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동시대를 대표하는 액션 시리즈로 자리잡은 <존 윅>의 네 번째 편 <존 윅 4>가 절찬 상영 중이다. <존 윅 4> 보기 전후 되짚어볼 만한 <존 윅>(2014), <존 윅 - 리로드>(이하 <존 윅 2>, 2017), <존 윅 3: 파라벨룸>(이하 <존 윅 3>, 2019)의 팩트들을 모았다.
<존 윅> 시리즈의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은 <매트릭스>(1999)에서 키아누 리브스의 스턴트 대역으로 만나 친구가 됐다. 네오가 스미스를 지하철 터널 천장에 부딪히는 장면을 촬영하는 동안 스타헬스키는 갈비뼈, 무릎, 어깨 탈골 등 여러 부상을 입었다. 리브스는 스타헬스키가 감독 데뷔작으로 <존 윅>을 찍으면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가 연출을 맡을 수 있도록 로비를 펼쳤다.
원작자 데릭 콜스타드가 처음 붙인 제목은 ‘스콘’이었다. 콜스타드의 외할아버지 이름이 존 윅이었고, 키아누 리브스는 이 이름을 아주 좋아해 영화 제목까지 바꿨다. 콜스타드는 제작사 ‘썬더 버드’에 판권을 팔고 2년간 작품에 매달렸다.
존 윅의 본명은 자다니 조바노비치(Jardani Jovonovich)다. ‘조반’은 요한의 히브리어, 즉 그의 성은 요한의 아들을 뜻한다. ‘자다니’라는 이름은 Jardani는 히브리어로 ‘정원의’라는 의미. 존의 은신처 중 하나는 정통 유대교 시설이다.
데릭 콜스타드는 <존 윅> 시나리오를 쓸 때 특정 배우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 시나리오 초안에서 존은 60대 중반의 남성이었는데, 썬더 로드의 대표 바질 이와닉은 “영화계에서 노련한 경력을 가진 사람을 찾기로 했다”며 반대 결정을 내렸다.
키아누 리브스는 4개월간 매일 유도, 주짓수, 총기, 체력 단련 등 하드코어한 훈련을 받았다. 훈련에는 LA 특수부대 및 감독의 네이비씰 동료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포함돼 있었다. 리브스는 영화 속 스턴트의 90%를 직접 소화했다.
키아누 리브스의 얼굴에 베이컨 기름을 발라 침대에서 일어났을 때 반려견이 달려들도록 유도했다.
샤워 장면에서 존의 등에 보이는 문신은 라틴어 “Fortis Fortuna Adiuvat”, “행운은 강자에게 유리하다”라는 의미다.
나이트클럽 격투 시퀀스를 촬영하던 날 키아누 리브스는 독감에 걸려 고열에 시달렸다.
공항 활주로로 안내하는 보안 요원은 1970년대 스릴러 소설 「시부미」를 읽고 있다. 이 소설 역시 은퇴한 암살자가 다시 끌려 나온다는 이야기다. 존 윅이 연필 한 자루로 세 사람을 죽였다는 비고의 이야기는 「시부미」에서도 등장한 설정이다.
비고를 연기한 미카엘 니크비스트는 스턴트맨과 함께 촬영하던 중 머리를 심하게 다쳐 80 바늘을 꿰맸다. 마지막 장면 중 일부는 니크비스트의 흉터를 감추기 위해 다시 촬영해야 했다. <존 윅>은 크비스트가 폐암을 투병하다가 사망하기 전 마지막으로 연기한 영화 중 하나다.
액션이 시작되기 전 존은 평범하게 시계를 착용하지만, 전투를 준비하면서 손목 안쪽으로 시계를 돌린다. 병사들이 소총을 들고 있는 동안 시간을 확인하고 유리에 반사되어 자신의 위치를 알 수 있는 것을 피하는 방법이다.
스턴트맨 몇 명을 여러 장면에 썼다. 다른 사람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머리를 바꾸는 건 물론. 긴 머리와 수염의 인물이 등장하는 장면은 먼저, 대머리 남성이 등장하는 장면은 제일 마지막에 찍었다.
비고의 아들 요세프를 연기한 알피 알렌은 러시아 억양을 익히기 위해 뉴욕의 러시아 목욕탕을 방문했다.
아드리안 팔리키의 캐릭터 퍼킨스는 원래 남자로 설정되어 있었다.
키아누 리브스는 액션 히어로에게서 흔히 볼 수 없는 순간을 포함, 존의 인간적인 면모를 더 많이 보여주길 원했다. "윅은 감정 표현도 많이 하고, 울기도 한다.” 방에서 존이 퍼킨스에게 공격당하는 장면에 평소의 수트 차림이 아닌 팬티 차림으로 등장하는 것도 존에게 취약한 느낌을 주길 원했던 리브스의 제안이었다.
콘티넨탈 호텔의 건물은 <다크 나이즈 라이즈>(2012)의 증권 거래소 장면에 사용된 것과 동일하다.
존 윅의 번호판을 보면 그가 뉴저지 출신임을 알 수 있고, 주유소 편의점의 창문에는 "NJ Lottery"라고 적혀 있다. 존 윅은 직접 주유를 하지만 뉴저지에서 직접 주유하는 것은 엄밀히 따지면 불법이다.
<존 윅>은 채드 스타헬스키와 데이빗 레이치가 한 팀으로 제작/감독 했다. 한 명의 감독만 크레딧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DGA(미국 감독 조합) 규정에 따라 스타헬스키가 감독, 데이빗 레이치가 프로듀서로 크레딧에 올랐다.
존 윅의 개가 똥을 싸는 장면에서 영화 제작진은 5천 달러를 지불하고 잔디 위에 가짜 CGI 똥을 렌더링 했다.
프로듀서 바질 이와닉과 키아누 리브스 모두 1편 속 존 윅은 정확히 84명을 죽였다고 짚었다.
<존 윅 2>는 시작하고 12분 후, 존 윅이 처음 악당을 쏜다. 그리고 2분 후, 영화 제목이 뜬다. 오프닝 타이틀 시퀀스 이후 존 윅의 자동차에는 2014년 10월이라는 만료일이 찍힌 스티커가 붙어 있는데, 이는 1편이 개봉한 시기다.
2편 역시 키아누 리브스가 액션신 대부분을 직접 소화했다. 스턴트 대역을 쓴 건 존 윅이 차에 치이는 장면과 카시안과 싸우다가 계단에서 떨어지는 장면뿐이다.
카시안 역의 배우 커먼은 배우 활동도 활발한 래퍼다. 리브스와 커먼은 <스트리트 킹>(2008)에서도 적으로 나왔다.
음악감독 타일러 베이츠가 로마 장면에서 기타 연주자로 카메오 출연했다. 로마 파티의 DJ는 사운드트랙에 작곡으로 참여한 르 캐슬 바니아다. 3편까지 의상감독을 맡은 루카 모스카는 이탈리아 재단사로 얼굴을 비췄다.
바우어리 킹 역의 로렌스 피시번과 키아누 리브스가 함께 작업한 것은 <매트릭스 3: 레볼루션>(2003) 이후 처음이다. 바워리 킹의 사무실 책상에는 로렌스 피번이 연기한 <매트릭스>(1999) 속 모피어스의 안경과 매우 유사한 것이 놓여져 있다.
러시아 마피아 형제인 비고 타라소프와 아브람 타라소프를 연기한 두 배우 미카엘 니크베스트와 피터 스토메어(본명 페테르 스토마레) 모두 스웨덴 출신이다.
피터 스토메어와 키아누 리브스는 <존 윅 2> 이외에도 <콘스탄틴>(2005), <헨리의 범죄>(2010), <스웨디시 딕스>(2016)에 함께 출연한 바 있다.
이소룡의 <용쟁호투>(1973)를 연상시키는 거울 방 시퀀스는 <존 윅 2>에서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간 대목이다.
소믈리에가 착용한 배지와 윅이 받은 열쇠고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에게 수여된 반파르티잔 게릴라전 배지다. 만(卍)자를 제거하고 해골로 대체했다.
윈스턴과 존 윅이 만나는 옥상 정원은 <스파이더맨>(2002)에서 스파이더맨이 메리 제인과 만나는 그 장소다.
존 윅이 지하철에서 추격당하는 장면은 캐나다 몬트리올의 플라스 데자르역에서 촬영됐다. 프랑스어 표지판은 뉴욕 지하철 표지판으로 대체됐다.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의 아내 하이디 머니메이커 역시 뛰어난 스턴트 배우로, <존 윅 2>에선 킬러 바이올리니스트 역을 맡았다.
키아누 리브스는 촬영 4개월 전부터 <존 윅 3>를 위한 훈련을 시작했다. 무술이나 총격전뿐만 아니라 오토바이, 말, 개 등 다양한 종류의 액션 시퀀스가 등장하기 때문에 다양하고 강도 높은 트레이닝을 요했다.
할리 베리는 <존 윅 3>에 여성 킬러가 등장한다는 소식을 듣고 감독에게 출연 의지를 드러냈을 만큼 <존 윅> 시리즈의 팬이었다. 캐스팅 되긴 했지만 결코 만만한 과정이 아니었다. 일주일에 4일 하루 3시간씩 6개월간 개를 훈련시키는 법을 배웠고, 촬영 중 갈비뼈가 3개나 부러졌다. 스타헬스키 감독의 아내 하이디 머니메이커가 할리 베리의 트레이너를 맡았다.
소피아의 세 마리 개를 연기한 건 사실 다섯 마리였다. <왕좌의 게임> 시리즈에서 무시무시한 늑대들을 훈련시킨 앤드류 심슨이 트레이너였다. 덕분에 독특한 개 액션을 선보일 수 있었다. 개들은 채드 스타헬스키가 영화를 위해 만든 독특한 형태의 개 무술을 배웠다.
<존 윅 3>에는 명작에 대한 오마주가 특히 많다. 존 윅이 도서관의 계단을 뛰어 올라가고 아카펠라 밴드 가수 프랭크 스탤론의 ’Take Me Back’을 부르는 건 명백히 <록키> 시리즈를 고려한 것이다. 19세기 리볼버가 가득한 방에서 부품을 교체하고 작동시키는 장면은 <석양의 무법자>(1966)에서 투코가 총기상점에서 리볼버를 조립하는 것에 향한 오마주다. 존이 모로코로 향하는 건 험프리 보가트 주연의 <카사블랑카>(1942)를 염두에 둔 것이고, 컨티넨탈 역시 <카사블랑카>의 '릭 플레이스'에서 영감을 얻었다. <존 윅 2>에 이어 버스터 키튼의 영화 <염소자리>(1921)를 벽에 투사하기도 했다.
존 윅의 대사 “Guns, Lots of guns”은 <매트릭스>의 네오가 한 말이다.
‘파라벨룸’(Parabellum)이라는 부제목은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에 대비하라"는 뜻의 라틴어 "Si vis pacem, para bellum"에서 유래했다. 유비쿼터스 9mm 권총 카트리지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 문구는 영화 초반 발레리나의 등에 문신으로 새겨져 있고, 호텔 밖 버스 문에도 새겨져 있으며, 영화 후반부에 윈스턴이 큰 소리로 외치기도 한다.
채드 스타헬스키는 모로코 에사우이라에서 촬영할 때 가장 어려웠던 점 중 하나가 길고양이 1000마리 이상이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는 점이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30명의 길고양이 사냥꾼을 고용해 고양이를 위한 집을 지었다.
<존 윅> 전 시리즈에 모두 등장하지만 샤론(카론)의 이름이 영화에서 언급되는 것은 3편이 처음이다.
제로 역의 마크 다카스코스는 무술가 집안에서 자랐다. 아버지 알 다카스코스와 어머니 말리아 베르날은 모두 하와이 종합격투기인 가주켄보 분야에서 잘 알려진 실력자다. <존 윅> 시리즈의 팬인 다카스코스는 시나리오도 읽어보지 않고 캐스팅을 수락했다.
<존 윅 3>의 수석 무용수 유니티 펠란은 이 영화에서 관객들이 발레의 세계를 엿볼 수 있어서 흡족해 했다. "발레가 무술 훈련만큼이나 격렬한 예술로 묘사된 것이 특히 흥미로웠다. 발레는 육체적일 뿐만 아니라 정신적이기 때문에 존 윅의 역사에 발레가 등장한다는 사실이 정말 멋지다.”
2편부터 시리즈 촬영감독을 맡은 댄 라우스트센(Dan Laustsen)이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 신이다. “뉴욕의 상징적인 장소다. 우리만의 그림자 조명을 사용하고 싶었지만 작업 환경이 열악해서 촬영하기 어려웠다. 빨리 들어왔다가 빨리 빠져야 한다. 뉴욕에 환상적인 조명 및 그립 스태프가 있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제로의 닌자를 연기한 야얀 루히안과 세셉 아리프 라만은 2010년대 액션영화의 판도를 바꾼 또 다른 시리즈 <레이드>에도 출연했다.
<존 윅 3> 전 세계 3억 28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시리즈가 거듭될 때마다 전편보다 더 큰 흥행을 기록했다.
<존 윅> 시리즈에 모두 출연한 배우는 딱 셋이다. 키아누 리브스, 이안 맥쉐인(윈스턴), 랜스 레딕(샤론). 레딕은 <존 윅 4>가 개봉하기 한 달 전 세상을 떠났다.
씨네플레이 문동명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