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알렉스 로스는 2연타석 홈런을 날리는데, 경쟁사 DC 코믹스에서 유사한 디럭스 판형 4부작으로 발간된 <킹덤컴>(Kingdom Come)은 전작 <마블스>보다 더 다이나믹한 구성과 더 치밀한 세부 묘사로 극찬을 받았다. 평행 우주에서 늙어버린 DC 유니버스의 히어로들과 빌런들의 충돌을 다루는 이 책의 단행본은 1997년에 가장 많이 팔린 단행본이 되었다. DC의 영화 유니버스가 예정대로 진행되었더라면 <킹덤컴>의 영화화도 미래에 계획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후 1990년대 말~2000년대 와서 발표한 <저스티스>나 <애스트로 시티> 등도 팬들의 호평을 받았고 현재는 <애스트로 시티>의 모든 표지를 그림과 동시에 다이너마이트 엔터테인먼트에서 <600만불의 사나이>나 <그린 호넷>, <더 섀도우> 등의 표지 그림을 그리면서 프리랜스 아티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알렉스 로스 그림의 최대 장점은 과감한 구성과 원작 만화 디테일의 충실한 재현이다. 물론 뛰어난 데생 능력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것이 가능하겠지만 일반 최상위급 만화 작가들에 비교해서도 그의 화면 구성 능력은 매우 창의적이고 대담하다. 과슈 물감과 에어브러쉬만으로 작업하는 그는 원래 미대 시절에는 유화를 전공하였다. 과슈는 재학 시절 수업을 몇 번 들었을 뿐이라 하는데, 빨리 마르는 과슈의 특성상 빠른 속도로 작업하는 것을 좋아하는 그의 스타일에 맞았다고 한다. 실제로 그의 작업 속도는 엄청 빠르다. 유튜브에 검색해 보면 페인팅 시작부터 끝까지 과정을 보여주는 동영상들이 몇 개 있는데, 같은 성씨를 가진 밥 로스(Bob Ross) 아저씨에 비할 정도로 빠르지는 않지만 생각보다 순식간에 한 장의 완성도 높은 그림이 완성되어 버린다. 참고로 알렉스 로스와 밥 로스는 성이 같을 뿐 아무 연관이 없는 화가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