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넌>과 <원더풀 고스트> 두 편의 귀신 영화가 한 주 차이로 개봉했다. 둘 다 귀신이 나오는데 영화 분위기는 영 다르다. 쫄보라면 일찌감치 <더 넌>은 포기했을 것. 그렇다고 모든 쫄보가 귀신 나오는 영화는 다 못 볼까. 이 영화들이라면 쫄보도 관람 가능하다. 공포심으로만 따지자면 전체관람가급인 영화들을 소개한다.


<원더풀 고스트> 태진
이런 비주얼에 경찰 출신이라면 당장이라도 내 옆구리에 착붙하고 싶은 원더풀 아니 뷰티풀 고스트다. 동네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정의감 투철한 귀신. 산 자를 귀찮게 하는 오지라퍼라는 게  단점이지만 이 정도면 귀엽게 봐줄 수 있을 것 같다.

원더풀 고스트

감독 조원희

출연 마동석, 김영광, 이유영

개봉 2018.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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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우 고스트> 할배 귀신, 꼴초 귀신, 울보 귀신, 초딩 귀신
죽는 게 소원인가. 죽는 것보다 딱 죽기 직전까지만 경험하는 게 더 괴로울 것 같다. 상만(차태현)은 외로움에 여러 번 자살을 시도했지만 실패. 괜히 죽음 문턱 직전까지만 가서 할배 귀신, 꼴초 귀신, 울보 귀신, 초딩 귀신 총 네 명의 귀신들만 달고 다니게 됐다. 죽지도 못하게 된 상만은 이들의 소원을 들어주고 성불시키기로 한다. 이 귀신들, 무섭긴커녕 짠하기만 하다.

헬로우 고스트

감독 김영탁

출연 차태현, 강예원, 이문수, 고창석, 장영남, 천보근

개봉 2010.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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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미소
아내를 먼저 보내고 슬픔에 빠진 강수(김남길)는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미소(천우희)의 보험처리를 맡게 되어 그녀의 병원에 찾아간다. 그곳에서 다른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는 영혼 미소를 만나게 된다. 이 세상이 처음인 그녀는 모든 게 다 아름답게 보인다. 귀신이라고 무서워하기엔 순수한 그녀. 영화는 남녀의 사랑 등 어떤 감정에 단정 짓지 않는다. 존재만으로도 내 감정을 이해받는 느낌을 주는 사람, 아니 귀신이라면 오히려 나타나주길 바랄 지도. 게다가 귀신이 천우희다!

어느날

감독 이윤기

출연 김남길, 천우희

개봉 2017.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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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스토리> C
어릴 적에 이불 좀 뒤집어쓰고 귀신 놀이해봤다면 친숙할 비주얼이다. 하얗고 큰 천을 뒤집어쓴 고스트 C(케이시 애플렉)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자신 때문에 슬픔에 잠긴 연인 M(루니 마라) 곁은 맴돈다. 연인이 슬퍼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모습까지 가만히 지켜보는 C. M이 집을 떠나도 그 자리에 남아 새로 이사 온 사람들을 지켜본다. 허접한 분장 주제에 고스트 C의 시선과 움직임과 행동 하나하나에 많은 상징을 담았다. 떠남과 남겨짐에 대한 복잡한 감정들이 고스트의 눈 구멍에서 고스란히 느껴진다.

고스트 스토리

감독 데이빗 로워리

출연 케이시 애플렉, 루니 마라

개봉 201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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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영혼> 샘
앞서 소개한 <고스트 스토리>의 시작은 이 영화를 떠오르게 한다. 괴한의 습격으로 세상을 떠난 샘(패트릭 스웨이지)은 사랑하는 여자 곁을 맴돈다. 연인 몰리(데미 무어)는 그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자신을 죽인 괴한이 몰리마저 노린다는 걸 알고 그녀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고 노력한다. 이토록 로맨틱하고 지고지순한 영혼이라니.  

사랑과 영혼

감독 제리 주커

출연 패트릭 스웨이지, 데미 무어

개봉 1990.11.24. / 2017.12.27.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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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는
대형 스포일러 주의!
영화의 결말 부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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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원> 유키코
하얀 눈으로 뒤덮인 시골마을 종착역에서 일하는 철도원 오토(타카구라 켄). 일에 있어서 성실함은 따라잡을 자가 없지만 가족에겐 무뚝뚝하고 소홀했다. 역을 지키느라 딸의 죽음조차 지켜보지 못했다. 여느 날처럼 일하던 그 앞에 동생이 잃어버린 인형을 찾으러 왔다는 어떤 여자아이가 나타난다. 그러나 그대로 인형을 두고 돌아간 소녀. 얼마 뒤 소녀보다 큰 여자아이가 자신이 맏언니라며 찾아온다. 알고 보니 자신을 찾아온 여자아이들은 자신의 죽은 딸이었던 것. 아이의 성장한 모습을 귀신으로나마 볼 수 있고, 잠시지만 애정을 줄 수 있음에 감사한다.

철도원

감독 후루하타 야스오

출연 다카쿠라 켄, 코바야시 넨지, 오타케 시노부, 히로스에 료코

개봉 2000.02.04. / 2015.02.04.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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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라이더> 재훈, 지나
<싱글라이더>는 잔잔한 영화로 알고 보다가 뒤통수 맞는 영화다. 후반부에 들어서서야 그들이 귀신이었다는 반전 결말을 갖고 있기 때문. 다니던 회사가 부도나 모든 것을 잃은 재훈(이병헌)은 호주에 있는 아내와 아들을 찾아간다. 어느새 아내 옆엔 아빠와 남편 역할을 하고 있는 듯 보이는 남자도 있다. 그 주위를 있는 듯 없는 듯 맴돌기만 한채 다가서지 못한다. 호주에서 유일하게 소통하는 사람은 지나(안소희)와 강아지 한 마리뿐. 벼랑 끝 상황에 몰려 생을 마감한 두 귀신은 아름다운 호주 풍경 한가운데 쓸쓸히 배회한다.

싱글라이더

감독 이주영

출연 이병헌, 공효진, 안소희

개봉 2017.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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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조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