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반전 영화는 단순히 충격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진정으로 잊을 수 없게 만든다. 해외매체 인디와이어가 2000년 이후 최고의 반전과 놀라움을 준 영화 30편을 선정했다. <기생충>, <올드보이> 등 한국 영화들도 상위권에 포함되어 눈길을 끈다. 인디와이어가 선정한 최고의 반전 영화들을 모았다.
30위 <링>(2002)
29위 <디센트>(2005)
28위 <엑스마키나>(2015)
27위 <어스>(2019)
26위 <엑스텐션>(2003)
25위 <히든>(2005)
24위 <도니 다코>(2001)
23위 <이터널 선샤인>(2004)
22위 <굿나이 마미>(2014)
21위 <비밀스러운 초대>(2015)
20위 <언브레이커블>(2000)
19위 <겟 아웃>(2017)
18위 <어톤먼트>(2007)
17위 <쏘우>(2004)
16위 <미스트>(2007)
15위 <사랑을 카피하다>(2011)
14위 <빌리지>(2004)
13위 <셔터 아일랜드>(2010)
12위 <가라, 아이야, 가라>(2007)
11위 <파워 오브 도그>(2021)
10위 <컨택트>(2016)
9위 <나를 찾아줘>(2014)
8위 <멀홀랜드 드라이브>(Mulholland Drive, 2001)
데이빗 린치 감독이 연출한 <멀홀랜드 드라이브>의 반전은 2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산타모니카의 외곽 도로, 멀홀랜드 드라이브에서 차 사고가 발생한다. 사고에서 살아난 리타(로라 해링)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채 한 빌라에 숨어 들어간다. 이를 배우 지망생 베티(나오미 왓츠)가 발견한다. 베티는 리타를 도우며 두 여자는 우정을 쌓는다. 영화 중반, 데이비드 린치는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모두 거짓임을 보여준다. 실제로 베티는 웨이트리스이자 전 애인의 성공을 질투하는 실패한 배우고, 스타덤에 오른 베티의 옛 연인 카멜라는 리타라는 사실이 드러나며 관객은 혼란에 빠진다.
7위 <기생충>(Parasite, 2019)
기택(송강호) 가족의 장남 기우(최우식)에게 고액 과외 자리가 생긴다. 가족 전원이 백수인지라 기우는 온 가족의 도움과 기대 속에 박사장(이선균)의 저택으로 향한다. 기우는 박씨 가족의 삶에 ‘어설픈 의도’와 ‘몇 번의 우연들’을 겹치며 자신의 가족들을 끼워 넣는다. 여기에 박씨 가족의 전 가정부 문광(이정은)이 등장하며 상황이 점점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박사장네 비밀 지하실에는 문광의 남편 근세(박명훈)가 살고 있다. 근세는 박씨 가족이 잠들면 위층으로 몰래 올라가 냉장고에서 음식을 훔친다. 이 부유한 집안은 비밀 지하실의 입주자에 대해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박씨네 막내 아들 다송이만 그를 유령으로 생각한다. 불평등 위에 세워진 경제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들의 식탁에서 부스러기를 얻기 위해 속임수를 쓴다. <기생충>은 극과 극의 삶을 사는 두 가족의 만남이 빚어낸 예측 불가한 이야기를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6위 <킬 리스트>(Kill List, 2012)
<킬 리스트>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생생하고 불안하다.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해 할 시간이 거의 없다. 아내에게 무시 당하는 참전 군인 제이(닐 마스켈)는 친구 갤(마이클 스마일리)의 청부살인 제안을 받아들인다. <킬 리스트>의 반전은 전통적인 반전이라기보다 이 영화가 처음부터 쌓아온 끔찍함에 대한 필연적인 폭로다. <킬 리스트>는 꼽추의 모습을 한 인물과 지푸라기의 복면을 쓴 제이가 죽기 직전까지 싸우는 것으로 끝난다. 꼽추의 정체는 영화가 끝날 때쯤에야 신원이 밝혀진다. 이 싸움에 승자는 없고 생존자만 남아 있을 뿐이다.
5위 <오펀: 천사의 비밀>(Orphan, 2009)
<오펀: 천사의 비밀>은 무시무시한 공포 이야기인 동시에 가족 드라마다. 케이트(베라 파미가)와 존(피터 사스가드) 부부는 유산으로 세 번째 아이를 잃고 상실에 빠진다. 부부는 일상을 되찾기 위해 입양을 결심하고, 고아원에서 에스터(이사벨 펄먼)를 새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이후 에스터를 둘러싼 의문의 사고와 아이의 정체가 밝혀지며 놀라움을 전한다. 아무 사건도 일어나지 않은 영화 초반조차 무언가 끔찍한 일이 일어나리라는 기분이 들만큼 <오펀: 천사의 비밀>은 긴장과 공포가 가득하다. <하우스 오브 왁스>로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던 스페인 출신 감독 자움 콜렛 세라의 작품이다.
4위 <메멘토>(Memento, 2000)
<메멘토>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으로 그를 가장 창의적인 영화 감독 반열에 올려 놓은 작품이다.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라는 평이 나온 <메멘토>는 수수께끼 같으면서도 접근성이 높은 영화다. 10분 밖에 기억 못하는 단기기억상실을 앓고 있는 한 남자가 아내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하려고 한다. 주인공 레너드(가이 피어스)는 중요한 단서를 기억하기 위해 폴라로이드와 메모, 문신 등을 사용해 복잡한 흔적을 따라간다. 영화의 전개는 시간의 역순으로 진행되며 흑백으로 나오는 과거 이야기는 시간순이다. 마침내 컬러와 흑백의 색상이 합쳐질 때 레너드는 억누르고 있던 비밀의 추악한 진실에 직면해야 한다.
3위 <올드보이>(Oldboy, 2003)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는 21세기 가장 사랑 받는 한국 영화 중 한 편이다. 말도 안 되는 반전과 원테이크로 이루어진 복도 액션 신 등 본능적이고 스타일리시한 매력으로 국내외 관객 모두 사로 잡았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 시리즈는 대부분 아버지의 용기에 의해 진행된다. <올드보이>의 오대수(최민식)는 술 취한 어느 날, 누군가에게 납치되어 15년 동안 싸구려 호텔방에 감금된다. 마침내 독방에서 벗어난 그는 잃어버린 딸을 찾아 나서고, 감금 당한 동안 먹던 군만두에서 나온 단서로 감금방의 정체를 찾아낸다. 그리고 마침내 펼쳐지는 파괴적인 스토리는 영화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반전 중 하나로 소개된다.
2위 <프레스티지>(The Prestige, 2006)
<메멘토>에 이어 2위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이 차지했다. <프레스티지>는 사회에 마술이 널리 퍼져있던 빅토리아 시대 런던을 배경으로 한다. 서로를 능가하려고 하는 두 마술사 알프레드(크리스천 베일)와 로버트(휴 잭맨) 사이의 라이벌 관계에 집중한다. 알프레드가 순간이동 마술을 선보이자 질투심에 불탄 로버트 역시 순간이동 마술을 완성한다. 마술사는 절대 자신의 비밀을 공개하지 않는다. 두 마술사는 상대방 마술의 비밀을 캐내려 경쟁을 벌이면서 주변 사람들의 생명마저 위태롭게 만든다. <프레스티지>의 비밀은 영화 말미에야 밝혀진다. 마술과 더불어 과학이 중요한 소재로 등장하며 숨겨져 있던 진실이 드러난다.
1위 <디 아더스>(The Others, 2001)
<식스 센스>와 <디 아더스>의 반전은 꽤 비슷하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 작품 <식스 센스>의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이었다는 것은 ‘<식스 센스>급 반전’이라는 말이 탄생할만큼 놀라운 반전이었고,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의 <디 아더스>는 그레이스(니콜 키드먼)와 아이들이 유령이었다는 충격적인 전개로 극의 긴장감을 부여했다. 인디와이어는 고딕 공포의 교양에서 <식스 센스>가 <디 아더스>를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레이스는 빛을 보지 못하는 희귀병을 앓는 두 아이를 지키며 어둠 속 저택에서 살아간다. 어느 날 3명의 하인이 그녀의 집에 찾아오고, 잠이 들면 기괴한 속삭임과 아무도 없는 방에서 피아노 소리가 흘러나오며 기이한 일들이 일어난다. <디 아더스>의 비밀은 완벽하게 진행되어 가며 관객은 자신만의 속도로 이야기의 조각을 맞춰 나간다.
씨네플레이 봉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