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스물하나> 극 초반, 백이진(남주혁)과 나희도(김태리)의 관계성보다도 심도 있게 그려진 서사가 바로 고유림(보나)과 나희도의 이야기였다. 동경의 대상이었던 고유림이 나희도의 역적이 되기까지, 그리고 다시 두 사람이 둘도 없는 의지의 대상으로 자리 잡기까지. 고유림과 나희도의 치열한 성장 서사는 <스물다섯 스물하나> 초반 흥행을 견인했다. 자칫하면 시청자들에게 미움의 대상이 될 수도 있었지만, 고유림이 희도 못지않게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유림을 연기한 보나의 몫이 컸다. 겉으론 까칠한 말들을 내뱉고 있어도 고유림이란 캐릭터가 갖고 있는 어쩔 수 없는 연약함과 흔들림, 상처받은 내면을 잘 꺼내 보인 보나는, 여러 장면에서 시청자를 눈물짓게 했다. 처음 보나가 <스물다섯 스물하나>에 캐스팅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만 해도 김태리를 상대하는 역할을 보나가 잘 해낼 수 있을지, 의심의 눈초리가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보나는 완벽히 고유림이 되어 브라운관에 나타났다.
<스물다섯 스물하나>로 보나를 처음 본 이들은 낯설 수도 있겠지만. 사실 보나는 배우이기 전 아이돌 타이틀을 먼저 달고 대중 앞에 섰다. 우주소녀로 2016년부터 활동 중이다. 배우로서 보나가 본격적인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건 <오! 삼광빌라>(2020~2021)부터 였다. '연기돌'이라는 막중한 부담감을 이겨낸 보나는 이해든이란 인물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그해 연말 신인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보나라는 신인 배우의 탄생이 반갑다. 보나는 앞으로가 더 궁금한 얼굴임이 분명하다. 캐릭터가 지닌 단단함과 연약함을 아우르는 보나의 잠재력은 그의 미래를 궁금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