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5월이면 파격적인 룩을 하고 나타난 몇몇 스타들로 관심을 모으던 패션계 최대 행사가 있다. 코스튬 인스티튜트 갈라, 통칭 멧 갈라다. 멧 갈라는 분명 패션 행사지만 패션계 인사를 비롯해, 할리우드 스타, 팝스타 등 당대를 대표하는 셀럽이 대거 참석하기에, 업계 너머에 있는 이들까지도 주목하는 파티다. 얼마 전 2021 맷 갈라의 진행자가 공개됐다. 올해 멧 갈라에 대해 알려진 것들과 역대 멧 갈라의 베스트 룩을 정리했다.
티모시 샬라메, 올해의 공동 호스트
티모시 샬라메가 멧 갈라의 공동 호스트가 되었다. 그와 함께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 테니스 선수 나오미 오스카,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때 축시를 낭독했던 시인 아만다 고먼이 행사를 진행한다. 이들의 나이는 26세, 19세, 23세, 23세. 그동안 콜린 퍼스와 니콜 키드먼, 케이티 페리와 테일러 스위프트, 패션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등과 같은 스타가, 주최자 안나 윈투어와 함께 파티를 주관해왔다. ‘보그 US’에서 쓴 단어를 빌리면, 이번 멧 갈라의의 공동 호스트진은 ‘Z세대의 슈퍼스타들’로 구성됐다.
네 명의 호스트 중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티모시 샬라메. 패션계에서도 그는 영향력 있는 뮤즈다. 샬라메는 담당 스타일리스트 없이 버질 아블로, 하이더 아커만과 같은 디자이너와 직접 연락하며 본인의 레드 카펫 룩을 고른다. 심심한 수트 보다는, 예상을 비껴가는 대범한 룩을 소화해왔는데. 제63회 BFI 런던필름페스티벌에서 그는 남성복에 좀처럼 이용하지 않는 시퀸 소재의 후디를 입었다. 제76회 골든글로브에서도 같은 소재로 만든 일종의 조끼를 덧입었고. 제76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때에는 벨트로 허리를 강조한 새틴 수트를 입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어쩌다 평범한 모양의 수트를 입기도 했다. 다만 그 수트에는 언제나 선명한 색의 패턴이 얹어져 있었다. 2019년 <작은 아씨들> 파리 프리미어에서는 자색의 스텔라 맥카트니 여성복을 입었다. <더 킹: 헨리 5세> 프리미어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을 때 보여준 룩도 빼놓을 수 없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그의 스타일링을 완성한 건, 늘 주저함 없고 자신 있으면서도 여유로운 태도였고. 이것이 패션계에서 그를 사랑하는 이유일 테고. 티모시 샬라메가 패션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이 행사에서 어떤 옷을 입고 나타날지 기대되는 이유다.
멧 갈라는 어떤 행사?
그래서 멧 갈라는 어떤 행사인가. 멧 갈라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의상 연구소(코스튬 인스티튜트)가 1948년부터 매년 5월 첫째 주 월요일에 개최하고 있는 자선 모금 행사다. 앞서 말했듯 정식 명칭은 코스튬 인스티튜트 갈라(Costume Institute Gala)지만, 보통 멧 갈라(Met Gala,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e Gala)로 불린다. 연구소의 기금을 마련하고 연례 전시회의 개막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된 이 행사는, 1975년 ‘보그 US’가 참여한 데 이어 1995년 편집장 안나 윈투어가 총괄을 맡으면서 패션계 대표 행사가 되었다. 티켓 가격이 어마어마하기로도 유명하다. 첫 회의 티켓은 50달러였는데, 가장 최근에 열렸던 2019 멧 갈라의 티켓은 약 3만 달러(한화 약 3300만 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멧 갈라는 매해 특정 테마를 내건다. 이 테마는 전시회의 테마이면서, 행사에 참여하는 게스트의 드레스 코드가 된다. 그동안의 테마로는 ‘거울 나라의 중국’(China: Through the Looking Glass)(2015), ‘마누스 x 마키나: 테크놀로지 시대의 패션’(Manus x Machina: Fashion in an Age of Technology)(2016), ‘레이 카와쿠보/꼼 데 가르송: 사이의 예술’(Rei Kawakubo/Comme des Garçons: Art of the In-Between)(2017) 등이 있었다.
멧 갈라는 연예계가 연관된 영화・시리즈에서도 종종 언급되어왔는데. <오션스8>에서는 극 중 하이라이트 장면의 배경으로 쓰이기도 했다. 여담으로. 산드라 블록, 케이트 블란쳇, 앤 해서웨이, 민디 켈링, 사라 폴슨, 아콰피나, 그리고 리아나까지. 헬레나 본햄 카터를 제외한 주연 배우가 가상 멧 갈라가 아닌 실제 멧 갈라에도 참석한 적이 있다.
2020 멧 갈라는 취소… 올해는?
‘캠프: 패션에 대한 단상’(Camp: Notes on Fashion)을 주제로 열린 2019년 멧 갈라는 소위 역대급이었다. 점점 기발해지는 스타들의 룩. 다음 해를 더 기대하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2020년의 공동 호스트로 초청된 메릴 스트립, 엠마 스톤, 린-마누엘 미란다는 그 기대치를 높였으나. 팬데믹으로 인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임시 폐쇄됨에 따라 멧 갈라도 취소됐고, 올해의 행사는 가을로 연기됐다. 그리고 지난주, 보통 같았으면 행사가 열렸을 5월의 첫째 주 월요일 네 명의 젊은 호스트에 관한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이번 멧 갈라의 테마는 ‘미국 독립’(American Independence). 2021년 9월 18일 1부, 2022년 5월 5일 2부로 개최된다. 주제는 각각 ‘미국에서: 패션의 어휘’(In America: A Lexicon of Fashion), ‘미국에서: 패션 앤솔로지’(In America: An Anthology of Fashion)다.
역대 멧 갈라 베스트 룩
2021 멧 갈라까지 시간이 꽤 남았다. 갈라가 없는 5월이라고 그냥 보내긴 아쉽다. 아래 역대 멧 갈라에 참석한 배우들의 스타일링 중 기억에 남는 룩을 정리했다. 이렇게나마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가을을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