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잠잠했던 디즈니가 3개월 만에 북미 박스오피스 경쟁에 뛰어들었다. 결과는 압승. 디즈니/마블 스튜디오의 2019년 첫 배급작 <캡틴 마블>이 압도적인 위용을 내뿜으며 북미 극장가를 초토화시켰다. 애들 싸움에 어른이 낀 듯한 기분이 들 정도다. <캡틴 마블>의 등장으로 지난주까지 1위를 지켰던 <드래곤 길들이기 3>을 비롯한 개봉작들의 성적이 대폭 떨어지면서, 그야말로 <캡틴 마블>만이 빛났던 한 주였다. 이러니 저러니 영화 외적으로 논란이 많았지만, “역시 마블”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성적이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파라마운트의 신작 애니메이션 <원더랜드>와 달달한 청춘 로맨스 <파이브 피트>, 그리고 SF 스릴러 <캡티브 스테이트>가 2200개에서 3500개 상영관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캡틴 마블>이 다시 한번 무난하게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다음 주말 박스오피스에는 또 어떤 이야깃거리들이 나올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3월 2주차 상위권/전체 박스오피스 성적: $200,333,853/$209,826,011]


2019년 3월 2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1.

캡틴 마블

(Captain Marvel)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80% / 관객 59%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5

상영관 수: 4,310

주말 수익: $153,433,423

북미 누적 수익: $153,433,423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46,718,598

제작비: $152,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마침내 등장했다. 개봉 전부터 뜨거운 감자였던 <캡틴 마블>이 압도적인 위용을 뽐내며 1위로 데뷔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가장 강력한 히어로의 탄생 기원을 그린 이 작품이 개봉 주말 간 벌어들인 금액은 1억 5300만 달러. 이는 역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작품 중 일곱 번째로 높은 개봉 성적이자 단독 영화로는 2위(1위는 2억 달러의 <블랙 팬서>)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놀랍게도 <캡틴 마블>이 사흘간 벌어들인 금액이 올해 아홉 차례 주말 박스오피스 상위권 12개 작품 성적을 합친 것보다 더 많다. 그동안 다른 배급사들끼리 신나게 치고받고 싸우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던 월트 디즈니가 2019년 첫 배급작인 <캡틴 마블>로 주말 극장가를 쓸어버린 셈이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캡틴 마블>은 개봉 전부터 영화 외적으로 말이 참 많았던 작품이다. 다음 달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향하는 중요한 길목에 선 작품이기에 이러한 논란들이 흥행에 큰 차질을 빚을까 한편으로 걱정도 되었지만, 막상 개봉하고 나니 이러한 걱정이 전부 기우였다. 국내에서도 개봉 5일 만에 300만 관객을 역대 최단기간 내에 동원,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 극장가에서 3억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전 세계 누적 스코어를 4억 6700만 달러까지 끌어올린 상황. 불매 운동에 아무리 평점 테러를 당해도 어차피 볼 사람은 본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이제 막 날개를 펼친 이 작품이 어디까지 날아오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2.

드래곤 길들이기 3

(How to Train Your Dragon: The Hidden World)

( ↓ 1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91% / 관객 89%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71

상영관 수: 4,042 (-244)

주말 수익: $14,685,005 (-51.1%)

북미 누적 수익: $119,651,130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436,851,130

제작비: $129,0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지난 2주간 1위를 지키던 <드래곤 길들이기 3>이 <캡틴 마블>에 밀리며 2위로 내려왔다. 주말 간 벌어들인 금액은 1468만 달러, 지난주 절반에도 못 미치는 성적이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시리즈 통틀어 가장 좋은 개봉 성적과 2주차 성적을 거두면서 “시리즈 흥행 기록을 새로이 쓰는 것 아닌가?”라는 기대도 잠시나마 걸었으나, <캡틴 마블>의 엄청난 위용에 무릎을 꿇으면서 새로운 기록은 물 건너가고 말았다. 현재는 <드래곤 길들이기 2>의 3주차 누적 성적에도 밀린 상황. 비록 성적은 아쉽게 됐지만, 적어도 ‘시리즈의 마무리’로는 최상의 평가를 받은 것을 위안 삼아야 할 모양이다. 현재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각각 1억 1965만 달러와 4억 3680만 달러다.


3.

어 마디아 패밀리 퓨너럴

(Tyler Perry’s A Madea Family Funeral)

( ↓ 1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13% / 관객 26%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39

상영관 수: 2,442

주말 수익: $12,465,383 (-53.9%)

북미 누적 수익: $46,295,193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46,530,766

제작비: 20,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지난주 간발의 차이로 1위 차지에 실패했던 <어 마디아 패밀리 퓨너럴>이 3위로 물러났다. 54% 가까이 성적이 떨어졌지만, 이미 제작비의 두배 이상인 4629만 달러를 벌어들인 상황. 뿐만 아니라 지금 흥행 추세로 보면 아무리 못해도 역대 <마디아> 시리즈 중 4위권에 들 것으로 보이기에 ‘마지막’을 장식하기에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는 중이라 할 수 있다. 타일러 페리가 마지막이라고 언급했지만, 이 작품이 예상외의 흥행을 기록한다면 또 모를 일이다.


4.

레고 무비2

(The LEGO Movie 2: The Second Part)

( -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86% / 관객 73%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5

상영관 수: 2,930 (-528)

주말 수익: $3,868,248 (-41.4%)

북미 누적 수익: $97,153,209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64,653,209

제작비: $99,000,000

상영기간: 5주 (31일)

개봉 5주차가 되어서야 북미 1억 달러를 눈 앞에 둔 <레고 무비2>가 4위에 앉았다. 시리즈 중 가장 ‘망작’으로 평가받는 <레고 닌자고 무비>를 제외하고 전작 <레고 무비>와 <레고 배트맨 무비>가 2주차와 3주차에 북미 1억 달러를 넘긴 것을 생각하면 굉장히 더딘 속도다. 주중으로 1억 달러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지만, 성적이 떨어지는 폭을 보면 이 또한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주말 간 368만 달러를 더한 영화의 북미 성적은 9700만 달러,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1억 6465만 달러다.


5.

알리타: 배틀 엔젤

(Alita: Battle Angel)

( ↓ 2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60% / 관객 94%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4

상영관 수: 2,374 (-722)

주말 수익: $3,215,344 (-55.5%)

북미 누적 수익: $78,361,408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382,486,555

제작비: $170,000,000

상영기간: 4주 (25일)

주말 간 321만 달러를 벌어들인 <알리타: 배틀 엔젤>이 5위로 내려왔다. 현재 북미 누적 스코어는 7830만 달러, 지난주 최대 1억 달러까지 가능할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으나 이 추세라면 물 건너간 듯하다. 중국 개봉 당시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북미에서의 부진을 만회할 수도 있겠다 싶었으나… 중국에서 독보적으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유량지구> 덕에 이 마저도 어려워 보인다. 물론 영화 개봉 이전의 참담한 기대치를 훨씬 웃도는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맞지만, 그럼에도 아쉬운 이유는 역시 제작비 때문이 아닐까.


6.

그린 북

(Green Book)

( -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79% / 관객 92%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9

상영관 수: 2,097 (-544)

주말 수익: $2,511,325 (-45.1%)

북미 누적 수익: $80,163,196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242,617,908

제작비: $23,000,000

상영기간: 17주 (115일)

6위는 벌써 개봉 17주차에 들어선 <그린 북>이 차지했다. 10위 밖으로 물러났던 시기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오래도록 상위권에 머물렀다는 자체가 대단한 업적이다. 아카데미 효과를 톡톡히 누린 영화의 현재 북미 누적 스코어는 주말 간 250만 달러를 더한 8000만 달러,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2억 4260만 달러다.


7.

어쩌다 로맨스

(Isn’t It Romantic)

( -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70% / 관객 52%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0

상영관 수: 2,223 (-1,102)

주말 수익: $2,261,026 (-49.9%)

북미 누적 수익: $44,005,746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44,005,746

제작비: $31,000,000

상영기간: 4주 (26일)

레벨 윌슨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어쩌다 로맨스>가 7위를 차지했다. 순위는 지켰지만 1100여 개 상영관이 줄어들고, 주말 성적도 절반 가까이 빠지면서 서서히 상위권에서 물러날 채비 중이지만, 발렌타인 데이에 맞춰 개봉해 쏠쏠하게 재미를 본 편이다. 기존 로맨틱 코미디와는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며 좋은 평가를 받았을 뿐 아니라, 레벨 윌슨의 주가 상승에도 큰 도움이 된 작품. 사흘간 226만 달러를 더한 영화의 현재 북미 누적 스코어는 4400만 달러.


8.

그레타

(Greta)

( -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54% / 관객 45%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3

상영관 수: 2,417 (+6)

주말 수익: $2,188,430 (-51.2%)

북미 누적 수익: $8,279,165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8,979,165

제작비: N/A

상영기간: 2주 (10일)

신작 스릴러 <그레타>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8위로 주말을 마무리했다. 평범한 20대 여성이 한 미망인에게 친절을 베푼 이후, 두 사람이 친구가 되면서 벌어지는 수상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 주말 성적은 지난주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218만 달러, 현재 북미 성적은 827만 달러다. 이자벨 위페르와 클로이 모레츠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한 성적이다.


9.

파이팅 위드 마이 패밀리

(Fighting with My Family)

( ↓ 4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92% / 관객 87%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8

상영관 수: 2,455 (-400)

주말 수익: $2,184,010 (-53.2%)

북미 누적 수익: $18,652,100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8,652,100

제작비: $11,000,000

상영기간: 4주 (25일)

9위는 <파이팅 위드 마이 패밀리>다. 개봉 4주차에 접어든 영화의 주말 성적은 218만 달러, 영화에 대한 평가는 좋지만 아쉽게도 흥행 레이스에서 물러난 상황이다. 그러나 일단 제작비 회수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WWE 스튜디오가 ‘액션’, ‘범죄’, ‘스릴러’가 아닌 ‘드라마’ 장르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인 점은 긍정적인 결과라 할 수 있다. 현재 북미 누적 스코어는 1865만 달러.


10.

아폴로 11

(Apollo 11)

( ↑ 5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100% / 관객 92%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92

상영관 수: 405 (+285)

주말 수익: $1,250,931 (-22.2%)

북미 누적 수익: $3,730,883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3,730,883

제작비: N/A

상영기간: 2주 (10일)

다큐멘터리 신작 <아폴로 11>이 10위로 상위권 차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주 120개 아이맥스관에서 특별 상영을 실시한 이후, 열렬한 성원에 힘입어 상영관을 405개로 늘리면서 상위권에 안착했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아폴로 11호에 대한 작품으로, 비평가와 관객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편인데 닐 암스트롱과 마이클 콜린스, 그리고 버즈 올드린의 인터뷰뿐 아니라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영상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달 착륙 50주년을 맞이해 개봉한 <아폴로 11>의 주말 성적은 125만 달러, 현재 북미 누적 스코어는 373만 달러다.


에그테일 에디터 띵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