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일 강의 죽음>

명탐정 에르큘 포와로가 돌아왔다. 이번엔 11명의 용의자들과 함께. <나일 강의 죽음>은 한 신혼부부를 태운 초호화 여객선을 배경으로 벌어진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작 <오리엔트 특급 살인>과 마찬가지로 애거서 크리스티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전작에서도 최고의 스타들이 총출동한 화려한 라인업이 화제였는데, <나일강의 죽음> 캐스팅도 그에 못지않게 대단하다. <나일 강의 죽음> 개봉을 맞아, 주요 출연진들과 그들의 대표작을 한 데 모아봤다.


케네스 브래너 <덩케르크>

<나일 강의 죽음>

<덩케르크>

<오리엔트 특급 살인>에 이어 <나일 강의 죽음>에서도 주인공 에르큘 포와로를 연기하고 메가폰을 잡고 연출까지 겸한 케네스 브래너. 1981년 데뷔해 무려 40년이 넘는 오랜 기간 활동한 배우답게 <헨리 5세>, <햄릿>,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작전명 발키리>, <잭 라이언: 코드네임 쉐도우>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한 작품들에 많이 출연해왔다. 또 비단 배우로만 출연한 것이 아니라, 연출과 제작을 함께 한 작품들도 꽤 많다는 것. 감독으로서의 대표작은 <토르: 천둥의 신>과 <신데렐라> 등이 있다. 그래서 대표작 하나를 꼽기가 매우 어려웠는데, 최근 눈에 띄었던 작품을 보자면 2017년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 <덩케르크>가 있다. 그는 병사들을 영국 본토로 보내기 위해 분투하는 해군 사령관 역할을 맡아 깊은 인상을 남겼고, 후에 크리스토퍼 놀란의 차기작 <테넷>에도 출연해 악역 사토르를 연기했다.


갤 가돗 <원더우먼>

<나일 강의 죽음>

<원더 우먼>

갤 가돗은 <나일 강의 죽음> 속 살인 사건의 주요 인물 가운데 한 명이자 사이먼 도일(아미 해머)의 아내인 리넷을 연기한다. 갤 가돗은 데뷔 후 2009년 <분노의 질주: 더 오리지널>에 지젤 역할로 캐스팅되며 4편의 시리즈에 줄곧 출연해왔지만 관객들에게 큰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그러던 2016년 드디어 그녀에게 꼭 맞는 옷을 발견했으니. 단연 그녀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 출연하게 된 것. 개봉 전에는 DC 코믹스 팬들뿐 아니라 일반 관객들조차도 그녀가 원더우먼 역할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큰 우려를 보였으나, 결과적으로 그녀의 원더우먼 연기는 꽤 호평을 받았고, 이후 단독 영화 <원더 우먼>부터 <저스티스 리그>, <원더우먼 1984>,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까지 출연한다. 또 개봉 예정인 <더 플래시>에도 출연하며 진정 원더우먼을 대표하는 얼굴이 됐다. 다만 원더우먼의 그림자가 너무도 큰 탓에 최근 10년 동안 출연한 작품들 중 원더우먼을 제외하곤 크게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없다는 것이 문제지만, <나일 강의 죽음>을 통해 인생 캐릭터를 갱신할 수 있길 바라본다.


레티티아 라이트 <블랙 팬서>

<나일 강의 죽음>

<블랙 팬서>

레티티아 라이트의 이름은 익숙하지 않아도 그녀의 얼굴을 보면 단박에 기억날 캐릭터, 슈리. 2011년 데뷔 후 영국 드라마와 영화 등에 여러 편 출연하며 커리어를 쌓아오던 그녀는 2018년 단 한 편의 작품으로 전 세계에 얼굴을 알리게 된다. <블랙 팬서>에 출연해 블랙 팬서(채드윅 보스만)의 동생이자 와칸다의 공주인 슈리를 연기하면서 말이다. 슈리는 왕족답지 않게 털털하면서도 발랄한 성격의 캐릭터로, 다른 마블 영화들에 비해 다소 진중했던 작품 속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후 그녀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어벤져스: 엔드게임>에도 이어 출연했고, 올해 개봉 예정인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에도 이름을 올렸다. <나일 강의 죽음>에서 레티티아 라이트는 재즈 가수인 샬로메 오터번(소피 오코네도)의 조카를 연기하는데, 이는 원작 속 캐릭터의 설정을 비틀어 탄생한 인물로 극에 서스펜스를 더한다.


에마 매키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나일 강의 죽음>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에마 매키는 과거 리넷의 친구이자 사이먼의 연인이었던 재클린을 연기한다. 그녀의 얼굴이 몹시도 낯이 익은데 어디서 봤는지 도무지 기억이 안 난다면, 혹시 넷플릭스 시리즈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에서 그녀를 본 것은 아닐까. 에마 매키는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에서 오티스(에이사 버터필드)의 친구이자 파트너인 메이브를 연기하며 많은 이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강렬한 핑크색 머리와 짙은 눈 화장, 화려한 액세서리와 코 피어싱이 어지간해서 잘 어울리긴 쉽지 않은데 그녀는 이 조합을 거뜬히 소화해 내며 많은 팬들을 양산했다. 이보다 더 주목할 만한 점은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가 그녀의 첫 드라마 출연작이었다는 것. 출중한 연기력과 존재감으로 극을 이끌었던 그녀는 <나일 강의 죽음>에서도 매력적인 얼굴과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관객들을 더욱 몰입시킨다.


아네트 베닝 <캡틴 마블>

<나일 강의 죽음>

<캡틴 마블>

아네트 베닝은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큰 공백 없이 할리우드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성실한 배우다. 데뷔 초 두각을 드러냈던 작품은 <발몽>과 함께 <그리프터스>, <헐리웃 스토리>, <헨리의 이야기> 등이 있다. 1990년대가 그녀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을 했던 시기인데, <러브 어페어>, <대통령의 연인>, <리차드 3세>, <화성 침공>, <아메리칸 뷰티>까지 출연한 거의 모든 작품이 그녀의 대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2000년대 들어서는 크게 눈에 띄는 작품이 없다가, MZ 세대에게 그녀의 이름을 다시금 알리게 된 작품은 바로 <캡틴 마블>이다. 아네트 베닝은 웬디 로슨 박사/슈프림 인텔리전스를 연기했다. <나일 강의 죽음>에서 그녀는 탐정 에르큘 포와로의 친구인 부크(톰 베이트먼)의 엄마 유피미아 역할을 맡았는데, 이는 원작에 없던 캐릭터로 극의 메인 살인 사건과는 별개로 다른 사건에 연루된 모습을 보여주며 극에 긴장감을 배가시킨다.


아미 해머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나일 강의 죽음>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아미 해머는 리넷의 현 남편이자 자클린의 전 연인이었던 사이먼 도일을 연기한다. 아미 해머 필모그래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 한편의 작품은 바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다. 이 작품을 만나기 전까지 그는 <소셜 네트워크>, <제이, 에드가>, <론 레인저>, <맨 프롬 UNCLE>, <녹터널 애니멀스> 등 유명 작품들에 주조연 역할로 줄곧 출연해왔지만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그러던 2017년 개봉한 <콜 미 바이 유머 네임>에서 엘리오(티모시 샬라메)의 첫사랑 올리버를 연기하며 대중들의 눈에 들기 시작했다. 이후로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으나 딱히 두각을 드러내는 작품은 없다.


로즈 레슬리 <왕좌의 게임>

<나일 강의 죽음>

<왕좌의 게임>

마지막으로 로즈 레슬리는 리넷의 하녀인 루이즈 부르제를 연기한다. 그녀는 <왕좌의 게임> 시리즈에서 존 스노우(키트 해링턴)의 연인이자 와이들링 부족의 여전사인 이그리트를 연기하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2008년 텔레비전 영화로 데뷔한 그녀는 <왕좌의 게임> 시리즈 출연 전후로 <다운튼 애비>, <나우 이즈 굿>, <허니문>, <라스트 위치 헌터>, <모건> 등 다수의 작품들에 출연해왔지만, 아쉽게도 대중들을 사로잡은 역할은 이그리트 하나뿐이었다. 여담으로 그녀는 <나일 강의 죽음>과 <다운튼 애비>에서 하녀를 연기하고, <왕좌의 게임>에서는 여전사를 연기하는 등 거칠고 낮은 신분의 인물들을 연기해왔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실제 그녀는 스코틀랜드의 명문 귀족 집안 출신이라고 한다.


나우무비 에디터 코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