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상류층 이야기가 주말 북미 극장가를 휩쓸었다. 동명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다운튼 애비>가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9월 넷째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다운튼 애비>와 함께 개봉한 <애드 아스트라>와 <람보: 라스트 워>는 비슷한 성적으로 2위와 3위를 차지했지만, 추후 흥행에 있어서는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평단의 평가는 좋지만 관객 반응은 안 좋은’ <애드 아스트라>와 정반대인 <람보: 라스트 워>가 펼칠 치열한 순위 대결이 당분간 주말 박스오피스의 관전 포인트가 될 듯하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드림웍스 신작 애니메이션 <어바미너블>만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 평단의 평가는 꽤나 좋은 편이지만, 사실 드림웍스가 최근 몇 년 간 예전에 비해 영 신통치 않은 모습을 보였기에 과연 이 작품이 <다운튼 애비>와 <애드 아스트라>, 그리고 <람보: 라스트 워>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9월 4주차 상위권/전체 성적: $115,669,631/$123,347,955]
2019년 9월 4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1.
다운튼 애비
(Downton Abbey)
( New )
로튼토마토: 비평가 84% / 관객 95%
메타스코어: 64
상영관 수: 3,079
주말수익: $31,003,665
북미누적: $31,003,665
전세계누적: $72,233,665
제작비: $13,000,000 - $20,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9월 4주 차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한 주인공은 <다운튼 애비>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동명 영국 시대극을 대형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으로, 드라마 이후의 이야기를 그린다. 줄리안 펠로우스를 비롯한 원작 제작진과 배우들이 참여해 개봉 전부터 팬들 사이에선 꽤나 화제가 됐는데, 어떻게 보면 일종의 ‘팬을 위한 영화’ 같은 느낌이 강한 작품이다. 당초 2000만 달러 초반대의 개봉 성적을 거둘 것이라 예상했지만, 영화는 이를 훌쩍 넘긴 3100만 달러로 첫 주말을 마무리했다. 거기다 1위까지 했으니 더할 나위 없는 출발이다. 20년 가까이 된 포커스 피쳐스 역사상 최초로 3000만 달러 오프닝을 기록했고, 당연한 말이지만 최고 개봉 성적이기도 하다. ‘20년이나 된 배급사가 저 정도 오프닝을 단 한 번도 못 봤다고?’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유니버설 픽쳐스 산하의 포커스 피쳐스는 블록버스터보다는 작품성 위주의 영화(아카데미 시상식을 노린 영화)를 ‘주로’ 배급하는 스튜디오라 그렇다. 포커스 피쳐스의 북미 최고 흥행작은 8,300만 달러를 벌어들였던 2005년작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확신하기엔 이르나 <다운튼 애비>의 시작이 워낙 좋아서 신기록 달성뿐 아니라 최초로 1억 달러를 넘길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7200만 달러, 당연히 영국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2.
애드 아스트라
(Ad Astra)
( New )
로튼토마토: 비평가 83% / 관객 44%
메타스코어: 80
상영관 수: 3,460
주말수익: $19,001,398
북미누적: $19,001,398
전세계누적: $45,001,398
제작비: $80,000,000 - $100,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흥행 덕에 기분 좋았을 브래드 피트의 SF 신작 <애드 아스트라>가 2위로 데뷔했다. 당초 예상 오프닝 스코어도 2000만 달러로 적은 편이었음에도 그에 못 미치는 1900만 달러를 벌어들이고 말았다. 제작비가 8000만 달러에서 최대 1억 달러가 들어간 영화의 시작이 이렇다 보니, 이십세기폭스를 인수한 월트 디즈니 컴퍼니는 울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올해 폭스의 남은 라인업은 <포드 V 페라리>와 <스파이 인 디스가이즈> 뿐인데, 어느 한 작품이라도 북미 1억 달러를 넘길 수 있을지 의문이니 말이다. <애드 아스트라>의 첫출발이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것은 평단의 평가는 좋기 때문이다. 평단은 제임스 그레이 감독과 호이트 반 호이테마가 그린 우주의 절경, 그리고 브래드 피트의 열연에 감탄했지만, ‘우주 영화’라서 조금 더 박진감 넘칠 것이라 예상한 모양인지 관객들은 영화가 너무 잔잔해서 실망한 기색이다. 작년 <퍼스트맨>의 흥행 부진이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데, <애드 아스트라>가 평단의 호평에 힘입어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는 다음 주말이 되어봐야 확실해질 듯하다.
3.
람보 : 라스트 워
(Rambo: Last Blood)
( New )
로튼토마토: 비평가 28% / 관객 84%
메타스코어: 29
상영관 수: 3,618
주말수익: $18,872,919
북미누적: $18,872,919
전세계누적: $18,872,919
제작비: $50,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존 람보가 돌아왔다. 11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 <람보 : 라스트 워>가 3위로 데뷔했다. 국내 개봉 제목과 원제(Rambo: Last Blood)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4편(원제: Rambo)이 국내 개봉 당시 <람보 4: 라스트 블러드>를 제목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4편을 끝으로 더 이상 <람보> 시리즈가 제작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모양이다. <람보 : 라스트 워>는 오랜 시간 끝에 전쟁 트라우마에서 벗어난 존 람보가 딸처럼 여겼던 옆집 소녀의 납치 사건을 계기로 다시금 적들과 마주한다는 이야기를 그린다. 시리즈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오프닝 성적인 1887만 달러로 첫 주말을 마무리한 만큼, 불호에 가까운 평단의 반응과 달리 관객들은 열화와 같은 성화를 보내고 있어 대박은 아니더라도 본전 이상의 ‘중박’ 정도는 치지 않을까 싶다. 어느덧 만으로 72세인 실베스터 스텔론과 한 살 아래인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람보>와 <터미네이터>로 컴백하다니, 두 배우와 작품의 오랜 팬들에게는 선물과 같은 2019년 하반기다. <람보> 시리즈의 첫 작품 원제가 <First Blood>이고 신작이 <Rambo: Last Blood>인 만큼 마지막 작품일 것이라는 인상이 강하지만, 이 작품이 흥행에 성공한다면 모를 일이다. 혹시 아나? <록키>의 스핀오프인 <크리드>처럼 후계자를 양성하게 될지도…
4.
그것: 두 번째 이야기
(It: Chapter Two)
( ↓ 3 )
로튼토마토: 비평가 63% / 관객 79%
메타스코어: 58
상영관 수: 4,156 (-414)
주말수익: $17,006,478 (-57.1%)
북미누적: $178,927,041
전세계누적: $385,027,041
제작비: $70,0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2주 연속 1위에 앉았던 <그것: 두 번째 이야기>가 신작에 밀려 정상을 내주었다. 주말 간 1700만 달러를 더한 현재 북미 성적은 1억 7892만 달러로 현지 흥행은 약 2억 달러 초반대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작의 북미 최종 스코어 3억 2748만 달러와 비교했을 때 아쉬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전작의 성적이 괴물 같았던 것이지, 이 작품이 결코 못하고 있는 게 아니다. 애초에 역대 R등급 공포 영화 흥행 3위뿐 아니라 역대 세 번째로 2억 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는 작품을 두고 성적이 실망스럽다는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 아닐까? 현재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3억 8500만 달러.
5.
허슬러: 미녀 사기단
(Hustlers)
( ↓ 3 )
로튼토마토: 비평가 88% / 관객 67%
메타스코어: 79
상영관 수: 3,525 (+275)
주말수익: $16,806,587 (-49.3%)
북미누적: $62,351,800
전세계누적: $72,191,800
제작비: $20,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지난주 천하의 페니와이즈도 긴장하게 만들었던 <허슬러: 미녀 사기단>이 5위에 앉았다. 전직 스트립 댄서들이 월스트리트 고위층의 지갑을 털었던(?) 실화를 각색한 이 ‘여성 케이퍼 무비’의 순위는 세 계단 내려갔지만, 1680만 달러라는 안정적인 성적(전주 대비 -49.3%)을 거두며 북미 스코어를 6235만 달러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허슬러: 미녀 사기단>의 열흘간 흥행 속도가 STX에 단 두 편밖에 없는 1억 달러 돌파작 <배드 맘스>와 <업사이드>보다도 빠르다는 점이다. 앞으로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큰 이변이 없다면 <허슬러: 미녀 사기단>이 <배드 맘스>와 <업사이드>에 이어 STX 역사상 세 번째, 그리고 제니퍼 로페즈에게는 첫 1억 달러 돌파작(애니메이션 제외)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국내 11월 개봉 예정.
6.
라이온 킹
(The Lion King)
( ↓ 1 )
로튼토마토: 비평가 53% / 관객 88%
메타스코어: 55
상영관 수: 1,978 (-387)
주말수익: $2,677,788 (-26.6%)
북미누적: $537,698,092
전세계누적: $1,629,598,092
제작비: $260,000,000
상영기간: 10주 (66일)
9주 동안 5위권에 머물던 <라이온 킹>이 마침내 6위로 내려왔다. 개봉 10주 차까지 북미 5억 3700만 달러, 해외 11억 달러로 총 16억 2,9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명실상부한 ‘왕의 위엄’을 보여줬다. 올 상반기 개봉했던 <알라딘>이 11주 연속 톱 10을 차지해 나중에는 적을 말도 없었는데, <라이온 킹>은 더하면 더 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 같아서 벌써부터 걱정이다.
7.
굿 보이즈
(Good Boys)
( ↓ 3 )
로튼토마토: 비평가 80% / 관객 86%
메타스코어: 60
상영관 수: 2,025 (-711)
주말수익: $2,590,965 (-38.7%)
북미누적: $77,386,570
전세계누적: $98,786,570
제작비: $20,000,000
상영기간: 6주 (38일)
지난주 4위를 지켰던 <굿 보이즈>가 7위로 내려왔다. 주말 간 아쉽게도 전 세계 1억 달러를 넘기지는 못했지만, 고작 120만 달러 정도 남은 상황이라 하루 이틀이면 기록 달성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미 누적 스코어는 7,738만 달러.
8.
앤젤 해즈 폴른
(Angel has Fallen)
( ↓ 5 )
로튼토마토: 비평가 39% / 관객 93%
메타스코어: 45
상영관 수: 2,505 (-571)
주말수익: $2,407,363 (-46.4%)
북미누적: $64,697,042
전세계누적: $118,271,761
제작비: $40,000,000
상영기간: 5주 (31일)
<앤젤 해즈 폴른>이 무려 다섯 계단 내려온 8위로 주말을 마무리했다. 비슷한 관객층을 대상으로 한 <람보 : 라스트 워>의 개봉이 크게 적용한 듯한데, 두 작품을 배급한 라이온스게이트에 시기적절한 바통 터치라 할 수 있다. 현재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6469만 달러와 1억 1827만 달러, 국내 개봉은 11월 13일로 예정되었다.
9.
오버커머
(Overcomer)
( ↓ 2 )
로튼토마토: 비평가 53% / 관객 98%
메타스코어: 17
상영관 수: 1,818 (-475)
주말수익: $1,520,607 (-44.2%)
북미누적: $31,587,810
전세계누적: $31,587,810
제작비: $5,000,000
상영기간: 5주 (31일)
소니 픽쳐스 기독교 영화 <오버커머>가 152만 달러의 주말 성적을 기록하며 9위로 떨어졌다. 현재 제작비의 6배 이상인 3,158만 달러를 벌어들였는데, 이는 역대 기독교 영화 중 20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참고로 올 4월 개봉했던 <기적의 소년>(원제: Breakthrough)은 4070만 달러로 14위다.
10.
분노의 질주: 홉스&쇼
(Fast & Furious Presents: Hobbs & Shaw)
( ↓ 4 )
로튼토마토: 비평가 67% / 관객 88%
메타스코어: 60
상영관 수: 2,391 (+341)
주말수익: $1,456,140 (-47.8%)
북미누적: $170,609,950
전세계누적: $750,109,950
제작비: $200,000,000
상영기간: 8주 (52일)
9월 4주 차 주말 톱 10을 장식한 마지막 작품은 <분노의 질주: 홉스&쇼>다. 개봉 8주 차까지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1억 7000만 달러와 7억 5000만 달러. 스핀오프 시리즈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긍정적이지만, 그래도 흥행이 관객 반응을 따라가지 못한 점은 아쉽다.
에그테일 에디터 띵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