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가 5월 14일 개막을 앞두고, 경쟁부문 후보를 모두 공개했다. 최근 추가로 발표된 쿠엔틴 타란티노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와 압델라티프 케시시의 <메크툽, 마이 러브: 인터메쪼>를 포함한 21개 작품이다. 한국 감독 봉준호의 신작 <기생충> 역시 이 리스트에 포함돼 있어, 영화제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크다. <기생충>과 함께 황금종려상을 두고 경합을 벌일 경쟁부문 후보작 21편을 소개한다.


<기생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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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봉준호 감독이 2년 만에 내놓는 신작. 온전히 한국에서 촬영을 진행한 작품으로는 <마더>(2009) 이후 10년 만이다. 전원 백수 집안의 장남이 학력 위조로 글로벌 IT기업 CEO의 집에 영어 과외를 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봉준호는 데뷔 이래 줄곧 ‘계급’을 둘러싼 우리 사회에 첨예한 시선을 던져왔다. <기생충>의 캐릭터 간 계급차는 그야말로 극단적이다. 예고편을 얼핏 보면 시덥잖은 농담이 난무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테이블 위에 흩뿌려지는 피와 티저 포스터 속 창백한 다리를 보자면 그저 유쾌한 코미디에서 그치진 않을 게 분명하다.


<죽은 이들은 죽지 않는다>

The Dead Don’t 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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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자무쉬

짐 자무쉬와 좀비 영화라니. 느릿느릿 대단한 사건 없이 흘러가는 자무쉬의 전작들을 떠올린다면 그저 의외로 느껴지는 조합이다. 자무쉬가 사랑한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톱스타 셀레나 고메즈의 이름이 눈에 띈다. 한적한 마을에 좀비들이 무덤에서 기어나와 사람들을 위협하고, 세 명의 경찰 그리고 드랙 분장과 검술을 즐기는 장의사가 힘을 합친다. 다른 영화에선 도통 안경을 쓰지 않던 빌 머레이, 애덤 드라이버, 클로에 셰비니가 경찰 역으로 모두 안경을 쓴 채 등장하고, 좀비를 소탕하는 주된 무기가 바로 칼이라는 점이 어쩐지 의미심장해 보인다.


<고통과 영광>

Dolor y glo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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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드로 알모도바르

<내 어머니의 모든 것>(1999), <귀향>(2006), <줄리에타>(2016) 등 칸 경쟁부문에 오른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영화의 공통분모. 여성 캐릭터가 주축이 된 작품이다. 신작 <고통과 영광>은 알모도바르의 초기작들과 <내가 사는 피부>(2011)를 함께 한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주인공 살바도르를 연기했다. 침체기에 빠진 영화감독 살바도르는 파테르나에 이주해 살던 어린 시절, 마드리드에서 만난 첫사랑과의 이별을 이겨내기 위해 글쓰기에 매진하다 영화를 발견한 시절을 떠올린다. 알모도바르의 자전적인 이야기인 셈이다. 지중해 지방의 풍광이 알모도바르 특유의 색감과 맞물려 더없이 아름다운 이미지를 자랑한다. 스페인에선 이미 3월에 개봉됐다.


<밀고자>

Il tradi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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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벨로키오

마르코 벨로키오의 저력은 역사물을 찍을 때 더욱 강해진다. <밀고자>는 시칠리아 마피아의 일원이었던 토마소 부세타의 실화를 따라간다. 1963년 마피아 전쟁을 피해 미국과 브라질 등 근거지를 옮겨가며 세를 넓히던 부세타는, 1980년대 들어 (<대부>의 바로 그) 콜레오네 패밀리에 의한 친족 살해에 위기를 느끼고 자살하려다 가까스로 살아남아 결국 이탈리아 당국에 협조했다. 직접적인 제목의 영화 역시 그 8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이탈리아 영화계뿐만 아니라 <월드워 Z>, <마르코 폴로> 시리즈에서 활약한 피에르프란체스코 파비노가 토마소 부세타를 연기했다.


<남방역에서 만나다>

南方车站的聚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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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오 이난

지아장커가 아닌 중국 감독의 작품이 경쟁 부문에 오른 건 왕 샤오슈아이의 <중경 블루스> 이후 9년 만이다. <백일염화>(2014)로 베를린 영화제 최고상을 받은 디아오 이난의 새 영화 <남방역에서 만나다>다. 조직을 습격 당한 오토바이 갱단이 탈출을 시도하던 매춘부를 만나 함께 도주하는 과정을 그린다. 디아오 이난의 전작 <백일염화>를 함께 했던 계륜미와 디아오판이 출연하고, <량아방: 권력의 기록>의 후거가 주인공으로 활약한다. 탕웨이가 출연한다는 소문이 파다했지만 그 자리에 계륜미가 캐스팅 됐다.


<어린 아메드>

Le Jeune Ahm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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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피에르/뤽 다르덴

다르덴 형제는 1999년 황금종려상을 받은 <로제타>부터 발표하는 작품마다 줄곧 칸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려왔다. 그들의 신작 <어린 아메드>는 이슬람교 극단주의자들로부터 선생님을 죽이라고 종용 받게 된 벨기에 소년을 따라간다. 갑작스러운 사건에 고뇌하는 사람의 불안을 잡아내면서도, 그 과정 중에 마주하게 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피어나는 긍정 혹은 부정의 실마리까지 포착하고야 마는 감독의 인장이 확연하다. 다르덴 형제의 초기작부터 작업해온 알랭 마르깽이 아닌, 카메라 오퍼레이터였던 베누아 데르보가 촬영감독을 맡은 첫 작품이다.


<루베, 빛>

Roubaix, une lumiè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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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노 데스플레셍

칸 영화제의 총애를 받는 프랑스 감독 아르노 데스플레셍의 새 영화도 어김 없이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자국을 대표하는 배우 마티유 아말릭, 마리옹 코티아르, 샬롯 갱스부르 등을 내세웠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았던 <이스마엘의 유령> 이후 2년 만의 신작이다. 크리스마스날 밤 경찰서장과 신참 경찰은 노년 여성이 살해 당한 걸 발견하고, 그녀의 이웃인 마약에 찌든 레즈비언 커플을 체포한다. 프랑스의 북부 도시 루베에서 2002년에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데스플레셍이 경의를 표해온 알프레드 히치콕의 <누명쓴 사나이>(1956)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아틀란티크>

Atlanti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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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 디옵

마티 디옵은 올해로 72번째를 맞는 칸 영화제에서 최초로 경쟁부문에 오른 아프리카계 여성 감독이다. 씨네필들에겐 클레르 드니의 <35 럼 샷>(2008) 속 딸 역할의 배우로 익숙할 것이다. 단/중편 길이의 픽션과 다큐멘터리 작업을 이어 온 디옵의 첫 장편영화 <아틀란티크>는 2009년 내놓은 유사한 이름의 16분 짜리 다큐멘터리에서 다룬 사하라 사막 이남의 이주, 아프리카 청년들의 실업 등의 문제를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를 배경으로 한 픽션으로써 파고들었다. '아틀란티크'는 영화 속 등장하는 거대 건축물의 이름이다. 다큐멘터리를 방불케 하는 사실적인 호흡의 극영화를 만드는 여성감독 알리체 로르바케르와 켈리 레이커트가 심사위원진에 포함돼 있어, 마티 디옵의 수상도 얼마간 유력해 보인다.


<마티아스와 막심>

Matthias & Max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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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에 돌란

칸 영화제가 발굴한 스타 자비에 돌란의 새 영화 <마티아스와 막심>은 <단지 세상의 끝> 이후 3년 만에 황금종려상 후보에 올랐다. 작품을 거듭하며 호화로운 캐스팅을 자랑하던 행보와 달리, 이번 신작은 꽤 단출한 것 같다. 캐나다의 코미디언 가브리엘 달메이다 프레이타스가 마티아스를, 돌란이 직접 막심을 연기해, 남자에겐 이끌릴 거라 생각지 못했던 두 친구가 서로를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퀘벡에서 프랑스어로 촬영됐다.


<리틀 조>

Little J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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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카 하우스너

식물 연구원인 싱글맘 앨리스는 품종을 개량해 만든 꽃을 회사 몰래 반출해 아들에게 선물한다. 아들의 이름을 따 '리틀 조'라 부르지만,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잘 기르면 주인을 행복하게 해준다던 식물은 결국 화를 불러온다. 과작의 오스트리아 감독 예시카 하우스너가 5년 만에 발표하는 신작 <리틀 조>의 이야기다. 프랑스의 가톨릭 순례지 루르드를 배경으로 기적과 믿음에 대해 질문하는 <루르드>(2009), 독일의 극작가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의 동반자살사건을 그린 시대극 <아무르 포>(2014) 등 진중한 주제를 유머러스하고 기괴하게 풀어냈던 하우스너가 이 독특한 이야기를 어떻게 전할지 좀처럼 예상하기 어렵다.


<쏘리 위 미스드 유>

Sorry We Missed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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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로치

켄 로치 감독은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2006),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6)에 이어 다시 한번 황금종려상을 노린다. 2015년 영국 보수당이 집권하는 걸 목격하면서 1년 만에 은퇴를 번복하며 내놓은 <나, 다니엘 블레이크>처럼 <쏘리 위 미스드 유> 역시 노동 문제를 정조준 한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당시 빚더미에 앉아 배달 일로 생계를 유지하는 가족을 그리면서, '기그 이코노미'(gig economy, 기업이 근로자를 정규 채용하지 않고 필요할 때만 임시로 일을 맡기는 고용 형태)를 꼬집는다.


<레 미제라블>

Les Misérab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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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지 리

라지 리는 칸예 웨스트 & 제이지, M.I.A, 저스티스 등의 뮤직비디오로 압도적인 비주얼을 선보인 로맹 가브라스가 이끄는 영상 단체 '커트라쥐메'(Kourtrajmé)의 일원이다. 이와 같은 사실은 라지 리의 첫 장편 <레 미제라블> 역시 프랑스 사회 주변부에서 핍박 받는 아프리카/흑인계 젊은이들이 표출하는 분노에 집중하리라는 걸 유츄하게 한다. <레 미제라블>은 라지 리가 재작년 내놓은 동명의 단편을 장편으로 확장시킨 작품이다. 세 명의 주연배우를 그대로 데리고 와, 2005년 파리 교외 소요 사태에서 모티브를 얻은 시위 현장을 구현한다. 작년 말 노란조끼 시위를 목격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발표된 작품이라 더 논쟁적인 선정이라 할 만하다.


<히든 라이프>

A Hidden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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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렌스 맬릭

과작의 거장에서 이젠 누구보다 부지런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테렌스 맬릭의 시선이 이번엔 2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트리아의 한 사내에게로 향했다. 오스트리아-독일의 접경 지역인 라데군트(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이 영화의 제목이었다)에 살던 프란츠 야거슈테터는 나치즘에 반대해 양심적 병역거부를 주장하다 사형 당했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2009)의 게슈타포 장교(!) 헬슈트롬 역의 아우구스트 딜이 야거슈테터를 연기했다. 한편 맬릭은 엠마누엘 루베츠키가 아닌 카메라 오퍼레이터였던 (독일 출신의) 요르그 비드머에게 촬영감독을 맡겼다.


<바쿠라우>

Bacur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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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버 멘돈사 필로 & 줄리아노 도르넬리스

클레버 멘돈사 필로는 로테르담 영화제 타이거상을 받은 <네이버링 사운즈>(2012), 2년 전 칸 경쟁부문에 오른 <아쿠아리우스>(2016)로 점차 이름을 알리고 있는 브라질의 시네아스트다. 이미지와 사운드를 적극 활용한 형식적인 접근을 통해 브라질의 현실을 그려내는 솜씨는 눈밝은 평자들에게 열띤 지지를 이끌어냈다. 새 영화 <바쿠라우>는 어느 영화감독이 촬영을 위해 브라질의 마을을 방문하고 그때 144세의 마을 대모가 세상을 떠나며 기괴한 일이 벌어지는 과정을 그린다. 전작 <네이버링 사운즈>와 <아쿠아리우스>의 미술감독이었던 줄리아노 도르넬리스가 아예 공동연출자로 이름을 올렸다.


<라 고메라>

La Gom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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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넬리우 포룸보이우

루마니아 감독 코르넬리우 포룸보이우는 데뷔작 <그때 거기 있었습니까?>(2006)로 신인상에 해당하는 황금카메라상을 받고, <경찰, 형용사>(2009)와 <트레저>(2015)가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출품되는 등 꾸준히 칸 영화제에 초대됐다. 그리고 드디어 <라 고메라>로 처음 경쟁부문에 입성했다. 스페인 카나리 제도의 섬 라 고메라에서 펼쳐지는 영화는 포룸보이우가 처음 루마니아 바깥에서 촬영을 진행한 작품이다. 경찰이 부패한 사업가를 감옥에서 꺼내 라 고메라에 풀어주려 하지만 쉭쉭 거리거나 침 뱉는 것까지 그 지방의 사투리를 써야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서 생기는 우여곡절을 그린다. 언어 차이에서 생기는 간극이 포복절도할 만한 웃음을 끌어내지 않을까 싶다.


<프랭키>

Fran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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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라 잭스

아이라 잭스의 영화는 '게이 로맨스'와 '가족영화' 크게 둘로 나뉜다. 프랑스의 위대한 배우 이자벨 위페르를 기용한 <프랭키>는 후자에 속한다. 3대에 걸친 가족이 빽빽한 정원과 동화 같은 궁전으로 이름난 포르투갈의 도시 신트라에서 인생을 송두리째 뒤집을 만한 사건을 경험하는 하루를 담았다. 본래 '가족 휴가'라는 이름으로 제작됐지만, 위페르가 연기한 히로인의 이름 '프랭키'로 정해졌다. 가족영화의 틀 안에서 한 여성의 초상을 담아내겠다는 의지가 역력한 결정이다. <피아니스트>(2001)와 <엘르>(2016) 같은 '원맨쇼'에서 명연을 보여준 위페르이기에 기대가 더욱 불어난다.


<불타는 여인의 초상>

Portrait de la jeune fille en f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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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린 시아마

저마다 다른 외모의 세 친구(<워터 릴리즈>), 동네 모든 아이들이 남자라고 믿지만 실은 동갑내기 여자애를 좋아하는 10살짜리 꼬마(<톰보이>), 자유분방한 친구들을 만나 가정과 학교에 억눌린 삶을 벗어던지는 고등학생(<걸후드>). 프랑스 여성 감독 셀린 시아마의 연출작들은 온전히 10대 여성을 그리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불타는 여인의 초상>도 그와 궤를 같이 한다. 시대 배경만 다르다. 18세기 말 프랑스 브리타니, 모델 엘로이즈 몰래 결혼 초상화를 그려야 하는 화가 마리안느는 낮에는 그녀를 관찰하고 밤에는 그림을 그리며 점차 엘로이즈와 가까워진다.


<분명 천국일 것이다>

It Must Be Hea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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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 술레이만

2002년 <신의 간섭>으로 심사위원상을 받은 팔레스타인 감독 일리아 술레이만은 무려 10년 만의 신작으로 칸 영화제에 초청됐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본인이 직접 나레이터이자 주인공 '일리아 술레이만' 역까지 맡아, 팔레스타인에서 빠져나와 파리, 뉴욕, 몬트리올, 카타르의 도하 등을 헤매며 대안의 고향을 모색한다. "우리가 '고향'이라 부를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라는 진중한 질문을 던지지만, 지난 작품들처럼 코미디의 가벼운 톤은 여전할 전망이다.


<시빌>

Siby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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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틴 트리에

자신의 일에 염증을 느끼던 정신과의사 시빌은 떠오르는 배우 마고를 담당하며 그녀의 파란만장한 삶에 강한 흥미를 느끼고, 마고를 따라 촬영지인 이탈리아의 섬 스트롬볼리까지 동행한다. 프랑스 감독 쥐스틴 트리에는 다층적인 이야기를 통해 현대 여성들의 정신세계를 탐구하는 방향을 <시빌>에서도 이어간다. 버지니아 에피라, 아델 엑사르코풀로스, 가스파르 울리델, 잔드라 휠러 등 근래 프랑스/독일 영화계에서 주목 받는 배우들이 한데 모였다.


<메크툽, 마이 러브: 인터메쪼>

Mektoub, My Love: Intermezz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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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델라티프 케시시

2013년 <가장 따뜻한 색 블루>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은, 앙투안 베고도의 소설을 각색한 <메크툽, 마이 러브: 칸토 우노>(2017)의 속편으로 다시 한번 칸 최고상에 도전한다.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전작의 러닝타임이 3시간이었다면, <메크툽, 마이 러브: 인터메쪼>는 무려 4시간에 달한다. 케시시는 황금종려상 트로피까지 경매에 부쳐가며 영화를 완성하려 했지만, 감독이 영화를 두 세 파트로 나누어 만들 거라는 걸 알게 되자 제작자들은 후반작업의 펀딩을 중단했고, 결국 케시시는 예산을 모아 2년 만에 속편을 완성할 수 있었다. 케시시가 그토록 구현하고자 했던 1994년 프랑스의 청춘의 모습은 과연 무엇일까?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Once Upon a Time... in Hollyw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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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엔틴 타란티노

쿠엔틴 타란티노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브래드 피트, 마고 로비, 알 파치노 등을 데려와 60년대 말 할리우드를 그려낸다? 단연 올해 최고 기대작에 오를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경쟁부문 초청작 발표 전부터 유력한 후보로 거론'만' 되는가 싶더니, 결국 스무 편의 작품들과 황금종려상을 두고 겨루게 됐다. 타란티노의 거의 모든 작품을 제작한 하비 와인스타인이 성추행 혐의로 완전히 박살난 뒤, 최종 편집 권한을 조건으로 내세운 소니 픽쳐스와 함께 한 첫 작품이다. <장고: 분노의 추적자>(2013)와 러닝타임(165분)과 제작비(1억 달러)가 얼추 비슷하다.


문동명 / 씨네플레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