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올해 65살이 되었어야 한다. 만약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았다면 말이다. 로빈 윌리엄스가 파킨슨병으로 인한 우울증으로 자살한 지 3년(2014년 8월 11일 사망)이 됐다. 여전히 그의 죽음은 낯설다. 많은 사람들이 그럴 걸로 믿는다. 그가 출연했던 영화들이 아직 눈에 선하기 때문이다.
로빈 윌리엄스의 3주기를 맞아 그가 출연한 영화 10편을 소개한다. 미국의 영화 평점 사이트인 로튼토마토를 참고했다. 로튼토마토 지수를 기준으로 상위 10편의 영화다. 우리에게 익숙한 <박물관이 살아있다!> <바이센테니얼 맨> <패치 아담스> <미세스 다웃파이어> <쥬만지> <후크> 등은 순위에 없다. 물론 잘 알려진 영화도 순위에 포함되어 있다. 로빈 윌리엄스가 출연한 또 다른 영화를 발견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스토커
One Hour Photo, 2002, 81%(로튼토마토 지수)
이 영화의 충격은 꽤 컸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그랬다. 어릴 때 봤던 로빈 윌리엄스와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로빈 윌리엄스가 스토커라니! 이게 말이나 될 법한 일인가. 영화를 만든 감독과 제작자도 사실 에디터와 비슷한 생각을 했기 때문에 로빈 윌리엄스를 캐스팅했을 것이다. 그는 쇼핑몰 안에 있는 사진현상소에서 일하는 싸이라는 중년 남자를 연기했다. 손님들을 대하는 친근한 웃음 뒤에는 섬뜩하고 어두운 내면이 도사리고 있었다. 로빈 윌리엄스라는 배우의 색다른 면을 볼 수 있는 영화다.
- 스토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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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마크 로마넥
출연 로빈 윌리엄스
개봉 2002 미국
피셔 킹
The Fisher King, 1991, 82%
<피셔 킹>은 <12 몽키즈> <브라질>의 테리 길리엄 감독, 제프 브리지스 그리고 로빈 윌리엄스의 영화다. 제프 브리지스는 잘나가던 방송국 DJ 루카스를 연기했다. 그는 방송에서 “여피족은 편한 것만 추구하는 악마들이야. 늦기 전에 쓸어버려야 해”라고 무심코 말한다. 방송이 나간 뒤 그의 팬이 루카스의 말처럼 식당에서 총을 난사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루카스는 죄책감에 폐인이 된다. 그때 그의 앞에 로빈 윌리엄스가 연기하는 페리라는 남자가 나타난다. 그는 루카스와 관련된 그 사건으로 아내를 잃었다. 로빈 윌리엄스는 이 영화로 세 번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 피셔 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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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테리 길리엄
출연 로빈 윌리엄스, 제프 브리지스
개봉 1991 미국
죽은 시인의 사회
Dead Poets Society, 1989, 85%
로빈 윌리엄스를 얘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많은 사람들이 학교에서 선생님이 틀어준 비디오나 DVD로 봤을 것 같다. “캡틴, 오 마이 캡틴.” 키팅 선생님으로 기억되는 로빈 윌리엄스는 여전히 살아 있는 것 같다. 무려 30년 가까이 시간이 지났지만 그 감동은 여전하다. 로빈 윌리엄스의 두 번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 작품이기도 하다.
- 죽은 시인의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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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피터 위어
출연 로빈 윌리엄스
개봉 1989 미국
사랑의 기적
Awakenings, 1990, 88%
<사랑의 기적>을 보지 못한 사람들, 은근히 많이 있을 것 같다. 로빈 윌리엄스가 로버트 드 니로와 함께 출연한 영화다. 로버트 드 니로는 정신은 잠들고 근육은 강직된 후기뇌염 기면성 환자를 연기했다. 로빈 윌리엄스는 그를 치료하는 의사 세이어 박사 역을 맡았다. 세이어 박사의 치료로 레너드는 기적처럼 깨어난다. 로빈 윌리엄스와 로버트 드 니로의 명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보면서 울지 않고는 못 베길 영화이기도 하다.
- 사랑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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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페니 마샬
출연 로버트 드 니로, 로빈 윌리엄스
개봉 1990 미국
지상 최고의 아빠
World's Greatest Dad, 2009, 89%
<지상 최고의 아빠>는 이 순위에 오른 영화 가운데 가장 최근 작품이다. 2009년에 제작된 영화지만 2013년 12월이 되서야 국내 개봉했다. 이 영화가 국내에 개봉하고 다음해 로빈 윌리엄스는 목숨을 끊었다. <지상 최고의 아빠>에서 로빈 윌리엄스는 평범하지 않은 아들의 죽음을 경험하는 아빠를 연기한다. 뭔가 묘한 기분이다. 평범하지 않다고 썼지만 사실은 변태이자 문제아인 아들의 범상치 않은 죽음을 아빠는 자살로 위장하고 유서를 작성한다. 유명 작가를 꿈꾸던 그가 쓴 유서로 인해 범상치 않다고 썼지만 사실은 자위를 하다가 사망한 아들은 전국적으로 유명해지게 된다. <지상 최고의 아빠>는 우리에게 익숙한 로빈 윌리엄스의 따뜻한 가족영화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자신의 거짓말을 두고 고민하는 로빈 윌리엄스의 연기를 볼 수 있는 꽤 진지한 내용의 영화다.
- 지상 최고의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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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밥 골드웨이트
출연 로빈 윌리엄스, 다릴 사바라
개봉 2009 미국
발디미르의 선택
Moscow On The Hudson, 1984, 90%
<발디미르의 선택>은 국내에 <모스크바에서 온 사나이> 혹은 <로빈 윌리엄스의 망명객>이라는 제목으로도 소개된 적이 있는 영화다. 언급된 제목만 봐도 대략의 내용을 유추할 수 있다. 우선 로빈 윌리엄스가 소련(러시아가 아니다)의 서커스 뮤지션 블라디미르를 연기한다. 그는 뉴욕에 공연을 왔다가 미국으로 망명한다. 1980년대 냉전시대의 할리우드 영화다. ‘미국 만세’의 메시지가 있는 영화 코미디 영화다. 소련인(?)을 연기하는 로빈 윌리엄스의 연기가 눈부시다.
- 발디미르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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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폴 마주르스키
출연 로빈 윌리엄스
개봉 1984 미국
굿모닝 베트남
Good Morning, Vietnam, 1987, 90%
문득 <굿모닝 베트남>의 DJ 크로너와 <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팅 선생님이 비슷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굿모닝 베트남>에서 로빈 윌리엄스가 연기한 크로너는 베트남전 당시 사이공의 공군 라디오 방송을 진행한다. 그는 상부에서 내려온 규제와 지시사항을 무시해버린다. 전쟁에 반대하는 그의 방송은 무엇이 진짜인지, 무엇이 소중한 가치인지 일깨워준다. 크로너가 방송을 시작할 때 하는 “굿~~~~모닝 베트남~~~”이라는 대사와 그가 소개하는 루이 암스트롱의 노래 ‘What a wonderful world’가 유명하다. <굿모닝 베트남>은 로빈 윌리엄스의 첫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작이다.
- 굿모닝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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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배리 레빈슨
출연 로빈 윌리엄스
개봉 1987 미국
인썸니아
Insomnia, 2002, 92%
제프 브리지스, 로버트 드 니로. 이번엔 알 파치노다. 물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도 있다. 놀란 감독의 <인썸니아>에서 로빈 윌리엄스는 살인 용의자인 소설가 핀치를 연기했다. 어쩌면 <인썸니아>는 알 파치노에 무게 중심이 좀더 기운 영화일지 모르겠다. 알 파치노의 명연기도 로빈 윌리엄스를 비롯한 힐러리 스웽크의 도움 없이는 빛이 바랬을 것이다. 물론 놀란 감독의 연출도.
- 인썸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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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알 파치노, 로빈 윌리엄스, 힐러리 스웽크
개봉 2002 미국
알라딘
Aladdin, 1992, 94%
로빈 윌리엄스를 기억할 때 쓰는 별칭으로 <죽은 시인의 사회>의 ‘캡틴’ 말고 하나 더 있다. 바로 <알라딘>의 ‘지니’다. 지금의 2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까지의 사람들 중 <알라딘>을 보지 않은 이를 찾기가 어렵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램프의 요정 지니의 목소리를 연기한 로빈 윌리엄스는 우리가 처음 만난 로빈 윌리엄스일 가능성이 높다.
-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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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존 머스커, 론 클레멘츠
출연 스콧 와인거, 로빈 윌리엄스, 린다 라킨
개봉 1992 미국
굿 윌 헌팅
Good Will Hunting, 1997, 97%
솔직하게 말하자. 로빈 윌리엄스는 선생님일 때 가장 빛난다. 그는 그런 사람이다. 옳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다. 힘든 와중에도 미소를 잃지 않는 사람이기도 하다. 스크린 속에 있지만 그를 보면 누구나 그에게 의지하고 싶어진다. 평생 한 번 만나는 좋은 선생님이자 훌륭한 어른. <굿 윌 헌팅>에서의 로빈 윌리엄스도 그랬다.
- 굿 윌 헌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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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구스 반 산트
출연 맷 데이먼
개봉 1997 미국
씨네플레이 에디터 신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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