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주 차 개봉작 (10/2~10/5)
역대급 길었던 추석 연휴가 끝나가고 있다. 착잡하다. 하지만 영화팬들에게는 명절만큼 기대할 부산국제영화제가 바로 열리니 섭섭한 마음을 조금은 달랠 수 있을 듯하다. 또한 극장에서도 명절 스트레스를 날릴 기대작들이 쏙쏙 개봉해 눈길을 끈다. SF 블록버스터, 한국 코미디 그리고 J호러 장인의 신작까지, 10월 1주 차 개봉 화제작을 살펴보자.
30일 – 명절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코미디
장르: 코미디, 로맨스
공개일: 2023.10.03
등급: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19분
연출: 남대중
출연: 강하늘, 정소민 외
#부부 #기억상실 #코미디
연휴의 끝을 책임질 코미디 영화 한 편이 극장가에 상륙한다. <30일>은 서로의 찌질함과 똘기를 견디다 못해 마침내 완벽하게 남남이 되기 직전, 모종의 사건으로 동반기억상실증에 걸려버린 정열(강하늘)과 나라(정소민)의 이야기다.
<스물>에서 풋풋한 커플 로맨스를 보여준 강하늘과 정소민이 이 작품을 통해 다시 만났다. 사랑보다는 대결, 훈훈함보다는 티격태격으로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기방도령>과 <위대한 소원>을 통해 남다른 코미디 감각을 보여준 남대중 감독이 연출을 맡아, 기존의 로맨스 코미디와는 차원이 다른 웃음을 건넬 예정이다. 기억상실증이라는 익숙한 소재 속에서도 톡톡 튀는 대사와 이 세상 텐션이 아닌 캐릭터들의 개성이 명절 스트레스를 제대로 날려버릴 작품으로 다가올 듯하다.
크리에이터 - 인류를 위협하는 AI들의 반란
장르: SF, 액션
공개일: 2023.10.03
등급: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33분
감독: 가렛 에드워즈
출연: 존 데이비드 워싱턴, 젬마 찬, 와타나베 켄, 매들린 유나 보일스 외
#AI #핵폭탄 #전쟁 #창조자 #AI로봇 #블록버스터
영화 <크리에이터>는 고도화된 AI에 의해 핵 공격이 시작된 후, 인류를 위협할 무기인 아이 모습의 AI 로봇 ‘알피‘를 둘러싼 거대한 전쟁을 그린 블록버스터 영화이다. 영화는 가까운 미래에 고도화된 AI와 인류가 공존하며 겪게 되는 갈등과 대립을 다루며 ‘인간다움’에 관한 메시지를 전한다.
<고질라>,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의 가렛 에드워즈 감독이 메가폰은 물론, 직접 각본까지 맡아 거대한 세계관을 다진다. 여기에 <테넷>의 존 데이비드 워싱턴, <이터널스>의 젬마 찬, <고질라>의 와타나베 켄이 출연해 이야기의 무게감을 더한다. 이 작품은 현실에서도 있을 법한 인간과 AI와의 갈등 양상을 종교, 인종 등 다양한 문제로 풀어낸다. 미래를 이야기하면서도 현실적이다. 기술발전이 건네는 양면성에 재미만큼이나 묵직한 주제의식도 돋보인다. 오랜만에 ‘생각하는 블록버스터’를 스크린에서 만나보자.
당나귀 EO ㅡ 순수함을 잃지 않는 당나귀의 인간 세상 여행기
장르: 드라마
공개일: 2023.10.03
등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88분
연출: 예르지 스콜리모브스키
출연: 산드라 지말스카, 이자벨 위페르 외
#동물 #자연 #유럽영화
가련한 눈망울의 회색 당나귀 EO는 세상의 전부였던 서커스단으로부터 구조된 뒤 폴란드와 이탈리아를 가로지르는 긴 여정에 오른다. 동물들의 일터인 평화로운 농장, 훌리건으로 가득한 축구장, 공포의 소시지 공장, 쇠락 직전의 이탈리아 저택까지, 다양한 공간을 오가며 겪은 인간 세계는 다정하면서도 잔혹하다.
<당나귀 EO>는 단 한순간도 순수함을 잃지 않는 회색 당나귀 EO의 인간 세상 여행기를 그린다. 가련한 동물에게 이 세상은 참으로 낯설고 위협적이다. 연출을 맡은 거장 감독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는 84세의 나이에, 로베르 브레송의 <당나귀 발타자르>(1966)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자연 다큐멘터리 스타일과 아방가르드풍 실험, VR 체험을 능숙하게 오가는 완숙한 솜씨를 선보인다. 장르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연출은 EO가 갈망하는 해방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하다. 유머와 냉정함, 사랑과 증오를 동시에 지닌 양가적인 인류가, 당나귀의 눈에는 어떻게 비춰지는지 확인해 보자.
팟 제너레이션 ㅡ 철학적이고 코믹한 ‘부모되기’ 여정
장르: 코미디/로맨스/멜로/SF
공개일: 2023.10.03
등급: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09분
연출: 소피 바르트
출연: 에밀리아 클라크, 치웨텔 에지오포, 로잘리 크레이그
#미래 #출산 #인공지능
기술이 자연을 능가하게 된 머지않은 미래, 거대 테크회사 임원 레이철은 승진하면서 모두가 탐내는 최첨단 자궁센터의 예약 기회를 얻는다. 흙과 자연을 사랑하는 식물학자 남편 앨비는 ‘이제는 팟이 대신 낳아드립니다’라는 ‘자연스럽지’ 못한 과정에 반기를 들지만, 이내 레이첼에 대한 사랑으로 팟 출산을 감행하기로 한다. 알을 닮은 인공 자궁 팟, 모니터링 앱, AI 상담사까지, 기술의 발전과 침공 사이에서 험난한 ‘부모되기’ 여정이 펼쳐진다.
자연조차 인공으로 대체된 미래를 배경으로 임신과 출산, 진보와 기술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팟 제너레이션>. 영화 속 시대는 인공 자궁인 ‘팟’을 통해 임신과 출산이 편리해지고,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이 가능해진다. 영화의 상상력은 철학적이고 코믹하며, 도발적이기까지 하다. 프로그램에 의구심을 갖는 순수주의 식물학자 남편과 기술의 윤택함을 믿는 테크회사 임원 아내의 충돌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SF 영화답게 시각적인 볼거리 또한 풍성하다.
사나: 저주의 아이 – J 호러, 이번에는 노래다
장르: 공포
공개일: 2023.10.04
등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02분
연출: 시미즈 다카시
출연: 제너레이션즈, 호시 토모코 외
#주온 #J호러 #음악
<주온> 감독의 새로운 공포가 스크린에 감돈다. 이번에는 집이 아닌 노래다. <사나: 저주의 아이>는 방송국 창고에서 발견된 30년 전 카세트테이프 속 한 소녀의 기이한 목소리에서 시작되는 저주의 노래를 둘러싼 사건을 그린 공포영화다. 이 작품은 10월 개봉 전 지난 여름 국내에서 먼저 관객과 만났다. 영화는 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작으로 선보이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사나: 저주의 아이>에 가장 눈이 가는 것은 역시 시미즈 다카시 감독 연출이라는 점이다.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까지 된 <주온>시리즈를 만들었고, J호러 장르에 큰 그림을 그린 거장이다. 이번에는 J호러 특유의 차갑고 냉혹한 분위기 속에, 집이 아닌 노래와 사운드로 색다른 공포를 전할 예정이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홍선 혜연 보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