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 2>

<겨울왕국 2>가 개봉했다. 최근 영화계가 속편과 시리즈에 목매고 있긴 하나, 애니메이션의 속편은 드문 편이라 유독 반갑다. 그동안 흥행한 애니메이션들은 시간을 들여 후일담을 내놓았지만, 안타깝게도 몇몇 애니메이션들은 여러 이유로 속편을 내지 못했다. 돌아오기엔 너무 먼 길을 떠났지만 그래도 한 번쯤 속편이 궁금해지는 애니메이션 다섯 편을 소개한다.

※ 아래 소개한 영화들은 11월 22일(금) 정오부터 11월 29일(금) 정오까지 네이버 시리즈에서 바로 사용 가능한 즉시 할인 쿠폰을 발급받을 수 있다


<볼트>

볼트 Bolt, 2008

바이론 하워드, 크리스 윌리엄스|존 트라볼타, 마일리 사일러스, 수지 에스먼|전체 관람가|다운로드

반려동물의 시대다. SNS나 1인 미디어에서조차 누군가의 반려동물이 사랑받는 시대. 그런 점에서 <볼트>가 후속편으로 돌아오면 어떨까. 물론, <볼트>는 굉장히 깔끔하게 이야기를 매듭지었다. 참신한 설정도 속편에서 써먹기 애매하고, 그렇다고 이 결말에서 속편을 시작하면 너무 무난하다. 이런 점에선 속편의 부재를 이해할 수 있다.

하나 캐릭터의 매력만큼은 디즈니가 왜 <볼트 2>를 만들지 않을까 원망하게 될 정도로 훌륭하다. 개와 고양이라면 환장하는 기자 같은 사람은 볼트와 미튼스가 함께 나오는 것만으로도 지갑을 열 준비가 돼있는데. 이미 11년이나 지났으니 디즈니가 이 작품을 다시 꺼내들 일은 없을 테니 입맛만 다실 뿐이다.


<공주와 개구리>

공주와 개구리 The Princess And The Frog, 2009

론 클레멘츠, 존 머스커|아니카 노니 로즈, 브루노 캄포스, 키스 데이빗|전체 관람가|다운로드

디즈니 애니메이션 역사의 한 챕터를 마무리 지은 작품.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2009년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2D 애니메이션 제작을 중단했다. 마지막 2D 애니메이션이 될 것임을 알면서도 상당히 도발적인 컨셉을 취했다. 아프리카계 캐릭터와 그들의 문화를 배경으로 삼은 것. 그때까지만 해도 백인 중심이라고 비판받던 디즈니가 <포카혼타스>(인디언), <뮬란>(중국), <릴로 & 스티치>(하와이 소수 민족)를 거쳐 마침내 아프리카계 캐릭터를 내세웠으니 주목받을 수밖에. 이 선택으로 <공주와 개구리>는 소울과 알앤비(R&B)가 돋보이는 독창적인 뮤지컬 애니메이션이 됐다.

개구리마저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그 영화.

파실리에 박사는 이후 디즈니 빌런 순위의 상위권 단골 손님이 됐다.

한편 속편이 나올 수 없는 이유가 너무 명백해서 씁쓸하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2D 애니메이션 제작을 재개할리도 없고, 작품에서 역대급 존재감을 보여준 파실리에 박사를 뛰어넘을 빌런도 나오기 힘들 것이다. 거기에 제목부터 컨셉이 명확하다보니 속편에 걸맞은 이야기도 만들기 어려울 터. 그래도 TV 애니메이션이나 비디오용 속편을 만들었던 다른 작품들의 처우를 생각하면 <공주와 개구리>은 이런 류의 후속편조차 전무해 아쉬울 따름이다.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Tim Burton's The Nightmare Before Christmas, 1993

헨리 셀릭|대니 엘프만, 크리스 서랜던, 캐서린 오하라|전체 관람가|다운로드

우리고 우린 ‘사골’이 돼도 좋은 작품이 있다.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이 그렇다. 1993년에 나와 개봉에 3D 재개봉에 2차 매체까지. 나올 때마다 보는 데도 좋다. 팀 버튼 특유의 음침한 캐릭터 디자인에 스톱 모션 장인 헨리 셀릭 감독의 역동적인 연출이 상당한 시너지를 발휘한다. 그리고 해당 영화의 음악과 일부 노래까지 담당한 대니 엘프만의 존재감도 빛나고. 할로윈과 크리마스를 연결한 스토리, 오컬트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세계관 등 20년이 지난 지금도 독보적인 인기를 만끽 중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역사상 두 번 다시 없을 산타이긴 했다,.

제작 과정

이런 인기에도 끝내 속편이 나오지 않은 이유는 두 가지를 추측할 수 있다. 하나는 웬만해선 속편을 만들지 않는 두 감독의 고집. 또 하나는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이 사실상 큰 흥행을 거두기 어려운 것. 현존하는 스톱모션 전문 메이저 스튜디오는 라이카 스튜디오와 아드만 스튜디오 정도인데, 다양한 장르를 제작하는 아드만과 달리 오로지 스톱모션만 파고 있는 라이카는 ‘나이키 설립자인 사장 덕에 버틴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손해 보는 장사를 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세월의 흐름과 별개로 앞으로도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의 속편은 어렵지 않을까.


<보물성>

보물성 Treasure Planet , 2002

론 클레멘츠, 존 머스커|로스코 리 브라운, 코리 버튼|전체 관람가|다운로드

50여 편이 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작품 중에서도 눈에 띄는 독특한 영화 <보물성>. 보통 디즈니 하면 떠오르는 뮤지컬, 판타지, 귀여운 동물 캐릭터 등의 특징을 대부분 배제한 SF 어드벤처이기 때문이다. 디즈니답게 전개나 결말은 동화적이지만, 주인공 중심의 로맨스도 없고 악역 또한 일반적인 디즈니 스타일과 미묘하게 다르다. 3D가 애니메이션 세계의 주력 상품이 되던 시기, 디즈니는 2D와 3D를 결합한 <보물성>으로 극한의 영상미를 선보였으나, 본전도 건지지 못했다.

<보물성>이 특히 아쉬운 건, 실제로 후속작이 기획되고 있었기 때문. 주인공 제임스(조셉 고든 레빗)가 워낙 젊은 캐릭터고 세계관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졌기에 원한다면 시리즈물까지 넘볼 수 있었다. 하지만 흥행 실패로 모든 기획이 전면 취소되고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앞으로 주력이 될 3D 애니메이션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린다.

<보물성 2>의 캐릭터 아트. 새로운 캐릭터 케이트(왼쪽)와 제임스


<엘도라도>

엘도라도 The Road To El Dorado , 2000

비보 버거론, 돈 폴 |케빈 클라인, 케네스 브래너|전체 관람가|다운로드

<슈렉>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드림웍스는 (좋은 의미로) 동심 파괴 애니메이션의 대명사가 됐다.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엘도라도>를 빼놓고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을 특징을 논하는 건 메인 메뉴를 빼놓고 코스 요리를 논하는 셈이다. <엘도라도>를 천천히 살펴보자. 주인공은 사기꾼 듀오고 그들의 목적은 오직 황금이다. 엘도라도는 왠지 정치적인 암투가 감돌고 있으며 백인들은 사기꾼 아니면 침략자로 묘사된다. 담배는 기본이고 술과 환각제에 대한 묘사도 극단적인 수준. 유쾌한 에너지로 꾸몄지만 사실 어디든 도망갈 곳이 없던 당시 사회의 현시창(현실은 시궁창)을 은근히 묘사했으니 나이가 들수록 떠오르는 애니메이션 중 하나.

시가는 기본.

<라이온 킹> 음악을 맡은 엘튼 존, 팀 라이스, 한스 짐머, 존 파웰이 다시 만나 수준급 음악을 선사하고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특유의 시니컬한 스타일을 확장하는데 일조했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영화 전개상 엘도라도가 다시 등장하기 어렵기도 하고. 그때나 지금이나 속편을 기대하는 건 허황된 꿈에 가깝다. 그래도 이렇게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포진해있는데 드림웍스에서 언젠가 후일담이라도 만들어줬으면 바라본다.

은근히 인기가 많아 코스프레, 팬아트, 패러디 등이 성행했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