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정우성이 연출 데뷔를 했다. 배우 활동 틈틈이 CF와 단편 연출을 해오며 정우성은 오랫동안 장편 연출의 포부를 밝혀 왔던 터라 ‘드디어’라는 말이 먼저 앞선다. 늘 이 도전에는 응원의 말을 꺼낼 준비가 되어 있었다. <태양은 없다>(1999)에서 찬란했고,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에서 달콤했으며,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에서 멋지더니, <아수라>(2016)에서 망가진 얼굴도 씹어먹을 기세였다가, 이내 <강철비>(2017)에서 냉랭한 모습으로 전환했던 배우. 청년에서 중년으로 접어들 때까지 많은 연출자가 바라본 배우 정우성의 시각에서 벗어나 스크린 전면을 사로잡던 배우 정우성의 아우라는 연출의 자리에서 어떤 모드로 전환될지 궁금했다. 이번엔 하나의 현장에서 감독 정우성이 주연 배우 정우성을 연출하는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하는데, 그렇다면 감독은 스스로 배우인 본인을 어떻게 정의하고 활용할까.

궁금증을 안고 출발한 <보호자>의 수혁(정우성)은 익히 보아 온 기시감이 드는 캐릭터다. 그는 10년 만에 교도소에서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게 됐고, 평범하게 살아가고 싶지만 그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조직의 보스(박성웅), 열등감에 수혁을 처단하려는 이인자 성준(김준한)과 해결사 우진(김남길), 그리고 그 일당 진아(박유나)의 공격까지, 수혁 혼자서 다수의 빌런과 맞서는 형국으로 영화는 숨 쉴 틈 없이 달려간다.

영화에서 자주 아이에게, 빌런에게 ‘아저씨’로 지칭되는 중년의 남성 수혁은 말과 액션을 ‘지르는’ 대신 납치된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할 때만 쓴다. 정우성의 액션은 마치 그가 자폐 소녀를 보호하려 애썼던 <증인>(2019)의 변호사를 품은 것처럼, 실은 유해하길 거부하는 액션 서사의 주인공이다. 일 대 다수의 빌런들이 ‘블랙코미디’의 재미를 유발하며 제풀에 자폭할 때까지 끈질기게 밀어붙이는 이 영화가 익숙한 스토리에서 벗어나, 정우성이라는 존재를 빌어 묘미를 획득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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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감독 데뷔작이 개봉합니다. (웃음) 배우로 참여했을 때와 비교하면 어떤 차이가 있나요. 일단 부담감이 클 것 같아요.

배우들도 스태프들도 그렇고 다 생소했을 거예요. 저도 배우로 있을 때와 확 바뀐 관계성이 처음엔 낯설었어요. 그런데 현장에서 소통하면서 서로 신뢰가 쌓였고 후반 작업을 하면서 소통을 하고, 그리고 영화를 보여주면서 같이 참여한 작업자로서 만족도에 대한 것들은 확인이 되잖아요. 그걸 확인했을 때 천만다행이다 싶었어요. 그리고 배우들도 다음 연출작에도 어떤 역할이든 함께 하고 싶다고 말해주는 게 저로서는 가장 큰 안도죠.

작년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작품이 공개되었는데요. 아무래도 이제 국내 관객과 만난다는 사실에 긴장될 것 같아요.

해외 영화제를 여기저기 돌다 보면, 이미 반응도 보고 평가도 접한 상태라 마음이 후련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확실히 더 생각이 복잡해지는 것 같아요. 말하자면 지금이 본 게임이잖아요. (웃음) 해외 관객에게 환호를 들어도, 제 마음에는 한국 관객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너무 궁금했었어요. 그래서 더 긴장되죠. 관객 한 분이라도 더 이 영화를 통해서 감독 정우성이 사용한 언어가 소통되고, 공감을 얻길 바라는 마음의 불안함이겠죠.

<보호자> 현장 사진

정우성 배우가 연출을 꿈꾸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진 상태에서, 그 데뷔작이 <보호자>인 이유가 있을까요.

<증인> 촬영을 끝내고, 배우로서 액션 장르로 더 많은 관객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영화사 테이크의 송대찬 대표가 <보호자> 시나리오를 건네더라고요. 송 대표는 <감시자들>(2013)을 함께 한 프로듀서였거든요. 당시 연출자가 이미 결정된 상태였는데, 갑자기 사정이 생기면서 공석이 된 상태였어요. 게다가 마침 저는 스케줄을 비워놓은 상태라, 그럼 ‘내가 직접 연출하겠다’라고 했더니 바로 ‘어휴, 좋죠. 선배님!’ 그렇게 된 거예요.

그런 상황이라도 ‘직접 연출을 하겠다’는 말을 꺼내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요. (웃음)

쥐뿔도 없는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연출에 관해서는 ‘나 언젠가 할 거야’, ‘꼭 할 거야’ 이런 확신이 있었던 것 같아요. 준비하다가 진짜로 엎어진 작품들도 있었지만, 못한다는 생각은 안 했던 것 같아요. 바로 그 순간이 운명처럼 왔던 것 같아요.

단편 연출을 해왔고, 정말 오랜 기간 연출에 대한 고민과 욕심이 있다는 걸 누차 밝혀 왔던 터라, 영화계에서도 정우성의 감독 데뷔를 기다려 왔죠. (웃음) 그래서 첫 작품은 직접 쓴 시나리오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 영화인들도 많았을 것 같아요.

시나리오 쓰기를 멈췄던 적은 없지만, 데뷔작이 꼭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연출을 하고 싶다는 말을 예전부터 했었기에, 그럼 언제가 될 거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지만 저 스스로 조바심이 없었던 것처럼, 다 열어두고 있었어요. 이것저것 치밀하게 계산했다기보다 자연스럽게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보호자>

맨 처음 배우로 시나리오를 받았던 버전과 연출자로 합류하고 나서 다시 검토하게 된 시나리오 사이의 간극이 궁금해요. ‘정우성 감독’이 새롭게 해석한 지점은 어떤 것이었나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말씀은 드렸지만, 내가 굳이 이 작품을 연출한다고 나섰을 때 ‘클리셰가 있는 장르물을 나답게 한번 풀어보자’ 하는 마음은 분명히 있었죠. 그게 저의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했어요. 이 부분을 제 계획대로 성공시키면 나름 의미 있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한 거죠. 가장 먼저 스태프들에게 ‘레퍼런스 찾아오지 마세요’ 라고 했어요. “내 머릿속에서 그려진 이미지로 여러분들에게 설명할 거예요”라고 분명히 말씀드렸죠. 가령 제가 구상한 카체이싱 장면을 설명하면서 아무런 레퍼런스 언급 없이 ‘나는 다르게 달릴 거야’라고 하면, 그걸 설명해내기가 사실 힘들어요. 그럼에도 그 레퍼런스에 의존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어려워도 그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러면서 조금씩 저의 특색을 만들어 나갔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연기한 수혁이라는 캐릭터를 굉장히 단순하게 디자인했어요. 그러다보니 이 역할을 맡으면서 연출까지 하면 그 피로감이 감히 감당이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긴 했죠.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사실 그 문제의 해법은, 체력이죠. 제 촬영 분량이 있는 날과 없는 날의 노동 강도가 확실히 달라요. 촬영 분량이 없는 날은 감독 정우성이 날아다니죠. (웃음) 그렇게 내 몸이 붕 떠 있는 것처럼 날아다니다가, 다시 배우로 의상을 입는 날은 ‘이 의상의 무게가 이렇게 무거웠나’ 하는 기분이 들죠.

그럼 그런 상태로 디렉터스 체어에 앉았을 때, 배우들과의 소통은 어땠나요.

초반에는 감독으로서의 나를 빨리 입증해야 하니까 뻔뻔하게 그냥 다가갔던 것 같아요. 사석에서 김남길, 김준한 배우 모두 잘 지내는 사이지만, 현장에서 일할 때의 관계는 또 다르잖아요. 저는 제 역할로 밀고 나갔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서로 인정하는 시간을 빨리 당겨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감독으로서 제가 생각한 덕목은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현장은 고민의 테이블이 아니라 실행을 해야 하는 공간이니 그 부분에 주의했어요. 또 현장은 항상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돌발 상황들이 생겨나기 때문이죠.

<보호자>

중심인물인 수혁은 10년 만에 출소해서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고자 하는 남자인데요. 수혁을 만들어 가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어떤 것이었나요.

대사가 없잖아요. 저에게 도전적인 캐릭터였어요. 주인공이 말을 하지 않는다는 건 어떻게 보면 굉장히 익숙지 않은 선택이었어요. 대사가 아닌 표정으로 많은 걸 내포해야 했어요. 수혁의 전사를 설명적으로 늘리게 되면 너무 클리셰가 된다고 봤고, 그래서 최대한 심플하고 효율적으로 현재에 집중해서 뚫고 나가기로 했어요. 기본적으로는 수혁에 대해 호기심이 많이 생기게끔 하고 싶었죠. 수혁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마도 지금 저런 고민을 하고 있지 않을까? 계속 궁금하게 만들려고 한 거죠.

멀리 보면 <비트>(1997)부터 본격화된 배우 정우성의 필모그래피에서 액션 장르가 상당수를 차지하는데요. <무사>(2001),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검우강호>(2010), <인랑>(2018) 등을 거쳐 최근작 <헌트>(2022)에 이르기까지, 그런 오랜 경험과 실전 안에서 본인이 하고 싶고, 또 본인이 잘 하고, 아니면 보고 싶었던 지점들이 작품에 반영됐을 텐데요. 그 연출의 원칙은 무엇이었나요.

액션을 위한 액션의 달리기가 있잖아요. 저는 그건 피하고 싶었어요. 이 영화에서 구해야 하는 대상인 아이를 대상화시키면 안 된다, 이용해서도 안 된다, 아이는 아이라는 존재로서 존재해야 한다. 액션을 위한 액션은 단 하나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철저했어요. 액션신 자체의 쾌감을 위해서 시원하고 통쾌하게 깨부수는 게 아니라, 그 장면에 캐릭터의 심리가 묻어 들어가게끔 디자인을 한 거죠. 영화의 제목인 ‘보호자’의 의미를 볼 때, 저는 그 어린아이인 ‘인비’가 오히려 이 영화의 보호자라고 생각했어요. 이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 중 가장 성숙하고 또 순수한 인격체는 인비라고 할 수 있죠. 그 아이가 수혁이 보호자가 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부여하고 어른을 성장시키는 존재라고 생각했어요.

<보호자>

레퍼런스는 최대한 배제한다고 했지만, 무수히 많은 액션영화에 출연해 온 정우성의 다른 영화들이 떠오를 수밖에 없죠. 최근 <헌트>(2022)에서도 호흡을 맞춘 허명행 무술감독과 같이 작업했어요. 터널 안 폭파신과 카체이싱을 결합한 규모가 있는 액션 설계에 있어서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힘을 빼고 하자는 거였어요. 과시하려는 액션을 위해 힘을 주지 말자. 그냥 흘러가듯 상황 안에 액션을 넣자, 그게 첫 번째 생각이에요. 규모가 컸던 추격신의 경우에는 도심에서 추격신을 촬영한다는 건 굉장히 많은 제약 조건이 있음에도, 스피드는 포기하면 안 되니까 속도감을 배가시켜 줄 수 있는 장치들이나 그런 공간을 찾았죠. 그리고 사제 폭탄을 터트리는 장소는 터널 안으로 배치하자. 일직선으로 쫓고 쫓기는 가운데서 쫓기는 쪽의 폭탄이 터지면서 쫓는 자가 오히려 위기에 빠지는, 입장이 바뀌는 걸 일직선의 이미지로 표현한 거죠.

액션의 도구가 독특했어요. 우진이 쓰는 총알 대신 못이 나오는 장총은 원래 시나리오에 있던 건가요.

네일 건은 원래 시나리오에 있었어요. 산업용 네일은 파괴력이 상당해요. 이걸 우진의 캐릭터에 맞게끔, 그 캐릭터의 정서에 맞는 무기를 디자인해서 이런 모양의 도구를 만들었어요.

<보호자>

부상으로 상처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상의 탈의신 같은 장면을 예로 들어볼게요. 다른 감독이 하면 굉장히 뻔뻔하게 접근할 수 있는 신인데요. 직접 연출을 할 때는 오히려 연기하기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멋짐을 보여주기 위한 신은 아니었어요. 몸을 만들고자 운동도 안 했고 진짜 운동할 시간도 없었고요. (웃음) 그게 나를 보여주기 위한, 배우 정우성의 몸을 보여주기 위해 설계한 장면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봤어요. 수혁이 이 일에 휘말리고 단 한 번도 쉬지 못하거든요. 잠깐 한숨 돌리고 생각할 타이밍 정도는 줘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반영된 장면이죠. 스스로 상처를 보면서, 자신의 몸에 새겨진 ‘Repentance’(뉘우침, 회개)라는 단어를 한번 되새기는 기회도 주는 장면이라 중요했고요.

김남길, 김준한 등 현장 경험이 많은 배우들과 함께 작업을 했는데요. 캐스팅 과정과 더불어 배우들에 대해 평가를 해주신다면요.

김남길 배우가 연기한 해결사 우진 캐릭터는 워낙 독특한 빌런 역할이라 공감이 없는 상태에서 한다면, 낭패를 겪을 수도 있는 역할이었어요. 이 작품을 선택하는 배우들이 냉정하게, 이 캐릭터를 연기할 때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판단해서 선택하길 바랐어요. 그런데 김남길 배우가 이 작품에서 그런 가능성을 보고 참여해 주었고, 그런 면에서 서로 공감하고 작업할 수 있었던 거죠. 조직의 이인자이자 열등감에 수혁을 제거하고 싶은 성준 역의 김준한 배우는 <박열>(2017)을 보면서 이 배우의 호흡이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이후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2020)에 출연하면서 저랑 붙는 장면은 없었는데 호감이 컸고, 쫑파티 때 전화번호를 받았죠. (웃음) 내가 출연하는 작품에 어울릴 만한 캐릭터가 있으면 추천이라도 해줘야겠다 싶었는데, 이렇게 제가 연출하는 영화로 먼저 제안하게 된 거죠. (웃음)

<보호자>의 김남길(왼쪽)과 김준한 배우

수혁을 쫓는 서로 다른 악역들이 다수 등장해요. 그들의 모습이 잔인하게 끝까지 간다기보다 좀 허당이거나 하찮아 보이는데, 그 지점에서 블랙코미디적인 요소를 가미하려는 의도가 보였어요.

블랙코미디적인 요소를 좋아하는 편인데, 그간에는 할 기회가 별로 없었어요. 등장하는 캐릭터의 숫자가 많은데 정리하면 선한 사람 대 다수의 다양한 악역이 나온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악역을 어떻게 좀 다르게 할지, 빌런을 어떻게 묘사할지 그 부분에 대해 고민이 컸어요. 그런 고민 속에 대본을 쭉 푸는데 성준이나 우진이 저한테는 자꾸 피식거리게 되는 포인트들이 있더라고요. 자신의 불안함을 감추려고 하는 위장, 허영 같은 것들이 사실 ‘한 남자’잖아요. 상남자인 척하는 하남자인거죠. 그 모습이 어느 정도는 귀엽더라고요. 그걸 좀 살려보자 싶었어요.

자신을 좇는 우진과 같은 공간 안에서 엮이게 되면서 우진이 수혁을 향한 공감대를 표출하는데요. 일종의 브로맨스나 형제애 같은 관계로 확장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진이 처음 교회에서 고해성사 한다고 하면서 뻘소리를 하는데, 본인 이야기인 것 같기도 아닌 것도 같잖아요. 단 한 번도 자신의 고민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 없는 캐릭터예요. 킬러의 관점에서 수혁은 빠르게 처단해야 할 대상인데, 어쩌다 보니 옆에 붙어있는 시간이 생겼네, 그러면서 이 사람을 관찰하게 된 거죠. 우진은 수혁을 통해 누군가 고민하는 모습을 처음 본 거예요. 계속 관찰을 하다 보니 그게 인간적인 호감이 될 수도 있고, 마음의 문을 여는 거죠. 그렇다고 그게 애정이나 우정이나 연민으로 가기 전에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는 캐릭터예요.

<보호자> 현장 사진

‘연출자’로서 그간 함께 작업한 감독들에게서 어떤 영향을 받았을까 궁금해요. 아무래도 <비트> <태양은 없다> <무사>에 이어 <아수라>까지 함께 한 김성수 감독이 가장 큰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어요.

무의식적으로 어떤 흔적들이 분명히 저에게 묻어 있을 수 있겠지만,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따르려고 한 감독님은 없어요.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현장에서의 모습은 아무래도 가장 많은 작품을 함께 한 김성수 감독님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현장에서 감독이라는 사람이 자기의 책임을 어느 정도까지 멋지게 수행해야 하는지 봐왔기 때문이죠. 볼 때마다 그 자세가 정말 바람직하다, 멋지다고 생각했었어요.

혹시 김성수 감독님이 응원차 현장에 오셨나요. 뭐라고 하시던가요. (웃음)

‘오오오 오호호, 정우성 감독님 멋지다!’ 이러시더라고요. (웃음)

이제 개봉인데요. 지금 타이밍에서 다음 연출작을 만드는 것에 대한 에너지의 크기가 줄었나요, 아니면 커졌나요. (웃음)

현재까지는 다음 연출작에 대한 기대가 생겼어요. 시사회를 마치고 재미있는 평을 들었어요. ‘매력적인 영화를 봤다’라고. 그 얘기가 너무 좋더라고요. 몇몇 품평을 보면서 이 리뷰만큼은 받아들여도 되겠구나 싶어요. 일단 많은 관객에게 우선 사랑을 받아야 그다음 계단도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요. (웃음)


이화정 씨네플레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