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우영우’ 신드롬으로 물들인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필두로, SBS <왜 오수재인가>, MBC <빅 마우스> 같은 법정물이 큰 인기를 끌었다. 시청자들의 커다란 호응에 힘입어서일까? 각 방송사들의 편성표를 보면 <법대로 사랑하라>, <천원짜리 변호사>, <조선 변호사> 등 법과 관련된 드라마가 줄지어 있다. 사람들은 도대체 왜 법정물에 열광하는지 지금부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매력적인 법정 드라마 5편을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한다.
<소년심판> - 청소년 사회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법정물
지방법원 소년부 판사 ‘심은석’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소년범들과 담당 판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10부작 드라마다. 김혜수, 이성민, 김무열, 이정은 등 베테랑 배우들의 호연은 물론. 소년범 역을 연기한 심달기와 이연, 황현정 등의 신예 배우들의 연기력도 아주 인상적인 작품이다. <소년심판>은 소년범들에 대한 각기 다른 기준과 가치관을 가진 판사들을 통해 사회의 ‘어른’들은 방황하는 거리의 소년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끊임없이 제기한다.
여기에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 용인 벽돌 투척 살인 사건, 숙명여자 고등학교 시험지 유출 사건, 미성년자 무면허 교통사고 건 등 다양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어, 더욱더 소년범들을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소년심판>은 시즌 2가 제작 확정되었으며,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 있다고 한다. 법정물, 그중에서도 청소년 사회 문제에 초점을 맞춘 작품은 굉장히 적기 때문에 하루빨리 시즌 2의 촬영 소식이 들려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년심판>은 현재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무법 변호사> - 법 따위 필요 없는 막무가내 변호사의 성장 법정 활극
법 대신 주먹을 쓰던 무법 변호사 '상필'이 자신의 인생을 걸고 절대 권력에 맞서 싸우며 진정한 변호인으로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그린 법정 활극이다. 배우 이준기의 인생 드라마이자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개와 늑대의 시간>을 연출한 김진민 PD가 이준기와 11년 만에 의기투합하여 제작한 작품이기도 하다. 어릴 적, 눈앞에서 인권 변호사 어머니의 죽음을 목격한 뒤 인생의 목표를 오로지 복수로 설정한 ‘봉상필’. 그리고 그와 대립하는 빌런 안오주와 차문숙 등 선과 악의 경계를 뚜렷하게 그려냄으로써 법정물의 핵심인 통쾌함을 잘 드러낸다.
배우들의 호연과 더불어 수준급의 연출과 액션이 더해져 많은 시청자들의 호평과 함께 8.9%의 시청률을 거뒀다. <무법 변호사>를 집필한 윤현호 작가는 “당연히 시즌2를 생각하며 엔딩을 그렸다. 세팅이 가능하다면 시즌1과 달리 서울에서 펼쳐지는 무법변호사 이야기를 시즌2로 만들어 보고 싶다”고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덧붙여 주연 배우인 이준기와도 시즌 2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하며, 많은 팬들에게 기대감을 안겼다. 넷플릭스와 티빙에서 서비스 중이다.
<리갈 하이> - 동명의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코믹 법정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변호하여 승률은 100%이지만 오만방자하고 남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변호사 태림과, 초짜이지만 의뢰인을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진심인 변호사 재인의 코미디 법정 드라마다. 동명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기도 하다. ‘리갈 하이’는 법률을 뜻하는 영단어 legal (리갈)과 high (하이)를 합친 말로 법조계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뜻을 나타낸다. <리갈 하이>는 원작이 일본뿐 아닌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기도 했고,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드라마 <스카이 캐슬>의 후속작이었기 때문에 방영 전부터 많은 이들의 이목을 받았다.
그러나 높은 화제성에 비해 원작과 너무 달랐고, 캐릭터들의 부족한 싱크로율 등의 이유로 시청률은 낮았다. 하지만 진구와 서은수의 코믹 연기는 빛났다는 평을 받았다. 또 매회 현실적인 에피소드를 담아내며 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녹록한 지금을 되돌아보게 했다. 법정물은 모두 딱딱하고 진지한 얘기만 담아낼 거란 편견을 가진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넷플릭스와 티빙에서 감상할 수 있다.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 승소를 위해 물불 안 가리는 LA의 속물 변호사 이야기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시리즈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는 LA의 링컨 차를 타는 잘 나가는 변호사 ‘미키 홀러’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 스릴러 물이다. 흥미로운 스토리 덕분에 영화로도 만들어진 적 있다. 주인공 ‘미키’는 자신의 승소를 위해서는 물불 가리지 않는 캐릭터다. 한 마디로 좋은 변호사일 수는 있지만, 선한 변호사는 절대 아니란 말씀. 자신의 피고인을 위한 증거 확보를 위해서라면 불법도 마다하지 않는다. 서핑 사고와 약물 중독에 빠진 미키가 동료 변호사 제리의 죽음으로 인해 다시 변호사로 복귀하고, 게임 업계의 거물인 ‘트레버’의 살인 재판을 맡은 굵직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잔가지처럼 뻗어나가는 관련 에피소드들이 강력한 몰입감을 건넨다. 등장인물의 훌륭한 연기력은 물론, 21주간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킨 원작 소설의 탄탄한 스토리와 연출 등이 여러분을 이 작품에 흠뻑 빠져들게 만들 것이다.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시즌1은 공개된 이래로 넷플릭스 90개국의 TOP 10에 진입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해당 작품은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증인> - 자폐 소녀와 법정물의 만남
영화 <증인>은 유력한 살인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 ‘순호’가 사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따뜻하게 담아낸 휴먼 법정 영화다. 파트너 변호사로 승진할 수 있는 큰 기회가 걸린 사건의 변호사가 된 ‘순호’는 살인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지우’를 법정에 세워야만 한다. 하지만 예상했던 것처럼 아니 예상외로, 자폐를 가진 소녀를 대하는 일은 쉽지 않다. 오로지 재판에서 이기기 위해서 지우에게 접근한 순호는 자신의 불순한 의도를 걷어내고 그에게 진심으로 다가간다. 자연스레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던 지우도 천천히 마음의 문을 열고 순호에게 곁을 내어 준다. 근래 가장 흥행했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같이 이 작품 또한 ‘법정물’과 ‘자폐’ 소재를 함께 활용하고 있다. 놀라운 사실은 두 작품의 작가가 모두 같다는 점. 영화 <증인> 속에서 “나도 변호사가 될 수 있을까요?” 라는 지우의 물음에 우영우라는 훌륭한 답이 나온 것 같아 묘한 감동도 느껴진다. 해당 작품은 넷플릭스와 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시리즈온에서 감상할 수 있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