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들의 방황과 일탈은 드라마의 단골 소재다. 올해 6월 출격한 HBO 새 시리즈 <유포리아>는 마약, 범죄, 섹스, 폭력, 소셜미디어에 노출된 Z세대의 어두운 단면을 과감한 스토리텔링과 감각적인 영상으로 그려낸다.<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젠다야가 약물중독자 17세 루로 분해 기존에 볼 수 없던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십대들의 세계로 초대한다. 루를 비롯해 저마다 내면의 상처와 고통에 맞서는 십대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에서 초반부터 강력하게 시선을 고정하는 인물이 있다. 루와 우정을 쌓는 전학생 줄스다. 유난히 하얀 피부와 금발 머리, 신비로운 이미지를 부각하는 독특한 메이크업, 십대만의 발랄함을 드러내는 상큼하고 화사한 의상, <유포리아> 이전까지 연기 경력 전무한 헌터 샤퍼는 모델 출신이라는 자신의 강점을 살려 루 못지않게 혼돈 가득한 이중생활을 하는 트랜스젠더 줄스를 자연스럽게 소화한다.(헌터 샤퍼는 트랜스젠더 배우다) 겉보기엔 상냥하고 온화한 성격의 십대 소녀로 보이지만, 복잡하고 어두운 속 사정은 계속해서 줄스를 돌아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