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 가고 싶어도 코로나 19 때문에 집 밖을 나서지 않는 날들의 반복. 어느새 넷플릭스는 우리의 가장 친한 친구 중 하나가 됐습니다. 집콕 시즌을 맞아 넷플릭스 인기작들을 정복하고 있는 이들에게 ‘도장 깨기’ 같은 리스트를 준비했습니다. 재미있다고 소문난 넷플릭스 최신작들을 한 데 모았습니다. 리스트의 작품들을 모두 다 섭렵했다면? 당신은 진정한 넷플릭스 러버. 리스트에 언급되지 않아 아쉬운 작품이 있다면 댓글로도 공유 부탁드립니다.


아이 엠 낫 오케이 시즌1

제작 조너선 엔트위슬, 크리스티 홀 출연 소피아 릴리스, 와이엇 올레프, 소피아 브라이언트

넷플릭스의 양대 산맥 성장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빌어먹을 세상 따위>의 제작진이 손을 잡았습니다. <아이 엠 낫 오케이>는 가족에게도, 친구에게도 쉽게 마음을 붙이지 못하는 시드니(소피아 릴리스)가 자신의 슈퍼 파워를 발견하며 벌어지는 소동을 담습니다. 시드니는 이따금씩 끓어오르는 화를 주체하지 못합니다. 그러다 보면 곧 주변의 벽에 금이 가거나, 주변의 가구들이 폭삭 넘어지며 난장판이 되곤 하죠. 시드니가 기댈 곳이라곤 그녀의 이상 증세를 아는 유일한 괴짜 스탠리(와이엇 올레프), 그리고 절친 디나(소피아 브라이언트)의 곁뿐입니다. 2020년판 <캐리>를 보는 듯한 <아이 엠 낫 오케이>는 20여 분의 에피소드 7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소피아 릴리스와 와이엇 올레프는 영화 <그것>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죠. 전작 캐릭터와 180도 바뀐 모습을 선보이는 두 배우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언컷 젬스

감독 조쉬 사프디, 베니 사프디 출연 아담 샌들러, 러키스 스탠필드

폭발 직전의 에너지로 들끓던 <굿 타임>을 통해 눈도장을 찍은 사프디 형제가 신작을 들고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곤경에 처한 한 남자를 구석으로 처절히 몰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언컷 젬스>는 도박에 중독된 뉴욕의 보석상 하워드(아담 샌들러)가 인생 역전을 위해 모든 것을 건 한 탕을 계획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습니다. 주머니에 들어온 돈을 모조리 도박에 쏟아붓는 하워드, 하워드가 경매에 내놔야 할 보석을 가져가 돌려주지 않는 파트너, 지구 끝까지 하워드를 쫓을 기세인 사채업자들 모두 보는 이의 속을 뒤집어놓지만, 그게 바로 ‘쫄리는’ 연출의 대가 자리를 노리고 있는 사프디 형제 영화만의 특색이죠.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튀어나오는 희망과 비극의 순간들은 쫀득한 긴장을 더합니다.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시즌 2

제작 로리 넌 출연 에이사 버터필드, 질리언 앤더슨, 응쿠티 가트와, 에마 매키

통통 튀면서도 자극적인 틴에이저 성장물을 보고 싶다면?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를 추천합니다. 성에 대한 지식은 풍부하지만 경험은 전무했던 오티스(에이사 버터필드)가 조금 더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는 섹스 상담사 어머니를 둔 오티스가 학교에서 친구들의 은밀한 고민을 해결하는, 성 관련 비밀 상담소를 열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담았습니다.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의 매력이라면 캐릭터겠죠. 오티스의 절친인 에릭, 비밀 상담소 멤버인 메이브를 비롯해 애덤, 잭슨, 올라 등등의 친구들은 서로 뚜렷이 다른 개성과 고민을 지니고 있습니다. 서로에게 상처받고 위로받으며 자존감을 높이고 정체성을 확립하기까지, 이들의 치열한 성장은 어른들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아 짙은 공감을 더합니다.


메시아

제작 마이클 페트로니 출연 미셸 모나한, 메디 데비

이스라엘, 시리아 등 분쟁 지역을 찾아다니며 자신이 ‘메시아’라고 주장하는 남자가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알마시히(메디 데비). 끝나지 않는 전쟁에 지친 사람들이 그를 따르기 시작하고, 이어 그가 기적을 행한 것을 확인했다는 사람들도 등장하죠. 소셜미디어의 물결을 타고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알마시히의 추종자들. 세계 언론 역시 그에게 휘둘립니다. 사회가 혼란에 빠지자 CIA가 나섭니다. 중동 쪽의 상황과 히브리어에 능숙한 겔러(미셸 모나한)가 알마시히의 진짜 정체를 파내고자 고군분투하지만 쉽지 않죠. 그는 정말 신인 걸까요? 믿는 것도, 믿지 않는 것도 시청자의 몫. 이런 종류의 드라마는 보는 이도 함께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되는 재미가 있습니다. 동시대적인 사건들이 등장해 더 흥미진진한 <메시아>는 우리가 믿는 사람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줍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조력자에서 주인공으로 승격한 듯한 미셸 모나한의 카리스마, 알마시히를 연기한 메디 데비의 묘한 신비로움이 드라마에 매력을 더합니다.


눈부신 세상의 끝에서, 너와 나

감독 브렛 헤일리 출연 엘르 패닝, 저스티스 스미스

사고로 언니를 잃은 소녀 바이올렛(엘르 패닝). 세상과 담을 쌓아가던 그녀에게 손을 내민 이가 있었으니, 친구들 사이 괴물로 불리는 문제아 시어도어(저스티스 스미스)입니다. 이들은 서로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진실된 관계를 맺으며 세상을 향해 한 발짝 나아갈 용기를 얻습니다. <눈부신 세상의 끝에서, 너와 나>는 베스트셀러 소설 <핀치&바이올렛>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네온데몬> <말레피센트2> 등 개성 강한 캐릭터들을 탄생시켜왔던 엘르 패닝이 가장 평범한 얼굴로 돌아왔단 점이 인상 깊습니다. 사랑으로 상처를 극복하는 소녀 바이올렛을 연기한 엘르 패닝의 섬세한 감정 연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시어도어는 저스티스 스미스가 연기합니다. 넷플릭스의 뮤지컬 시리즈 <더 겟 다운>을 시작으로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명탐정 피카츄>에 이르기까지 차근차근 인지도를 쌓은 배우입니다.


빨간 머리 앤 시즌 3

제작 모이라 윌리베킷 출연 에이미베스 맥널티, 제럴딘 제임스, R.H. 톰슨, 코린 코슬로, 루카스 제이드 주먼

어느새 <빨간 머리 앤>이 시즌 3로 돌아왔습니다. <빨간 머리 앤>은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는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원작 소설을 우리의 시대에 맞게 재해석한 드라마죠. 무수한 역경과 고난을 이기며 세상으로부터 인정받고 사랑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앤의 성장을 담습니다. 시즌 3의 앤은 16살을 맞아 자신의 뿌리, 평생 그리워했던 친부모를 찾아 나서기로 결심합니다. 무수한 역경과 고난을 겪으면서도 무너지지 않는 앤의 용기는 마음을 따스히 데우는 힘을 지녔습니다. 피날레를 장식할 이번 시즌에선 더 단단해진 앤을 만날 수 있죠. 앤과 길버트(루카스 제이드 주먼)의 간질거리는 로맨스는 덤입니다. 팬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방영을 재개해달라는 운동을 진행 중이기도 한데요. 좋은 평을 받고 있으니만큼 넷플릭스 측으로부터 시즌 4 제작 소식이 들려왔으면 좋겠네요.


연애 실험: 블라인드 러브

제작 브라이언 스미스 출연 닉 러셰이, 버네사 러셰이

인종, 외모, 나이… 누군가를 사랑하는 데 있어 정말 필요한 조건일까요? 넷플릭스엔 재미있는 리얼리티쇼도 많습니다. <연애: 실험: 블라인드 러브>는 외모가 아닌, 오직 본연의 모습으로 사랑받길 원하는 싱글 12명이 블라인드 소개팅을 통해 인생의 반쪽을 찾는 과정을 담은 리얼리티쇼입니다. 참가자들은 사진에 보이는 바와 같이, 얇은 벽을 둔 작은방에 들어가 오직 대화로만 상대방을 파악하고 결혼 상대를 찾아 나섭니다. 특별하다고 느낀 사람에게 프러포즈를 하면 비로소 얼굴을 확인할 수 있죠. 약혼이 성사되면 결혼식을 준비하지만, 세상 일이라는 게 이렇게 쉽지 않습니다. 시험대와 장애물을 마주한 참가자들의 유형별 대처법을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모든 커플 메이킹 프로그램이 그렇듯, 엇갈리는 남녀의 관계가 쫀쫀한 긴장을 더하기도 하죠. 닉 러셰이, 버네사 러셰이 부부가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았습니다.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