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예상대로 2020년 마지막 주말 박스오피스의 정상은 <원더 우먼 1984> 차지였다. 비록 전작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기는 했으나, 현지에서는 코로나19 여파 속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며 박수를 보내는 중이다. 이에 화답하듯 워너브러더스도 곧장 속편 제작을 확정했다. <원더 우먼 1984> 외에도 여러 신작들이 2020년 마지막 주말 관객들과 만났다. 톰 행크스 주연 서부극 <뉴스 오브 더 월드>와 올해 선댄스영화제 화제작 <프라미싱 영 우먼>은 평단뿐 아니라 관객까지 만족시키며 각각 2위와 5위로 데뷔한 반면, 이탈리아에서 흥행에 성공한 로베르토 베니니 주연 <피노키오>는 아쉬운 평가와 함께 7위로 첫 선을 보였다. 예년 같진 않지만, 다양한 신작들과 함께 조금이나마 연말 분위기를 느낄 수 있던 북미 극장가였다.

올해 전 세계 영화계는 코로나19 여파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겪었다. 다수의 작품들이 제작이 중단됐으며, 개봉이 밀리거나 아예 스트리밍으로 향한 작품도 수도 없이 많았다. 국내 역시 영화계 전체 수익의 80%를 책임지는 극장 매출이 2019년에 비해 70% 가까이 줄어드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부디 내년에는 코로나19 여파가 하루빨리 잠잠해져서 예전처럼 극장에서 다양한 영화들을 즐길 수 있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뿐이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52주차 상위권/전체 박스오피스 성적: $23,764,170/$24,186,776]


2020년 52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1

원더 우먼 1984

(Wonder Woman 1984)

( NEW )

<원더 우먼 1984>

로튼토마토: 평단 63% / 관객 72%

메타스코어: 59

상영관 수: 2,151

주말수익: $16,700,000

북미누적: $16,700,000

전세계누적: $85,400,000

제작비: $200,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2020년 마지막 블록버스터, <원더 우먼 1984>가 52주 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첫 주말 간 벌어들인 금액은 1670만 달러. 보통 속편 개봉 성적이 전작의 1/6에 불과하면 ‘망했다’ 소리가 절로 나오겠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지금은 예외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는 <테넷>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두 번째로 높은 1주 차 성적이기도 한데, 주말 사흘 기준은 <원더 우먼 1984>가 더 높다(<테넷>은 9월 3일(목)에 개봉). <원더 우먼 1984>는 극장과 함께 HBO 맥스에서도 공개됐으나, 안방극장에서 영화를 감상한 이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정확한 수치가 알려지지 않았다.

관객과 평단 모두에게 극찬을 들었던 전작과 달리, 1984년을 배경으로 한 원더 우먼의 활약상을 담은 속편을 바라보는 반응은 다소 호불호가 갈린다. 액션이 적은 데 반해 1980~90년대 향수를 자극하는 요소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당시를 살지 않았다면 공감하기 어렵다는 게 주된 이유다. 이외에도 각본의 아쉬움 등이 지적당하면서 88%에 달했던 로튼토마토 신선도가 63%까지 떨어졌는데, 그럼에도 기대한 성적을 거두어서인지 워너브러더스는 곧바로 속편 제작을 발표했다. 참고로 이 작품을 시작으로 내년 개봉 예정작들의 HBO 맥스, 극장 동시 공개 소식이 전 세계적으로 워낙 큰 파장을 몰고 온 걸 의식해 3편은 반드시 극장에서 개봉할 것이라 덧붙이기도 했다. 패티 젠킨스 감독은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할 <원더 우먼 3>은 현대를 배경으로 할 예정이며, 크리스틴 위그가 연기한 치타의 복귀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했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8540만 달러, 국내 극장가에서도 34만 관객을 돌파하며 개봉 이후 쭉 1위를 지키고 있다.


2

뉴스 오브 더 월드

(News of the World)

( NEW )

<뉴스 오브 더 월드>

로튼토마토: 평단 85% / 관객 88%

메타스코어: 73

상영관 수: 1,900

주말수익: $2,250,430

북미누적: $2,250,430

전세계누적: $2,250,430

제작비: $38,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유니버설픽쳐스 신작 서부극 <뉴스 오브 더 월드>가 2위로 데뷔했다. 남북전쟁 참전 용사가 카이오와족에게 납치당한 아이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주기 위해 함께 여행을 떠나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렸으며, 폴 그리그래스 감독과 톰 행크스가 <캡틴 필립스> 이후 7년 만에 재회한 작품이다. 평단과 관객 모두 톰 행크스와 헬레나 젱겔의 연기를 극찬했는데, 헬레나 젱겔은 2019년 베를린국제영화제 등 다수의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도주하는 아이>에서도 연기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북미 개봉 주말 성적은 225만 430달러. 북미를 제외한 해외 배급권은 넷플릭스에서 사들였기에, 국내에선 극장이 아닌 스트리밍으로 감상할 수 있을 예정이다.


3

크루즈 패밀리: 뉴 에이지

(The Croods: A New Age)

( ▼ 1 )

<크루즈 패밀리: 뉴 에이지>

로튼토마토: 평단 75% / 관객 94%

메타스코어: 56

상영관 수: 1,726 (-180)

주말수익: $1,745,605 (-16%)

북미누적: $30,362,345

전세계누적: $98,275,345

제작비: $65,000,000

상영기간: 5주 (33일)

개봉 5주 차에 접어든 애니메이션 영화 <크루즈 패밀리: 뉴 에이지>가 3위로 한 계단 내려왔다. 주말 성적은 174만 5600달러, 이는 전주 대비 불과 16% 감소한 금액으로 이 작품이 여전히 관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현재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각각 3036만 2340달러와 9827만 5340달러, 어느덧 전 세계 1억 달러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전작 <크루즈 패밀리>가 국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만큼, 조만간 <크루즈 패밀리: 뉴 에이지>도 국내 극장가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4

몬스터 헌터

(Monster Hunter)

( ▼ 3 )

<몬스터 헌터>

로튼토마토: 평단 47% / 관객 67%

메타스코어: 45

상영관 수: 1,817 (+81)

주말수익: $1,125,000 (-48.9%)

북미누적: $4,216,000

전세계누적: $9,016,000

제작비: $60,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지난주 북미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던 <몬스터 헌터>가 4위까지 내려왔다. 신작 두 편뿐 아니라 개봉 5주 차 <크루즈 패밀리: 뉴 에이지>에까지 순위가 밀린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북미 흥행은 어려워 보이는 상황이다. 주말 성적 112만 5000달러를 더한 2주 차 북미 누적 스코어는 421만 6000달러, 전 세계 누적 성적은 901만 6000달러를 기록 중이다. 북미 시장만큼이나 해외 성적도 부진한 편인데, 아무래도 주요 시장 중 하나였던 중국에서 인종차별 이슈로 상영이 금지된 게 영화에 상당한 타격으로 돌아올 듯하다. 국내 개봉은 아직 미정이다.


5

프라미싱 영 우먼

(Promising Young Woman)

( NEW )

<프라미싱 영 우먼>

로튼토마토: 평단 92% / 관객 94%

메타스코어: 71

상영관 수: 1,310

주말수익: $719,305

북미누적: $719,305

전세계누적: $719,305

제작비: N/A

상영기간: 1주 (3일)

포커스피쳐스 신작 블랙 코미디 스릴러 <프라미싱 영 우먼>이 5위로 북미 극장가에 데뷔했다. 주인공이 성폭행을 당한 친구의 말을 아무도 믿지 않은 사건에 충격을 받아 의대를 그만둔 이후 복수극을 펼친다는 내용으로, 지난 선댄스영화제에서 엄청난 호평을 받았던 화제작이다. 캐리 멀리건의 ‘인생 연기’와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에머럴드 페넬의 연출력에 대한 칭찬이 상당했다고. 이번에 영화를 감상한 관객들 역시 평단과 마찬가지로 <프라미싱 영 우먼>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첫 주말 성적은 71만 9300달러로 당초 예상 성적인 200만 달러에는 못 미치지만, 영화에 대한 평가가 워낙 좋은 만큼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국내 3월 개봉 예정.


6

파탈

(Fatale)

( ▼ 3 )

<파탈>

로튼토마토: 평단 46% / 관객 88%

메타스코어: 43

상영관 수: 1,168 (+61)

주말수익: $659,825 (-28.1%)

북미누적: $1,961,347

전세계누적: $1,961,347

제작비: N/A

상영기간: 2주 (10일)

6위는 지난주 3위로 데뷔했던 라이온스게이트 스릴러 <파탈>이다. 개봉 2주 차에 상영관을 약 60군데 늘렸으며, 주말 성적은 약 65만 9820달러를 기록했다(전주 대비 -28.1%). 로튼토마토 평론가 총평은 “에로틱 스릴러 치고는 ‘후끈한’ 매력이 없다”로 다소 부정적이나, 관객들은 그럼에도 힐러리 스웽크의 연기력과 스릴러 장르의 재미가 있다며 꽤나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로튼토마토 기준). 현재 북미 누적 스코어는 196만 1340달러.


7

피노키오

(Pinicchio)

( NEW )

<피노키오>

로튼토마토: 평단 86% / 관객 32%

메타스코어: 63

상영관 수: 764

주말수익: $268,259

북미누적: $268,259

전세계누적: $20,781,956

제작비: $13,200,000

상영기간: 1주 (3일)

로베르토 베니니 주연 <피노키오>가 7위로 북미 극장가에 데뷔했다. 우리에게 친숙한 동화 <피노키오>를 실사화한 작품으로, 앞서 작년 12월 이탈리아에서 개봉해 2019~2020년 현지 흥행 6위에 오르기도 했다. 북미 평단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나, 예상과 달리 어둡고 무거운 영화의 톤에 당황한 관객들은 다소 상반된 의견을 남겼다. 북미 개봉 첫 주말 수익은 26만 8250달러. 여담이지만 로베르토 베니니는 2002년작 <피노키오>를 직접 연출하고 주연까지 맡은 적이 있는데, 영화에 대한 평가가 로튼토마토 0%로 ‘몹시’ 좋지 않았기에 이번 작품으로 그때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듯하다.


8

엘프

(Elf)

( ▼ 4 )

<엘프>

로튼토마토: 평단 84% / 관객 79%

메타스코어: 64

상영관 수: 300 (-300)

주말수익: $115,000 (-68.5%)

북미누적: $1,978,568

전세계누적: $2,156,963

제작비: $33,000,000

상영기간: 7주 (45일)

한동안 역주행 신화를 보여주었던 재개봉작 <엘프>가 8위로 주말을 마무리했다. 주말 성적은 전주 대비 68.5% 감소한 11만 5000달러, 이를 더한 7주 차 북미 누적 스코어는 197만 8560달러다.


9

크리스마스 대소동

(National Lampoon’s Christmas Vacation)

( - )

<크리스마스 대소동>

로튼토마토: 평단 68% / 관객 86%

메타스코어: 49

상영관 수: 300 (-200)

주말수익: $91,000 (-45.2%)

북미누적: $871,000

전세계누적: $889,500

제작비: $25,000,000

상영기간: 5주 (33일)

또 한 편의 연말 재개봉작, <크리스마스 대소동>이 9위로 내려왔다. 주말 사흘간 9만 1000달러를 북미 성적표에 더했으며, 현재 북미 누적 스코어는 87만 1000달러다.


10

워 위드 그랜파

(The War with Grandpa)

( ▼ 2 )

<워 위드 그랜파>

로튼토마토: 평단 29% / 관객 85%

메타스코어: 34

상영관 수: 515 (-288)

주말수익: $89,746 (-47.5%)

북미누적: $18,445,303

전세계누적: $31,298,496

제작비: $24,000,000

상영기간: 12주 (80일)

2020년 마지막 주말 박스오피스의 10위는 <워 위드 그랜파>다. 개봉 12주 차 주말 성적은 전주 대비 47% 이상 감소한 8만 9740달러이며, 이를 더한 북미 누적 스코어는 1844만 5300달러다. 지난 12주 동안 전 세계 극장가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3129만 8490달러, 국내 관객들은 내년 1월 이 작품을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에그테일 에디터 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