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_구역의_미친X # 기묘한이야기 # 조키어리
슬그머니 돌아왔지만, 단연 이 영화의 최대 미장센은 조 키어리의 얼굴이다. <기묘한 이야기>의 스티브로 전 세계에 형형한 존재감을 드러낸 조 키어리. 그의 출세작은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임을 부정할 수 없지만, 배우로서 그가 가진 잠재력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은 <구독좋아요알림설정>이라는 의견에 힘을 보태고 싶다. 조 키어리가 연기한 커트는 구독자 증식을 위해서라면 납치도, 폭행도, 살인도 그리 어려워하지 않는다. 신기한 건 망설임 없이 드릴을 목에 갖다 대는 커트의 얼굴에 살기가 없다는 거다. 살인을 하는 그 순간 커트의 얼굴은 오히려 순진무구하다. 악(惡)보다는 광(狂)에 가깝고, 광보다는 어쩐지 공허에 가까운, 나사가 하나 빠진 듯한 조 키어리의 눈빛이 오히려 이 영화의 광기를 배가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미친' 유튜버 특유의 과장된 톤을 쏙 빼내며 광인의 전형성을 탈피한 조 키어리는 <구독좋아요알림설정>을 입체적으로 빚어낸 일등 공신이다. 조금 더 보태자면, 영화는 커트가 왜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일절 설명하지 않는다. 설명할 필요가 없어서다. 커트는 그저 SNS가 만든 괴물일 뿐이니까. 이렇듯 맹목적인 살인을 저지르는 커트는 다소 뜬금없거나 어색해 보일 수도 있었는데, 그 모든 공백을 채워낸 조 키어리 '미친' 연기 덕분에 <구독좋아요알림설정>은 빈틈없는 작품이 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