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미국작가협회는 역대 최고의 드라마로 <소프라노스>를 선정했다. 1999년부터 2007년까지 6시즌이 방영된 드라마 <소프라노스>는 뉴저지 지역에서 활동하는 마피아 가족의 이야기를 날카로운 풍자로 그려낸 걸작이었다. 작품은 에미상을 무려 21개나 받았는데, 여기에는 마지막 시즌에 받은 작품상도 포함되어 있다. 보통 인기가 곤두박질 칠때까지 시리즈를 계속하다가 사라지는 기존의 미국 드라마와는 달리, <소프라노스>는 끝까지 시리즈의 품격과 문학적 완성도를 지켜낸 선례로 기억된다.
한편으로 <소프라노스>는 미국 드라마 업계의 지형변화를 선도한 작품으로도 기억된다. 공중파 ABC가 장기집권하던 시절, <소프라노스>는 첫 시즌에 케이블 채널 드라마 최초로 작품상을 받았다. 이후, 미국 드라마 시장은 유료 케이블 채널로 많은 자본이 유입되며 <왕좌의 게임>, <브레이킹 배드> 등의 케이블채널 킬러 콘텐츠를 쏟아냈다. 요즘은 다시 넷플릭스가 주도하는 스트리밍 채널이 판도를 바꾸고 있지만, 공중파에서만 작품성 있는 드라마가 나온다는 편견을 깨부수며 시장을 흔든 것은 분명 <소프라노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