈퍼맨과의 파워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무기력한 악당이라는 점이 가장 실망스러웠지만, 캐릭터 자체가 전혀 매력적인 드라마를 보여주지 못했다. 아무런 슈퍼 파워 없이 의지와 두뇌만으로 어벤져스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캡틴아메리카: 시빌워>의 빌런 제모 남작과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더 인터뷰>의 한국계 배우 랜덜 파크.

그러나 <저스티스 리그>에는 특별한 사연을 가진 입체적인 매력의 악당들이 많다. 우선 해양학자 스테판 신(Dr. Stephen Shin)이 있다. 아서 커리는 처음엔 아틀란티스인으로서 자각하지 못했는데, 스테판 신 박사가 그의 능력을 발현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스테판 신은 아틀란티스의 존재를 세상에 증명하기 위해 아쿠아맨/아서 커리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면서 사이가 틀어지게 된다. 감정 변화가 가장 격하게 일어나는 흥미로운 캐릭터로 한국계 배우 랜덜 파크가 캐스팅 됐다. 그는 김정은 암살과 관련한 영화 <더 인터뷰>에서 김정은을 연기했고 마블의 <앤트맨과 와스프>에서 지미 우 요원을 연기하기도 했다.

<겟다운>의 야히아 압둘 마틴.

스테판 신 박사는 아서 커리의 아틀란티스인 혈액을 얻기 위해, 보물 사냥꾼 데이비드 하이드를 사주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데이비드가 아쿠아맨의 아버지인 톰 커리를 실수로 죽이게 되고 아쿠아맨은 다시 데이비드의 아버지를 그로 오인해 죽이고 만다. 그 후 복수를 다짐하고 첨단 장비로 무장하는데, 그가 바로 <아쿠아맨>의 빌런 중 하나인 블랙 만타(Black Manta)다. 이번 작품에서는 넷플리스 드라마 <겟다운>의 야히아 압둘 마틴이 연기한다.

<컨저링>의 패트릭 윌슨.

아쿠아맨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강력한 악당으로는 아쿠아맨의 이복 형제 오션 마스터(Orm / Ocean Master)가 등장한다. 코믹스에서 그는 왕위를 놓고 아쿠아맨과 끊임없이 대립하며, 목적을 위해 블랙만타와 자주 손잡는다. <컨저링>의 패트릭 윌슨이 특유의 서늘한 매력으로 연기한다. 또한, 추억의 액션 스타 돌프 룬드그랜이 네레우스 왕(King Nereus)을 연기한다. 앰버 허드가 연기하는 아쿠아맨의 부인 메라와 복잡한 개인사가 있어 그 역시 활약을 기대해본다.


그리고 제임스 완 감독
제임스 완 감독.

7월 19일부터 열리는 샌디에이고 코믹콘에서 <아쿠아맨>의 첫 예고편이 공개되면 좀 더 많은 정보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컨저링> 프랜차이즈의 성공 뿐만 아니라, <분노의 질주: 더 세븐>으로 블록버스터 제작 능력도 보여준 그의 연출 감각이 이번에도 성공하길. 그래서 <아쿠아맨>이 DC의 반격을 주도하길.


씨네플레이 객원 에디터 안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