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에서 마스크 쓰던 시기는 지났지만 후덥지근한 날씨가 계속되는 요즘, 시원한 집에 누워 넷플릭스를 보고 싶은 분들에게 시간순삭 SF 추천작을 소개한다. 전 세계가 기다린 그 작품의 새로운 시즌부터, 색다른 시도가 돋보이는 애니메이션, 지금도 전설로 남은 드라마, 한국 SF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영화까지, 무한한 공간 저 너머에서 펼쳐질 우주급 재미에 푹 빠져보자.
기묘한 이야기 – 보는 순간 정주행 시작!
최근 시즌 4로 돌아온 <기묘한 이야기>는 1980년대 미국의 작은 마을 호킨스에 나타난 괴물을 물리치는 십 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이다. 5년 동안 넷플릭스 시청률 1위 자리를 지켰던 <기묘한 이야기>는 극중 출연한 미성년의 배우들을 단숨에 스타의 자리로 올려놓았다. (덧붙여 시즌마다 점점 성장하는 이들을 보는 재미도 가득하다.) 얼마 전 시즌4 파트1이 공개되었고, 7월 1일에 파트 2의 남은 에피소드를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파트 2는 두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었는데 러닝타임이 각각 85분, 150분으로 예정되어 있다. 그 만큼 후반부에 한 순간도 놓치기 힘든 클라이맥스로 끝까지 가겠다는 작품의 의지가 엿보인다. 시즌4는 지난 시즌의 전투로 능력을 잃은 일레븐이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과거의 기억을 끄집어 내는 내용을 그리는데,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전 시즌에 비하면 공포 수위가 상당히 높아졌고 호킨스, 캘리포니아, 러시아로 흩어진 주인공들이 큰 스케일로 뒤집힌 세계에 맞서며 재미를 자아낸다. 특히 시즌 1에서 뒤집힌 세계의 문이 어떻게 열리게 되었는지, 그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기에 더욱 관심이 간다. <기묘한 이야기>는 시즌 5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릴 예정이다.
러브, 데스+로봇 –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는 옴니버스 애니메이션
<러브, 데스+로봇>은 충격적 비주얼과 신선한 내용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옴니버스 애니메이션이다. 실사 같은 작화 퀄리티와 팀 밀러, 데이비드 핀처, 알베르토 미엘고 등 내로라하는 감독들이 매 에피소드를 제작해 균형 있는 재미를 빚어낸다. 다양한 소재로 장르 매니아들의 입맛을 당기는 것도 이 작품의 특징이다. 공포, 스릴러, 범죄, SF, 액션까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연출을 선사하며 탄성과 놀라움을 동시에 자아낸다. 여기에 옴니버스임에도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야기, 타 시즌의 에피소드와 연결되는 스토리 등 다양한 서사 방식을 보여주며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더불어 넷플릭스는 <러브, 데스+로봇> 시즌 3를 통해 뉴스에서만 접해왔던 NFT(Non-Fungible Token)를 출시하는 독특한 행보를 보였다. 매 에피소드와 공식 채널에 9개의 QR코드를 포함하고 있어 핸드폰을 이용해 QR코드를 스캔하면 NFT를 발행할 수 있다.
스타트렉 넥스트 제네레이션 – 전설의 두 번째 시작
수많은 팬을 보유한 스타트렉의 두 번째 TV 시리즈인 <스타트렉 넥스트 제네레이션>은 2364년 새로운 엔터프라이즈호가 탐사를 하는 내용을 그린다. 드라마는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장면이 없어 90년대 초반 미국 안방극장을 점령했다. 내용 역시 휴머니즘과 미개척 우주를 모험하는 도전정신이 적절히 섞여있어 온 가족이 함께 보기에 좋은 드라마다. 여기에 이상향의 세계를 건설한 인류가 외계 종족과 갈등하고 동맹을 맺는 과정을 통해 당시 우주를 직접 보고 싶은 많은 이들의 로망을 채워줬다. 1987년 방영된 이 드라마는 매 에피소드마다 상당한 재미를 자아내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스타워즈> 시리즈와 함께 스페이스 오페라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현재까지 남았다 <스타 트렉>의 전설은 지금도 계속되어 극장판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는 중이다.
승리호 – 이것이 한국형 SF의 힘이다
SF 장르는 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전유물일까? 이 물음에 당당히 ‘아니오!’라고 외치며 성공적인 항해를 마친 우주선이 넷플릭스에 상륙했다. 이름부터가 통쾌한 <승리호>가 그 주인공이다.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다. 조종사 태호, 선장 장선장, 기관사 타이거 박, 작살잡이 로봇 업동이까지 개성 강한 멤버들의 활약이 쉴 새 없이 펼쳐지며 한국 SF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늑대소년],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의 조성희 감독의 상상력이 화려한 이미지와 스케일로 녹아내어 놀라움과 함께 뭔가 모를 뿌듯함도 같이 느껴진다. 여기에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의 스페이스 케미는 액션과 유머를 동시에 잡아내며 재미를 더한다. 지난 2월 넷플릭스 공개 후 영화부문 전 세계 시청순위 1위를 찍은 [승리호]는, 이 기세를 모아 후속편 제작도 논의되고 있는 중이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