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타운>보다 먼저 촬영했으나 개봉이 늦어진 <협녀, 칼의 기억> 역시 김고은의 대담한 선택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고려 말 ‘칼의 시대’, <협녀, 칼의 기억>은 왕이 되고자 하는 욕망에 의를 나눈 형제와 사랑하는 이를 배신한 유백(이병헌)과 그의 배신으로 눈을 잃고 복수를 다짐하는 월소(전도연), 죽은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복수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홍이(김고은)의 이야기를 다룬다. 대중성과 거리가 먼 무협 장르를 택한 그녀의 신선한 도전만으로도 큰 의미를 지닌 작품. 이병헌과 전도연, 대선배들과 함께해도 지지 않는 그녀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