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2019년 북미에 런칭하고 2020년부터 글로벌 서비스를 전개할 예정인 ‘디즈니 +’가 단숨에 넷플릭스를 앞지르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넷플릭스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1억 37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각 지역의 가입자를 유도하면서도 글로벌 흥행감성을 유지할 수 있는 작품들에 대한 투자가 흥미롭다. 봉준호의 <옥자>는 국내 배급사들과의 마찰 끝에 극장개봉 없이 넷플릭스에서만 독점 공개되었지만, 오히려 국내 넷플릭스 가입자를 늘리는 효과가 있었다. 이제 글로벌 스타가된 배두나를 주연으로 제작된 <킹덤> 역시, 국내 팬들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런 공격적인 전략의 결과로 최근 넷플릭스의 신규가입자 10명 중 7명이 미국 이외의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는 발표가 있었다.
또한,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남미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넷플릭스는 스페인에 대규모 프로덕션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유럽지역에서 서비스되는 스트리밍 서비스는 반드시 유럽내에서 제작되는 콘텐츠가 전체 30% 이상을 차지해야한다는 EU의 콘텐츠 쿼터제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신의 한수’가 될 것이다.
넷플릭스는 2018년 한해에만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80억 달러(약 9조원)를 투자했다. 무엇보다 이렇게 제작된 작품들의 완성도가 대단하다. 이번 에미상에서 넷플릭스는 다른 채널들을 따돌리고 23개 부문을 독식하며 최다 수상 기록을 세웠다.
정리하자면, 세계 최강의 콘텐츠 제국을 완성한 디즈니이지만, 초기 투자비용이 적지 않은 OTT 서비스를 런칭해서 단번에 성공을 거두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각 지역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자사의 콘텐츠 권리 관계를 모두 ‘디즈니 +’의 독점으로 전환하는데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