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까지만 해도 라이징 스타로 불렸던 이들이 어느새 할리우드의 중심에 섰다. 크고 작은 영화에서 모든 연령대의 관객을 사로잡으며 평단, 업계의 인정을 받은 할리우드의 미래들. 최근 개봉작으로 스크린을 찾은 건 물론, 다양한 장르의 차기작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할리우드의 20대 대표 배우들을 소개한다.


<듄>

티모시 샬라메 Timothee Chalamet

나이 26세

대표 캐릭터 <듄>, 폴 아트레이데스

티모시 샬라메는 단순히 잘생긴 배우가 아니다. 대사 없는 장면에서 더 많은 말을 전달해낼 줄 아는 이 배우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선배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깊이 있는 연기력을 지녔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통해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그는 역대 남우주연상 후보 중 세 번째 최연소 배우라는 점에서도 떠들썩한 화제를 모았다. 이후 <레이디 버드> <뷰티풀 보이> <작은 아씨들> 등에 이어 SF 장르의 새 역사를 펼친 영화 <듄>의 얼굴이 되기까지. 프레임에 갇히지 않은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이며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힌 이 배우는 앞으로 더 바쁜 여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웡카>

차기작 <프렌치 디스패치> <돈 룩 업> <웡카> <듄: 파트 2> <본즈 & 올> <고잉 일렉트릭>

11월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 <프렌치 디스패치>, 12월 넷플릭스 공개를 앞두고 있는 <돈 룩 업>을 포함해 차기작만 총 여섯 편.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대표하는 캐릭터인 윌리 웡카의 젊은 날을 다룬 <웡카>, 전설의 뮤지션 밥 딜런의 생애를 다룬 <고잉 일렉트릭> 속 밥 딜런,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과 다시 한번 손을 잡은 <본즈 & 올> 등 안 볼 수 없는 기대작으로 필모그래피를 가득 메웠다는 점도 눈에 띈다.


<유포리아>

젠데이아 Zendaya

나이 25세

대표 캐릭터 <유포리아>, 루 베넷

디즈니 채널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우리는 댄스소녀>에 출연하며 틴에이저들의 스타가 된 젠데이아. 아역 배우 시절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여러 디즈니 스타들과 달리, 젠데이아는 굵직굵직한 작품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제 틀을 깨는 데 성공했다. 스크린 데뷔작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선 시크한 매력의 MJ 역으로 눈도장을 찍고, 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맨>에 출연해 춤과 노래라는 제 장기를 마음껏 뽐낸 그는 HBO 드라마 <유포리아>에서 마약에 중독된 10대 소녀 루 베넷을 완벽히 소화하며 2020년 에미상 드라마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는 데 성공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차기작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유포리아> 시즌 2 <메갈로폴리스>

에미상 트로피를 통해 최정상에 오름을 증명했음을 물론, 최연소 수상 기록을 세운 그의 차기작 라인업 역시 탄탄하다. 가장 먼저 관객을 찾을 작품은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현재 <유포리아> 시즌 2를 촬영 중이며, 이후 <듄>의 후속편 <듄: 파트 2>의 촬영에 들어설 예정이다. <대부> <지옥의 묵시록> 등 대작을 남긴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그가 ‘꿈의 프로젝트’라 언급한 신작 <메갈로폴리스>에도 캐스팅됐다. 오스카 아이삭, 케이트 블란쳇, 미셸 파이퍼 등 쟁쟁한 선배들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톰 홀랜드 Tom Holland

나이 25세

대표 캐릭터 <스파이더맨> 시리즈, 피터 파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소속된 슈퍼 히어로 캐릭터들 중 연기 난이도가 상당했을 인물. 처음 등장한 순간부터 비교 대상이 존재했던 슈퍼 히어로, 스파이더맨이다. 톰 홀랜드는 토비 맥과이어, 앤드류 가필드가 탄생시킨 스파이더맨과 또 다른 매력을 지닌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정의로운 성장형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평단과 관객의 환호를 받는 데 성공했다. 마블 스튜디오의 슈퍼 히어로로 활약함과 동시에 <필그리미지> <커런트 워>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카오스 워킹> 등 시대극부터 SF, 스릴러까지 다양한 캐릭터로 연기의 폭을 넓혀왔다는 점이 눈에 띈다.

<언차티드>

차기작 <체리>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언차티드>

가장 많은 이의 주목을 받고 있을 차기작은 단연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겠지만, 슈퍼 히어로가 아닌 그의 다른 캐릭터들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11월 한국에 상륙한 애플 TV+를 통해 만나볼 수 있을 <체리>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어벤져스: 엔드 게임>을 연출한 루소 형제가 메가폰을 잡은 범죄 드라마다. 총알이 빗발치던 이라크에서 돌아온 후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마약 중독에 빠져 은행 범죄에 손을 대는 체리의 삶을 담는다. 점점 어둠에 물들어가는 톰 홀랜드의 새로운 얼굴을 만날 수 있을 작품. 내년 2월 개봉 예정인 <언차티드>는 동명의 게임을 원작으로 한 어드벤처 영화다. 그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보물을 찾아 나서는 트레저헌터 네이선을 연기했다. 정정훈 촬영 감독이 카메라를 잡았다.


<블랙 위도우>

플로렌스 퓨 Florence Pugh

나이 25세

대표 캐릭터 <블랙 위도우>, 옐레나 벨로바

<레이디 맥베스>에서의 놀라운 연기로 제30회 유럽영화상 여우주연상 부문에 이자벨 위페르, 줄리엣 비노쉬 등 대선배들과 함께 노미네이트되며 전 세계의 찬사를 받은 플로렌스 퓨. 그는 이후 박찬욱, 아리 에스터, 그레타 거윅 등 놀라운 감독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배우로서 고공 성장을 이뤘다. 2020년은 그 성과가 뚜렷하게 돋보였던 해. <작은 아씨들> 속 막내 에이미를 진취적인 여성으로 재해석한 그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비롯한 수많은 자리의 여우조연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2021년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한 식구가 되기도. <블랙 위도우> 속 거침없는 입담이 인상적인 옐레나 벨로바를 연기한 그는 극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저만의 개성을 선명히 뽐내는 데 성공했다.

<돈 워리 달링>

차기작 <호크아이> <돈 워리 달링> <더 원더> <더 메이드>

그의 다작 행보는 쭉 이어질 예정이다.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을 장식할 작품은 디즈니 플러스에서 방영될 드라마 <호크아이>. 이어 세 편의 차기작이 있다.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 <돈 워리 달링>에선 남편의 어두운 비밀을 밝히는 주부 앨리스를 연기한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더 원더>는 몇 달 동안 음식 없이 살아남은 소녀를 관찰하는 간호사의 이야기를 담는다. 퓨가 간호사 리브 라이트를 연기한다. 살인 미스터리 <더 메이드>에서 역시 주연 몰리로 활약한다. 모든 방을 깨끗하고 완벽하게 정리하며 손님들의 더러운 비밀을 알게 되는 인물이다.


<퀸즈 갬빗>

안야 테일러 조이 Anya Taylor-Joy

나이 25세

대표 캐릭터 <퀸스 갬빗> 베스 하먼

첫 스크린 주연작 <더 위치>를 통해 단번에 할리우드 관계자들에게 존재감을 알린 안야 테일러 조이. 그는 이후 <모건> <23 아이덴티티> <두 소녀> <더 시크릿 하우스> <글래스> <뉴 뮤턴트>에 이르기까지 호러/스릴러 작품에 주로 출연하며 할리우드의 새로운 호러 퀸 자리를 굳혀갔다. 그의 필모그래피에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이 있다면 단연 <퀸스 갬빗>. 천재적인 체스 재능을 지닌 베스 하먼이 제 한계를 넘어서며 진정한 체스의 왕좌에 오르는 과정을 담은 이 시리즈는 오롯이 안야 테일러 조이의 힘으로 이끌어야 했던 그의 첫 주연 드라마다. 전 세계에 체스 붐을 일으킨 <퀸스 갬빗>을 통해 안야 테일러 조이는 골든 글로브 시상식 미니시리즈 부문 여우주연상, 미국배우조합상 여우주연상 등을 품에 안았고, 에미상 TV 리미티드 시리즈/영화 부문 여우주연상 후보로도 이름을 올렸다.

<라스트 나잇 인 소호>

차기작 <라스트 나잇 인 소호> <더 노스맨> <데이비드 O. 러셀 프로젝트> <슈퍼 마리오> <더 메뉴> <퓨리오사> <래프터 인 더 다크>

1960년대 런던 소호 거리에서 꿈을 펼치려던 가수 샌디를 연기한 <라스트 나잇 인 소호>를 시작으로 그의 차기작 릴레이가 시작될 예정이다. 확정된 작품만 무려 7편. <더 위치> <라이트 하우스> 등을 연출한 새로운 호러 거장 로버트 에거스 감독의 신작 <더 노스맨>, 로버트 드 니로, 크리스찬 베일, 라미 말렉, 마고 로비 등과 함께 출연한 데이비드 O. 러셀 감독의 제목 미정 프로젝트, 피치 공주의 목소리를 연기한 애니메이션 <슈퍼 마리오>가 2022년 공개될 예정이다. 현재 촬영 중인 작품은 코미디 호러 <더 메뉴>. 랄프 파인즈와 니콜라스 홀트가 함께 출연한다. <매드 맥스> 속 샤를리즈 테론이 연기한 퓨리오사의 젊은 시절을 담은 영화 <퓨리오사>의 타이틀롤로 캐스팅되기도. <퀸스 갬빗>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스콧 프랭크와 재회한 스릴러 <래프터 인 더 다크>는 현재 프리 프러덕션 단계다.


<킬링 디어>

배리 케오간 Barry Keoghan

나이 29세

대표 캐릭터 <킬링 디어> 마틴 역

잔교에서의 일주일, 바다에서의 하루, 하늘에서의 한 시간을 정교하게 엮어낸 구성으로 극찬을 받았던 <덩케르크>. 군인들을 돕기 위해 망설임 없이 바다로 나선 소년, 조지를 연기한 베리 케오간은 짧은 분량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관개의 마음에 잔상을 남겼다. <덩케르크>가 개봉한 2017년엔 그의 또 다른 출세작,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킬링 디어>도 만나볼 수 있었다. 외과의사 스티븐(콜린 파렐)과 그 가족의 삶을 무너뜨리는 미스터리한 소년 마틴 역을 맡아 좀처럼 속을 짐작할 수 없는 묘한 분위기로 극을 장악하는 데 성공한 그는 이 작품으로 라이징 스타의 칭호를 얻었다.

<이터널스>

차기작 <이터널스> <더 배트맨> <마스터스 오브 디 에어> <더 반쉬즈 오브 이니셰린> <사파이어>

여러 영화제에 초청된 <폭력의 그림자> <그린 나이트>를 거쳐 그가 도달한 곳은 마블 스튜디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시초를 주목할 영화 <이터널스>에서 그는 상대의 정신을 조종하는 능력을 지닌 이터널 드루이그 역을 맡았다. 놀라운 사실은 마블 스튜디오에 합류하며 DC의 식구가 되기도 했다는 것. 현재 후반 작업 중인 <더 배트맨>에서 그는 고담시의 경찰관 스탠리 메르켈 역으로 출연했다. 현재 촬영 중인 작품은 전쟁 드라마 <마스터스 오브 디 에어>, 2018년 각종 시상식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쓰리 빌보드>를 연출한 마틴 맥도나 감독의 신작 <더 반쉬즈 오브 이니셰린>(The Banshees of Inisherin)이다. <킬링 디어>를 함께한 콜린 파렐과 두 작품이나 함께 출연한다는 점이 인상 깊다.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