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과 도경수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영화 <형>이 개봉 첫 주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하고 있죠. 형제의 이야기를 다룬 다른 작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살펴보다, 각 영화 속 형제의 특이사항, 웃음, 감동 요소를 수치로 매겨 비교해 보았습니다. 재미로 봐주세요, 제발!


남보다 못한 형제
조정석 X 도경수 <형>

유도 국가대표 고두영(도경수)은 경기 도중 불의의 사고를 당해 눈을 잃게 됩니다. 사기전과 10범의 고두식(조정석)은 이 소식을 듣고, 동생의 보호자가 되어줘야 한다는 명목 아래 석방 신청을 하죠. 그리고 1년간 보호자 자격으로 가석방되며 두영과 함께 살게 되는데요. 이런 두식이 반가울 리 없는 두영입니다. 우애 지수가 0, 아니, 마이너스에 가까운 이 둘의 동거는 순탄하게 이어질 수 있을까요?

닮은꼴 지수 ■■■■□
머리 스타일 때문인지, 큰 눈 때문인지, 자꾸 닮았다~ 닮았다~ 해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정말 똑 닮아 보이는 두 사람! 이러나저러나 둘 다 잘생기긴 잘생겼네요!

웃음 지수 ■■■□□
영화 속 두식은 마치 <건축학개론>의 납득이가 환생한 것만 같습니다. 어떤 캐릭터인지 한 번에 감이 확 오시죠?! 이처럼 코미디 연기에 일가견 있는 조정석을 중심으로 빵빵 터지는 장면들과 함께 깨알 감초 대창(김강현)과 두식이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웃음을 자아냅니다.

눈물 지수 ■■■□□
목욕탕에서 두식이 두영의 등을 밀어주며 자신의 속내를 내비치는 것이나 두영의 장애인 올림픽 출전을 돕는 부분 등 영화 후반부에서는 내내 눈물 쏟게 만드는 장면의 연속입니다. 감수성이 풍부한 분이시라면 영화 보기 전 휴지는 꼭 챙겨갈 것을 추천드립니다!


눈물 펑펑 형제
박지빈 X 서대한 <안녕, 형아>

정말로 그대로 자라버린 박지빈의 아역시절 모습을 볼 수 있는 작품인데요. 영화는 말썽쟁이 동생 한이(박지빈)가 아픈 형 한별(서대한)과 병원에서 만난 욱이(최우혁)와 함께 특별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귀여움 지수 ■■■■□
형 괴롭히기, 노래 부르고 춤추기, 힐리스 타기, 유희왕 카드 모으기가 취미인 한이. 한별이 아프자 슬퍼하는 엄마를 보고 안 그래도 동그란 눈을 더 크게 뜨며 "형아는 내가 지켜줄게!" 하는 모습이 귀엽기 그지없습니다.

웃음 지수 ■■□□□
한이 형제의 친구인 욱이는 개그맨 지망생입니다. 때문에 영화 속에는 그를 만나러 온 옥동자(정종철)가 출연하는데요. 또한 나이트에서 일하는 웨이터 50원 역으로 안상태가 특별출연하며. 추억의 개그맨들과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이 웃음을 자아냅니다. 

눈물 지수 ■■■■■
영화 속 배경이 되는 곳이 소아암 병동이다 보니 입원한 아이들의 모습이 실감 나게 그려졌는데요. 몸은 아프지만 여느 아이들처럼 밝은 모습의 어린이들과 눈물이 나도 아이들 앞에서는 울 수 없는 부모의 마음이 관객들의 마음을 울립니다. 또한 영화는 시나리오 작가의 친조카 홍설휘·홍창휘 형제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되어 더 큰 울림을 남겼습니다. 


형을 형이라 부르지 않은 형제
신하균 X 원빈 <우리 형>

머리가 길거나 짧거나 소나무마냥 잘생긴 원빈과 신하균이 형제로 나오는 영화죠. '내신 1등급' 형 성현(신하균)과 '싸움 1등급' 동생 종현(원빈)은 연년생이지만 고등학교 같은 반에 재학 중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성현만 편애하던 어머니(김해숙) 때문에 종현은 성현에게 단 한 번도 형이라 부른 적이 없었는데요.

욕 지수 ■■■■□
한 문장을 말하는데 접속사와 조사만 빼고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을 맺는 거친 입담을 자랑하는 영화 속 종현. 화가 나서 마구 쏟아 내는 욕, 자신에게 도전하는 불량학생 무리들에게 툭툭 던지는 냉소적인 욕, 친구들에게 장난치면서 하는 욕 등 그 버전도 다양한 종현의 대사를 위해 원빈은 끊임없이 연습하고 노력했다는데요. 원빈은 평생 하고 살 욕을 <우리 형>에서 다 쏟아 낸 것 같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웃음 지수 ■■■□□
원빈이 애드리브를 잘 치는 배우였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그는 매 촬영마다 자신이 준비해 온 애드리브를 잔뜩 쏟아내면서 촬영장을 폭소의 도가니로 만들기 일쑤였다고 합니다. 이에 질세라. 신하균은 진지한 표정으로 진지한 대사를 읊다가 엉뚱한 이야기를 해 재미를 주었다는 후문!

눈물 지수 ■■■■□
조금은 진부할 수 있는 스토리지만 그럼에도 눈물을 유발하는 후반부.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성현을 그저 미워했던 종현이 그에 대한 애정을 깨닫게 되는데요. 종현은 성현에게 결국 형이라고 불렀을까요?


전쟁 속의 형제
장동건 X 원빈 <태극기 휘날리며>

또 원빈이네요. 이 영화 속 그의 형은 장동건입니다. 영화는 1950년대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살아가는 진태(장동건)와 그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동생 진석(원빈)이 전쟁으로 인해 변해가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다들 잘 아시다시피 영화는 당시 1000만 관객을 넘으며 엄청나게 흥행했었죠.

비주얼 지수 ■■■■■
원빈과 장동건. 장동건과 원빈. 이 둘의 조합을 '비주얼'이라는 단어 말고 또 어떤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전쟁통에도 빛나는 외모가 열일하신 두 배우 덕분에 더 몰입이 잘 된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ㅋㅋㅋ)

웃음 지수 ■□□□□
아무래도 전쟁의 참상을 진지하게 다루는 영화다 보니 웃음을 유발하는 부분은 거의 없었습니다. 있다고 하면, 비주얼 형제의 훈훈한 투 샷을 보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웃음 정도일까요?

눈물 지수 ■■■■□
전쟁이 발발하고 진태와 진석은 전쟁터로 내몰리게 됩니다. 진태는 무공훈장을 받아 진석을 집에 보낼 생각으로 총을 들고 전투에 참여하죠. 처음엔 오로지 동생만을 생각하며 전쟁에 임하던 진태는 시간이 흐르며 전쟁에 미쳐가게 됩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이 부분은 극대화되며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ㅠ ㅠ (13년 묵은 스포일러 때문에 설명은 여기까지!)


세상 제일 특이한 형제
이정재 X 이범수 <오! 브라더스>

이정재의 리즈시절을 볼 수 있는 이 영화에서 그는 이범수와 형제로 나오는데요. 불륜 사진 전문 사진사 오상우(이정재)와 그의 이복동생 봉구(이범수)는 특이한 형제입니다. 분명 봉구가 12살 아래의 동생인데 상우보다 더 나이 들어 보이거든요. 그 이유는 봉구가 실제 나이보다 4배 빠르게 신체가 노화되는 희귀병 조로증(早老症)을 앓고 있었기 때문이었는데요. 어쨌든 상우는 봉구 겉모습의 도움(?)을 받아 아버지가 남긴 빚을 갚아가기 시작합니다.

병맛 지수 ■■■■■
이 영화에서 제일 돋보이는 병맛미는 이범수의 초등학교 5학년(12세) 연기입니다. 좋아하는 영화를 무한정 돌려보는 모습, 끊임없이 분출되는 호기심, 사춘기 소년의 면모 등을 디테일하게 표현하며 폭소를 유발하는데요. 안 보신 분들은 꼭 한 번 보시길! 근래 줄곧 강한 역할만 맡아온 이범수의 코믹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웃음 지수 ■■■■■
병맛 지수와 연결되는 웃음 지수! 봉구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상우의 모습 외에도 이문식, 류승수, 박영규, 이원종 등 웃긴 배우들의 웃긴 연기가 스토리를 꽉 채우고 있습니다. 

눈물 지수 ■■■□□
병맛과 웃음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영화 후반부는 감동을 향해 달려갑니다. 악랄한 경찰 정반장(이문식)의 계략에 상우가 위험해지고, 형을 돕기 위해 봉구가 나서게 되는 과정에서 둘은 뜨거운 형제애를 확인하게 됩니다. (모든 형제 영화는 기승전감동눈물인 것인가.)


오늘의 형제 영화 포스팅은 여기까지! 기회가 되면 나중에 자매 영화, 남매 영화도 다뤄봐야겠어요. 그럼 우린 다음에 또 만나요~ 안녕!

씨네플레이 에디터 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