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영은 전작 <우리 선희>에 이어 다시 감독 역을 맡았다. 특강을 위해 수원에 방문한 함춘수(정재영)는 실수로 하루 먼저 도착해 남는 시간에 수원행궁에 갔다가 볕이 좋은 어느 공간에서 화가 윤희정(김민희)을 만나고, 당연히, 열렬히 호감을 드러낸다. 궁궐에서 카페, 카페에서 희정의 작업실, 작업실에서 술집, 술집에서 다른 술집으로 자리를 바꾸는 동안 기나긴 대화들이 이어지는 과정은 '그때는맞고지금은틀리다'와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두 문장만큼이나 비슷하고 다르다. 전반부에서 희정에게 바람맞은 춘수는 다음날 특강에서 사회자에게 "감독님에게 영화란 무엇"인지 한마디로 정의해달라는 질문을 받고 대뜸 열변을 토하고, 희정에게 뽀뽀를 받고 헤어진 후반부에서는 무사히 강연을 마친 후 극장 앞에서 자기 영화를 처음 보러 온 희정을 다시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